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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U] 너 어떤 집에서 컸어? (궁금)

ep.96 오늘의 콘텐츠: 전시 《서도호》

2026.09.18 | 조회 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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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오랜만에 전시 리뷰로 돌아온 퍼니야~! 근래 전시 권태기를 겪던 ㄴ ㅏ.. 어떤 전시 소식을 들어도 심드렁~ 전시 보는 것도 가을을 타는 기분이었어.

그런 에디터도 눈을 번뜩이며 얼리버드를 신청하게 만든 전시. 예약 오픈만 했다 하면 전~부 매진되는 화제의 그 전시! 《서도호》를 오늘 소개해 볼게!

 

 


© 국립현대미술관
© 국립현대미술관

몇 개월 전 봤던 데이미언 허스트에 이어서 국립현대미술관 전시를 연달아 보게 되었어. 어쩌면 나 국립현대미술관과 궁합이 잘 맞을 지도😚...? 이번 국현미 서울관에서 열린 《서도호》는 서도호의 초기작부터 대표작, 그리고 최근 진행 중인 프로젝트까지 지난 30년 간 작업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대규모 개인전이야.

 

Passage/s Installation view, Bildmuseet, Umea University, Stockholm, Sweden, 2017–2018 © 서도호
Passage/s Installation view, Bildmuseet, Umea University, Stockholm, Sweden, 2017–2018 © 서도호

나는 이전에 우연히 서도호 작가의 작품을 사진으로 접한 적 있어. 해외에서 열린 전시 이미지였는데, 빛이 투과되는 천으로 만든 집의 구조 형태가 너무 매력적으로 느껴져서 실물로 꼭 보고 싶단 생각을 했었지. 하지만 좀처럼 서도호 작가의 개인전을 볼 수 있는 기회는 잘 없었어. 그러다 작년, 서도호 작가의 개인전이 올해 국립현대미술관 하반기에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그때부터 기다렸던 것 같아.

오늘의 전시를 이모지로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 🏠🧵🫧🧳 ] 이렇게 할 수 있어. 서도호 하면 가장 먼저 ‘집’이 떠오르지만, 이번 전시를 기획한 설원지 학예연구사는 관람객으로 하여금 그 공식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고 해. 전시를 보다 보면 ‘집’은 건축물을 넘어 이주와 거주, 그리고 개인과 공동체에 관한 사유의 출발점이 되어 나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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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도호는 어떤 작가인가 ]

서도호 작가 © Gautier Deblonde
서도호 작가 © Gautier Deblonde

전시를 소개하기에 앞서, 개인전인 만큼 ‘서도호’라는 작가에 대해서 간단히 이야기해 볼게. 서도호(b. 1962)는 한국과 미국, 유럽을 오가며 활동하는 세계적인 설치미술가야. 서울대학교 동양화를 전공해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친 후, 미국으로 유학을 가게 돼. 미국 로드아일랜드 디자인학교(RISD)에서 회화 학사를, 예일대학교 조각 석사 과정을 밟으면서 회화에서 설치 미술로 예술적 반경을 넓혔지.

 

Rubbing/Loving Project: Seoul Home, 2013–2022, 서도호 작가가 작업 중인 모습, 서울 | 이미지: 이민정 © 서도호
Rubbing/Loving Project: Seoul Home, 2013–2022, 서도호 작가가 작업 중인 모습, 서울 | 이미지: 이민정 © 서도호

작가의 부친인 서세옥 화백은 헐려 나간 옛 한옥의 목재들을 모아 전통 방식 그대로 창덕궁 연경당을 본뜬 집을 지었고, 서도호는 그 성북동 한옥에서 생활했어. 이 공간은 이후 서도호의 예술 세계가 태동하는 중요한 출발점 가운데 하나가 돼.

 

© 퍼니
© 퍼니

유학을 떠나 여러 도시를 오가며 유목민적인 삶을 살게 된 그는 자신이 머물렀던 공간의 치수를 직접 재고, 이를 반투명한 비단이나 직물로 재현하기 시작해. 그렇게 만들어진 작업물은 곧 서도호를 대표하는 작품이 되었어. 이때 단순히 건축물을 그대로 복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가 공간 안에서 겪었던 ‘기억’과 ‘경험’을 이동 가능한 형태로 치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어.

