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에 입사한 지 몇 개월 지나지 않았을 때 선배를 따라 MD 미팅에 갔던 기억이 난다. 나는 따라갔을 뿐인데도 미팅룸의 냉랭한 분위기와 상대의 지친 눈빛에 기가 눌렸다. 가끔은 살가운 스몰토크가 오가기도 했지만 대부분 정말 요즘 표현으로 "몇 초 컷!"이라는 말에 어울릴 법한 순간들이 많았다. 혼자 출판을 시작한 후에도 정말 가기 싫은 게 서점 MD 미팅이었다. 신간이 나오면 으레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 초반에는 꽤 성실히 다녔지만 코로나19 이후로 대면 미팅이 사라지면서 "옳다구나!"하며 슬슬 안 가도 되겠지 싶어진 참이었다.
오랜만에 낸 책, 그것도 혼자만의 책이 아니고 저자도 편집자도 대형서점에 책이 나온다는 것에 기대가 꽤 크다 보니 오랜만에 서점 사이트에 들어가서 요즘엔 신간 미팅을 어떻게 하나 찾아보았다. 그간 바뀐 게 꽤 있었다. 교보 온라인 미팅은 파주에서 상암동으로 바뀌어 있었고, 알라딘 본사 건물도 충정로에서 시청쪽으로 바뀌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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