구독자 님 안녕하세요,
잊혀진 여성들 스물다섯 번째 뉴스레터는 맥주의 역사 입니다.
요즘같이 더운 날이면 시원한 맥주가 당기고는 합니다. 톡 쏘는 탄산의 청량감과 깔끔한 목 넘김이 더위까지 물리쳐주기 때문이죠. 이 역사적인 맛의 시작은 바로 여성으로부터 탄생했답니다. 맥주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 지금 바로 시작해볼게요.
술을 빼고 인간의 역사를 논하기는 어렵습니다. 2011년,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방영한 다큐멘터리 <How Beer Saved the World>에서 저명한 맥주 역사가인 그렉 스미스(Gregg Smith)는 ‘맥주는 인류 역사의 과정을 바꾸었다’고 말했습니다. 인간은 거의 7,000년 동안 맥주를 마셔왔죠.
맥주 제조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1800년경 쓰인 수메르 찬가에 등장하는 맥주의 신인 닌카시(Ninkasi)로부터 입니다. 치유의 신인 모친과 물의 신인 부친의 사이에서 태어난 닌카시는 수메르인들에게 찬양의 대상이었습니다. 닌카시의 찬가에는 닌카시의 탄생과 맥주에 대한 찬사로 구성이 되어있습니다. 수메르인들은 닌카시가 양조 과정을 관리하며 평화를 지키고 행복을 증진시키기 위해 인간에게 맥주를 선물한 신들의 수장이라고 믿었습니다.
수메르가 점령당한 시기에 메소포타미아의 도시 바빌론은 수메르와 마찬가지로 여성들을 존중하는 나라였습니다. 바빌로니아 여성들은 이혼할 권리가 있었고, 사업과 재산을 소유했으며 일부 역사가들은 그들이 장부와 함께 맥주를 팔았던 흔적으로 보아 세계에서 가장 초기의 상업에 참여했을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그 시기 여성들은 선술집 관리자나 전문 양조사로 일하도록 장려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유럽 여성들은 맥주를 마시고, 양조했습니다. 그들은 시장에서 맥주를 찾는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볼 수 있도록 높고 뾰족한 모자를 썼고, 양주를 가마솥으로 운반했으며, 쥐를 곡식으로부터 멀리하기 위해 고양이를 키웠습니다. 뾰족한 모자와 가마솥, 그리고 고양이까지. 어디서 많이 들어본 특징이지 않나요? 어떤 이는 마녀와 연관 짓는 특징들이 여성들이 양조사로서 일하는 것에서 유래했다고 주장합니다.
종교개혁이 시작된 유럽은 수많은 수도원과 교회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수도원 내에는 양조장이 있었고, 맥주 맛이 변질되거나 숙성되지 않으면 수도사는 책임을 회피하고자 마녀 핑계를 댔습니다. 15세기부터 18세기에 유럽은 '마녀사냥'에 혈안이 되어있었기에 그 터무니없는 소문의 희생양은 다름 아닌 맥주를 양조하던 여성들이었습니다. 남성 양조업자들 또한 경쟁을 줄이기 위해 여자 양조업자들의 가마솥에 술 대신 마법의 물약을 만든다는 헛소문으로 마녀사냥에 동조했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여성들이 양조장을 운영하고 맥주를 파는 것은 위험해졌고, 1700년 이후 양조하는 여성은 찾기 어려워졌습니다. 여성 양조업자라는 이유로 사형 선고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맥주 광고에서는 맥주를 남성들을 위한 음료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맥주 생산의 시초는 바로 여성이라는 점이 재미있죠.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알게 되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더 많은 역사의 시작에 여성이 있지는 않았을까?’ 하고요. 오늘은 시원한 맥주 한 잔과 함께 사유의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댓글 3개
의견을 남겨주세요
코치그레잇
크아..... 우리 여자들끼리 파티할 때는 뾰족모자를 쓰고 만나면 어때요? 어느 한여름밤에 맥주파티 한번 해요!
Summer
너무도 좋은 생각.....!!!!!
의견을 남겨주세요
송승구
맥주를 정말 좋아하는데 맥주의 시작이 여성이었다는 사실은 이제 알았네요! 게다가 이 글의 게시 날짜가 제 생일이에요 ㅋㅋ 저는 여성이고 맥주러버이며 고양이와 함께 살죠. 이제 양조만 하면 되나봐요ㅋㅋㅋ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