 

© 퍼니
© 퍼니

초기의 서도호는 자신이 혼자 머물렀던 물리적 공간의 치수를 재현하는 데 집중했다면,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긴 후에는 ‘집’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변화가 생겨. 아버지와 아이를 포함한 가족의 옷에서 떼어낸 주머니 등을 활용해 만든 최근작 <사랑의 기억>에서는 집을 단순한 거주 공간이 아닌, ‘가족과 함께 쌓아온 시간과 관계’가 담긴 가정으로 다시 보여줘.

 

© 퍼니
© 퍼니

전시에 대한 약간의 스포일러이긴 하지만, 개인으로서 자신이 머물렀던 물리적 공간에 집중하던 작가가 가정을 꾸린 뒤 ‘집’이라는 개념을 어떻게 다르게 바라보게 되었는지를 직관적으로 따라갈 수 있다는 점이 특히 재밌었어. 전시장에는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 단위 관람객도 꽤 많았는데, 전시를 끝까지 보고 나니 왜 그랬는지 알겠더라고. 이 전시는 공간에 대한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가족과 기억,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해서 가족끼리 함께 보기에도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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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관람 전 참고 사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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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얼리버드로 예매해서 정가 8,000원보다 할인된 6,400원에 관람했어. 얼리버드 오픈 시간에 맞춰 거의 티켓팅하듯이 예매했는데, 생각보다 경쟁이 치열하진 않아서 비교적 수월했어.

지난 데이미언 허스트 전을 보고 한 가지 깨달은 게 있다면, 인기 전시는 오픈 시간에 맞춰 가야 그나마 여유롭게 볼 수 있다는 점이었어. 그래서 이번에는 아예 일요일 첫 회차로 예매했고, 덕분에 비교적 쾌적하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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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예매 오픈된 날짜 모두 매진일 만큼 인기가 정말 많아. 네이버나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에서 예약 가능한데, 취켓팅을 하거나 예매 오픈 일정에 맞춰서 티켓팅을 하는 걸 추천해.

현장예매도 물론 가능해. 온라인 예매 매진과 별도로 현장 관람권을 별도로 회차별 운영하고 있거든. 그런데 내가 보러 갔을때는 현장예매 줄이 어마무시하더라고. 그래서 아래의 [ 서도호 전시 예매 꿀팁 ]을 꼭 활용하길 바라!!

 

 <둥지/들>, 2024 © 퍼니
 <둥지/들>, 2024 © 퍼니

개인적으로 서도호 작품 중 제일 하이라이트라고 느낀 건, <둥지/들> 작품 사이를 직접 걸어보는 경험이었어. 관람 동선을 따라 자연스럽게 이동하다 보면 가장 마지막에 만나게 되도록 구성되어 있는데, 사실 전시에 정해진 관람 순서가 있는 건 아니야. 이 작품은 5전시실 옆, 전시관 바깥쪽 공간에 따로 자리 잡고 있거든.

 

<둥지/들> 입장을 기다리는 관람객의 모습 © 퍼니
<둥지/들> 입장을 기다리는 관람객의 모습 © 퍼니

회차별 입장이 시작되면 초반에는 전시관 입구 쪽에 관람객이 한꺼번에 몰리는 편이라, 인파를 피하고 싶다면 아예 <둥지/들>부터 먼저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물론 3, 4, 5전시실을 차례로 둘러본 뒤 이 작품을 마지막에 보면, 서도호의 작업이 어떻게 변화하고 확장되어 왔는지 흐름을 더 잘 느낄 수 있어. 그래도 사람 많은 곳을 피해 조금 색다른 방식으로 전시를 즐겨보고 싶다면, <둥지/들>부터 시작하는 동선도 추천해.

