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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년차 기록물관리전문요원의 기록관 생존기(3)

예산 좀 주세요...

2026.05.28 | 조회 6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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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감자

혹시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들 중 기관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은 기록관 예산으로 얼마나 책정되어 있으신가요? 많은 분들께서 느끼시고 계시겠지만 예산이란게 참.... 깎는 것은 쉽고 늘리는 것은 한없이 어렵더라고요...!! 

 

(이번 글도 지난 내용과 일부 연결됩니다)

 

우리 기관은 외부에서 보기엔 자립도가 높아 보인다. 그렇지만 (어디든 그렇겠지만) 실상은 시민 친화적 사업에만 예산이 많이 투입되고, 기관 내실을 다져야 하는 사업(특히 기록관 운영)의 예산은... 안깎이면 다행일 정도이다.

난 언제나 배가 고프다. 예산에 목말랐고, 예산 얘기가 나올 때마다 직원들에게 예산만 주면 할 수 있는 업무는 너무 많다. 난 하고 싶다라고 말한다. 임용된 첫 해 가을, 당시 부서장님께서 우리 기관에 필요한 새로운 업무가 있으면 계획안을 구상하라는 지시를 내리셨다. 그 결과로 나온 첫 사업이 중요기록물 DB구축이고 두 번째 사업이 기록관 서고 확장이다.

이 글을 작성하기 약 3개월 전의 난 2026년도 추가경정예산 확보를 위한 자료를 조사하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상급기관에 대한 지원금 신청 안내 공문을 보았다. 그 무렵 부사장님 지휘 하에 신축공사 현장(기록관 입주 예정지)을 방문했다. 의외로 전 층에서 기록관 서고 부지가 가장 잘 조성된 곳이었고 기록관에 대한 예산지원을 적극 검토하라는 구두 지시사항이 떨어졌다. 이제 예산팀에서도 가만히 있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난 계속해서 배가 고프다. 기관 내부 예산(추경 포함)을 받기 어려우면 어떻게 해서든 외부 자원을 구해와야 했다. 이 시기에 열린 제3회 기기모 연구공유회 발표내용으로 국비 지원 사례도 접할 수 있었고, 동시에 우리 기관의 상급기관에서 내려온 지원금 요청 공문도 보게 되었다. 국비는 어렵겠지만 지원금은 도전해 볼 만하다 판단되었다대부분의 사람들은 기록관에 대한 인식이 저조하다. 그렇지만 도서관, 박물관에 대한 인식은 높다. 그래서 지원금 신청서를 쓸 때, 난 기록관리 현장의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도서관, 박물관 만큼 기록관도 중요하다를 최대한 담고자 했다.

이 지원금의 주요 핵심은 시설비였다. 일반적인 용역비는 신청서에 작성하더라도 무조건 미반영된다는 점을 들었다. 처음엔 DB구축 등 용역비 위주의 신청서를 작성했다가 바로 노선을 변경했다. 어떻게 해서든 공사와 필요 과업을 엮었다. 그런데 예산팀은 요지부동이다. 외부 자원 발굴을 통한 내부 예산 절감은 권장하면서 정작 필요한 항목은 사전에 차단시킨다. 하마터면 기록물 이송 용역비도 삭제될 뻔 했다. 그렇게 내가 최종적으로 상급기관에 신청한 금액은 약 3억원이다.

2026년 4월 기준으로 신청한 약 3억원은 1원도 절감되지 않고 그대로 교부되었다. 모두가 놀랬다. 처음으로 큰소리 치면서 절대 지원하지 말라던 우리 팀장님조차 미안하다고 할 정도로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계란으로 바위를 쳤는데 바위가 깨진 것 같았다. 그렇지만 마냥 좋은 감정은 한순간 이었다. 이 예산을 빠른 시일 내에 전용 처리하고 사업을 발주하여야 했고, 동시에 기록물 평가심의회 준비 및 진행, 기록물 정리 및 생산현황, 전자기록물 이관, 행정정보데이터세트 폐기 관련 논의 등 원래 해야했던 기록관 업무도 수행하야 했고, 단시간에 많은 업체와 미팅하며 공사 준비를 했다. 그리고 직급에 관계없는 내부 민원도 해결해야 했다. 난 이제 만 2년밖에 안되었는데....

2026년 6월~7월 중 항온항습기, 이동식 서가 등 설치 예정인 서고 1
2026년 6월~7월 중 항온항습기, 이동식 서가 등 설치 예정인 서고 1

앞으로 할 일이 너무 많아졌다. 기존 기록관 예산과 사업 낙찰차액을 빨리 계산해서 월 1**만원(예상)의 전기세 및 수도세 등 공공요금, 출입통제장치 월사용료, 외부 복도 벽면에 대한 전시 디자인 구상, 추가 기록물 이관/이송 계획 수립 등등... 혼자서 하기엔 벅찰 것 같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저 공간을 채우기 시작할 때가 되면 2027년도 본예산 준비 기간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처음 이 곳에 왔을 때 확보되어 있던 예산은 29,000천원 정도(이 중 절반이 RMS 유지보수비)였고 지금은 약 2.5배 올렸다(지원금 제외). 이번 선거가 끝나면 또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내년 본예산 수립할 때에는 그땐 무슨 일이 있어도 이번 지원금을 받은 것 만큼 예산을 확보하고 싶다. 아니? 더 받고싶다! 그래야 할 수 있는 사업도 많고 구매할 수 있는 장비도 더 생기니까...!! 

최대한 노력하면 언젠가 예산을 더 많이 주겠........지?! 그럼 일단 출근하면 보고자료랑 보도자료 초안부터 미리 만들까... 저번에 나간 보도자료처럼 준비하면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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