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복지분과 학회원 전병준
“아들아, 노래를 좀 듣고 싶은데 카세트 좀 보내봐라.”
저희 아버지가 할아버지께 들은 말입니다.
저희 할아버지는 흔한 음악 재생 어플을 쓸 줄 모르시고, 유튜브를 이용하지도 않으십니다.
할아버지의 머릿속에는 음악을 재생하는 고성능 장치가 cd로 재생하는 카세트 였던 것입니다.
노인들이 최신 기기들을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현재 노인들은 단순한 기기의 조작이나 사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을 넘어 문화로부터 고립당했다는 점입니다.
문화 소외에 대한 노인의 현주소
키오스크, 요즈음 거의 모든 식당에 설치되어 있는 기기입니다.
주문을 사람 대신 받아준다는 것이 특징인데, 이를 처음 마주한 노인들은 이 무뚝뚝하고 넙데데한 직원이 못마땅합니다.
어떻게 다룰지 몰라 뒷사람의 불평을 듣고, 불만섞인 목소리의 직원에게 끌려와 카운터에서 직접 주문합니다.
그렇게 노인에게 외식 문화가 사라집니다.
무한도전의 종영 이후 그렇다 할 국민 프로는 사라졌습니다.
대형 엔터테인먼트 회사는 시선을 ott 프로그램으로 돌리고, 연예인 개인은 유튜브, 1인 생방송 플랫폼을 개척지로 잡았습니다.
그러나 노인에게 지닌 건 아들딸이 설치해준 tv 뿐, 그렇게 노인에게 여가시간에 볼 재미있는 프로가 사라집니다.
tv에는 뉴스만 흘러나옵니다.
‘예약’, ‘예약’, ‘예약’,,,, 시장나들이를 가려니 빈 택시가 한 대도 없습니다.
어플을 활용한 예약제의 택시가 대한민국 택시의 주를 이루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노인들은 이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40분 거리를 걸어가기로 합니다. 첨단 사회에서 이동의 제약을 받습니다.
노인만의 문제가 아닌, 부양인구에도 치명적인 문제
“아들아, 노래를 좀 듣고 싶은데 카세트 좀 보내봐라.”
이 말에는 부양인구의 의존할 수밖에 없는 노인의 현실을 보여줍니다.
부양인구는 기본적인 고령화로 인한 피부양인구의 증가와 연금의 불안정성의 문제뿐만 아니라 노인의 생활 전반을 도와주어야 합니다.
어떻게 키오스크를 이용하고, 어떻게 ott를 쓰며 어떻게 택시를 타는 지, 부양인구에겐 한없이 쉬운 문제를 풀지 못해 도움을 요청하는 노인들의 모습은 세대 갈등의 원인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세대 간 공존하는 문화 형성을 향하여
요즈음 여러 가지 정보 격차를 해소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키오스크 ui 간편화 및 설명 첨부, 기기 구매 시 간단히 요약한 사용 설명서 동봉, 앱 화면 단순화, 각종 복지 정책을 시행 중입니다.
하지만 이는 사후적 해결에 불과합니다.
노인이 문제를 겪어서 도움을 청하기 전에 예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멋지고 최첨단의 기기, 우리 눈에는 익숙하고 쉬워 곧바로 기존 방식을 대체할 수 있는 기기만 구상하지 않고 우리 사회 속 소외된 대상들을 고려하는 기업가 정신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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