지하 1층 3·4·5전시실부터 2층 MMCA 스튜디오까지 모두 둘러보는 데 나는 약 2시간 정도 걸렸어. 대규모 개인전인 만큼 볼거리도 꽤 많더라고. 평소 내가 전시를 천천히 보는 편이라는 점은 감안해 줘! 아래에서는 예매 꿀팁부터, 관람하면서 기억에 남았던 작품들까지 하나씩 파헤쳐 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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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도호 전시 예매 꿀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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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도호 전시 예매와 관련해 한 가지 꿀팁이 있다면, 개별 전시 예매는 매진이어도 국립현대미술관 통합관람권은 평일 기준으로 비교적 여유가 있다는 점이야. 관람료는 서도호 전시 개별 예매보다 2,000원 비싸지만, 《서도호》뿐 아니라 다른 전시까지 함께 볼 수 있는 통합권이라 평일 관람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 방법을 활용해봐도 좋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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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주의해야 할 점이 있어. 다른 전시들은 예약 회차 시간 안에 꼭 입장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서도호》는 예외야. 예약한 관람 회차에만 입장이 가능하니까 이 부분은 꼭 확인하고 방문하길 바라.

 

 

<러빙/러빙: 서울 집 (Rubbing/Loving: Seoul Home)>, 2013-2022

© 퍼니
© 퍼니

<러빙/러빙: 서울 집 (Rubbing/Loving: Seoul Home)>은 3전시실에 배치된 초기 작품들을 지나 처음으로 마주하게 되는 대규모 작품이야. 4전시실을 <러빙/러빙: 광주극장 사택(Rubbing/Loving: Company Housing of Gwangju Theater)>과 함께 가득 채우고 있지.

가장 먼저 놀랐던 건 역시 작품의 크기였어. 이 작품은 앞서 이야기했던 서도호가 어린 시절 생활한 성북동 한옥의 표면을 한지로 덮고, 그 위를 흑연 등으로 문질러 흔적을 떠낸 작업이야. 실제 집 전체를 대상으로 작업했기 때문에 작품 역시 한옥의 크기와 형태를 고스란히 담고 있어.

벽이나 기둥, 창살 같은 건축 요소를 눈으로 보고 치수를 재서 제작한 게 아니라 종이를 실제 공간에 밀착시킨 뒤 표면의 요철과 흔적을 직접 받아냈다는 점도 흥미로워. 마치 우리가 어린 시절 종이 아래에 동전을 놓고 연필로 문질러 무늬를 본떴던 것처럼 말이야.

 

© 퍼니
© 퍼니

가까이 다가가 세밀한 디테일을 보면 절로 감탄이 나와. ‘이런 곳까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작은 흔적 하나하나가 고스란히 남아 있거든. 보고 있으면 마치 실제 한옥을 종이로 다시 지어놓은 것 같은 느낌도 들어.

제목인 ‘Rubbing/Loving’ 역시 이러한 작업 과정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어. ‘Rubbing’은 말 그대로 표면을 문질러 흔적을 떠내는 탁본 행위를 의미하고, ‘Loving’은 사랑한다는 뜻이잖아. 한국어로는 두 단어 모두 ‘러빙’처럼 들린다는 점을 이용해 집의 표면을 반복적으로 문지르는 물리적인 행위와 그 장소를 애정 어린 시선으로 기억하는 감정적인 행위를 겹쳐놓았어.

 

© 퍼니
© 퍼니

작품을 보면서 한 가지 궁금했던 부분도 있었어. 곳곳에 색이 번져 있거나 종이가 물에 젖었다가 마른 듯한 흔적들이 남아 있더라고. 그래서 처음에는 ‘이건 작업 중 생긴 실수일까, 아니면 의도한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그런데 작업 과정을 알고 나면 이 흔적들의 의미를 바로 이해할 수 있어. 서도호 작가는 한옥 외벽을 닥종이로 감싸 문지르는 데서 끝내지 않고 종이를 약 9개월 동안 그 자리에 그대로 두었다고 해. 그 시간 동안 종이는 햇빛과 습기, 먼지처럼 실제 장소의 환경을 그대로 받아들였고, 자연스럽게 얼룩지고 번지며 변화한 거지. 집의 겉모양만 본뜬 것이 아니라 그곳에 축적된 시간과 물질의 흔적까지 함께 기록한 셈이야.

서도호 작가는 이 작품을 자신과 아버지의 ‘자화상’과도 같은 작업으로 설명하기도 했어. 어린 시절을 보낸 집의 표면을 직접 떠내고, 그 흔적을 다시 하나의 입체적인 집으로 세워가는 과정 안에는 개인의 기억뿐 아니라 가족사와 아버지와의 관계까지 녹아 있는 것 같아.

 

어린시절 스파게티를 먹고 있는 퍼니 © 퍼니
어린시절 스파게티를 먹고 있는 퍼니 © 퍼니

이 작품을 보면서 나에게 ‘집’은 어떤 의미인지도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됐어. 나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한 집에서 살아왔거든. 그래서 나에게 집은 내가 살아온 시간 그 자체에 가까워. 여기저기에 남아 있는 흔적마다 그때의 기억이 따라붙어 있고, 내가 지나온 모든 시간이 한 공간 안에 차곡차곡 쌓여 있는 셈이니까.

서도호 작가가 집의 표면에 남아 있는 물리적 흔적을 통해 그 안에 축적된 시간과 기억까지 기록하려 했다는 점에서 나 역시 내가 오래 살아온 집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어. 그래서 수많은 작품 중에서도 <러빙/러빙: 서울 집>이 유독 오래 기억에 남았던 것 같아.

 

함께 전시된 <러빙/러빙: 광주극장 사택>은 작업 과정을 담은 영상도 확인할 수 있었어. 실제 전시장에서도 작품 옆 한쪽에 작업 영상이 함께 비치되어 있는데, 앞서 본 <러빙/러빙: 서울 집>과 달리 이 작품은 ‘눈을 가린 채’ 작업이 진행됐다는 점이 인상적이야.

 

© tvN Joy
© tvN Joy

2012 광주비엔날레를 계기로 시작된 이 작업은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과 연결된 도시의 기억을 다루고 있어. 당시 서울에 있어 광주의 상황을 제대로 알 수 없었던 서도호 작가는 자신의 ‘보지 못한 상황’을 떠올리며 작업 과정에서도 시각을 차단하고 촉각에 의존해 공간을 문지르는 방식을 선택했어.

 

<러빙/러빙: 광주극장 사택>(2012) © 퍼니
<러빙/러빙: 광주극장 사택>(2012) © 퍼니

곧 사라질 장소였던 광주극장 사택을 여러 사람이 함께 더듬고 기록한다는 점에서도 <서울 집>과 차이가 느껴져. 개인적인 기억과 가족사가 중심이었던 앞선 작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한 도시와 공동체의 기억, 그리고 역사적 망각과 부재까지 주제를 확장시킨 셈이야.

 

작품 옆쪽에 제작 영상이 함께 상영되고 있다 © 퍼니
작품 옆쪽에 제작 영상이 함께 상영되고 있다 © 퍼니

작품만 보더라도 충분히 느껴지는 부분은 있지만, 작업 과정을 담은 영상까지 함께 보고 나니 작가가 작품을 만든 방식과 그 이유가 훨씬 또렷하게 다가오더라고. 완성된 결과물의 단편적인 모습만 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제작 과정과 그 안에 담긴 의도까지 따라갈 수 있어서 작품을 더 깊이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었어.

 

 

<완벽한 집: 런던, 호셤, 뉴욕, 베를린, 프로비던스, 서울>, 2024

© 퍼니
© 퍼니

<완벽한 집: 런던, 호셤, 뉴욕, 베를린, 프로비던스, 서울>은 이어지는 5전시실에 전시되어 있어. 서도호 작가가 지금까지 살아온 여러 도시의 집과 그 안에 남아 있는 생활의 흔적을 하나의 공간 안에 겹쳐놓은 작업이야.

특히 이 작품은 사진이 실물의 분위기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더라고. 반투명한 천이 겹치면서 만들어내는 특유의 색감과 빛, 그 사이로 여러 공간의 형태가 겹쳐 보이는 모습이 정말 신비로웠어. 사진으로 볼 때보다 실제 공간 안에서 직접 마주했을 때 훨씬 더 몽환적이고 섬세하게 느껴졌던 작품이야.

 

© 퍼니
© 퍼니

작품의 큰 틀은 현재 영국에 있는 서도호의 집과 작업실 내부를 1:1 크기로 재현한 형태야. 그런데 그 안에 붙어 있는 스위치, 콘센트, 전화기, 수도꼭지, 조명처럼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마주하는 설비들은 한 집에서 가져온 게 아니야. 런던, 호셤, 뉴욕, 베를린, 프로비던스, 서울 등 작가가 실제로 살아온 여러 공간의 요소들을 원래 있던 높이와 위치에 맞춰 재배치했어. 덕분에 하나의 집 안에 서로 다른 시기와 도시의 기억이 동시에 겹쳐지는 독특한 구조가 완성돼.

 

© 퍼니
© 퍼니

처음에는 작품명인 ‘완벽한 집’이 조금 의아하게 느껴졌어. 자신이 거쳐온 여러 집의 조각들이 한데 섞여 있는 이 공간이 왜 ‘완벽한 집’일까 싶었거든. 개인적으로는 이 세상에 완벽한 건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이 제목이 현실에 존재하는 특정한 한 공간을 의미하는 건 아닐 것 같았어. 오히려 자신이 살아온 집들 속 설비와 기억을 한곳에 모아보면서 ‘완벽한 집’을 찾아가는 과정에 가까운 건 아닐까 싶더라고.

© 퍼니
© 퍼니

앞서 본 <러빙/러빙> 작품들과 비교하면 이 차이가 더 흥미롭게 느껴져. <러빙/러빙>이 실제 공간의 표면을 직접 떠내며 그곳에 남아 있는 흔적과 시간을 기록한 작업이라면 <완벽한 집>은 여러 장소에 흩어져 있던 기억을 다시 한 공간 안에 재구성한 모습에 가깝잖아. 같은 ‘집’을 소재로 다루고 있지만, 접근 방식은 전혀 다르지.

<러빙/러빙: 서울 집>이 한 장소에 축적된 ‘나의 기억’을 기록한 작업인 점과 반대로, <완벽한 집>은 여러 장소를 거쳐온 끝에 만들어진 ‘나의 집’에 더 가까운 느낌이야. 집이라는 대상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무엇을 기억하면서 어떤 방식으로 다시 꺼내 보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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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람을 마치며… ]

© 퍼니
© 퍼니

이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업해 ‘집’이라는 개념을 새롭게 확장한 <다리 프로젝트>(2024)와 2층 MMCA 스튜디오에 전시된 여러 작품들도 정말 좋았어.

 

© 퍼니
© 퍼니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집’을 매개로 ‘자신’을 탐구하던 작가의 세계가 점차 ‘가족’으로 확장되어 가는 과정이었어. 두 아이의 시간과 성장을 가시적으로 풀어낸 작품들이 유독 와닿았고, 전시장 곳곳에서도 아이들과 부인이 그린 그림을 만날 수 있었어. 작가명에 서도호뿐 아니라 아이들의 이름까지 함께 적혀 있는 걸 보니 작품 자체가 가족에 대한 하나의 기록처럼 느껴져서 괜히 마음이 몽글해지더라고.

 

© 퍼니
© 퍼니

가족과 함께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었어. 전시를 다 보고 나온 뒤에도 마음이 조금 이상하더라고. 단순히 집이라는 공간에 대한 전시를 본 게 아니라 그 안에 쌓이는 시간과 기억, 관계까지 함께 들여다본 기분이었달까.

 

© 퍼니
© 퍼니

구독자는 어떻게 봤을까? 오늘 내가 소개한 작품들 외에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커버를 제작했던 초기 작업부터, 최근작까지 많은 작품이 전시되어 있으니 가능하다면 꼭 직접 보길 추천할게!

 

<아파트 A, 복도와 계단, 미국 뉴욕 웨스트 22번가 348번지, NY 10011>(2012), 사진 전택수 © 서도호
<아파트 A, 복도와 계단, 미국 뉴욕 웨스트 22번가 348번지, NY 10011>(2012), 사진 전택수 © 서도호

오는 12월 18일부터는 대형 유닛 설치작품 <아파트 A, 복도와 계단, 미국 뉴욕 웨스트 22번가 348번지, NY 10011>(2012)이 서울박스 공간에 추가로 공개될 예정이야. 전체 유닛이 한자리에 모이는 건 이번이 처음이래. 나는 내년 초쯤 다시 한 번 이 전시를 보러 갈 생각이야. 그때는 또 어떤 작품이 새롭게 눈에 들어오고, 어떤 감정으로 다가올지 벌써부터 기대돼.

 

그럼 다음 시간에는 더욱 알찬 전시 소식 들고 찾아올게~! 다음에 또 봐 안녕🤗

 

퍼니의 별점 ⭐⭐⭐⭐⭐

 

“집은 단순한 장소보단 무형의 존재 같다”

📌 전시 정보

기간 : 26. 08. 27. (목) ~ 27. 02. 09. (화)

장소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월, 화, 목, 금, 일) 10:00 ~ 18:00

(수, 토) 10:00 ~ 21:00 (야간개장 시 무료관람 18:00~21:00)

요금 : 성인 8,000원 /

만 24세 이하, 대학생(학부생), 만 65세 이상 : 무료 (신분증 필수)

(기타 할인 혜택은 사이트 링크 내 관람정보 확인 요망)

사이트 : https://www.mmca.go.kr/visitingInfo/seoulInfo.do

 

📌 온라인 예매 사이트 (네이버, 티켓링크, 국립현대미술관 공홈)

 

📌 오디오가이드 有 (하단 링크 참고)

 

📌 전시해설 운영 안내 (하단 링크 참고)

 

 


 

아무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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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니🐋 : 오늘의 아무콘텐츠는 그야말로 완전 고봉밥...! 집을 다양한 소재로 풀어내고 있다는 점이 재밌었어. 나는 <완벽한 집> 작품이 조금 특이하다고 생각했어. 집은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이라고 느꼈거든! 그런데 이렇게 각 설비와 구성요소를 투명하게 비치는 소재로 활용한 점이 내가 생각해 온 집의 개념과 정반대라 새롭게 다가오더라고. 여러모로 따뜻한 감성이 묻어나오는 전시 같아서 나도 기회가 된다면 꼭 보러 가고 싶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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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니😎 : 나도 해당 전시를 보러 가려고 약속을 잡아놨는데 퍼니가 이렇게 자세히 후기를 말해주니 더더더 빨리 가고 싶어진다! 사실 11월에 보러 가려고 했는데 12월에 추가 작품이 공개된다고 하니 약속을 미룰지 고민이 되네🤣 전시를 보러갈 때마다 내가 전시를 잘 보고 있는 건지 스스로 의문이 들 때가 많은데, 나중에 '서도호' 전시를 보러 간다면 퍼니의 글을 참고해서 볼 수 있을 거 같아. 그러면 좀 더 알차게 관람할 수 있을 거 같은 느낌❤️‍🔥 하나, 둘, 셋! 퍼니야~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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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 : SNS에서 얼핏 보고 어떤 전시인지 궁금했는데 퍼니 덕에 자세히 알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 🤩 특히 <둥지/들> 작품 사이를 직접 지나갈 수 있다는 게 흥미롭네. 예매 경쟁이 치열하지만 🥲 꼭 가보고 싶어진다! 퍼니가 서도호 작가의 '집'에 대한 의미 변화를 설명해준 부분도 기억에 남아. 흔히 'House'와 'Home' 차이라고들 하잖아. 나에게 집은 어떤 의미인지 전시를 보면서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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