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으로 가는 택시를 탔다. 밤 비행기는 처음이라 기분이 이상했다. 카카오 택시 블루인데도 내부에 담배 쩐내가 가득했다. 담배 냄새를 가리기 위해서 산도깨비 방향제를 놓았는지 두 가지 향이 번갈아 콧속을 공격했다. 슬쩍 창문을 내리고 바깥 바람을 코 속으로 집어 넣었다. 빠르게 지나가는 시야로 '꽃주문닷컴'이라는 대문짝만 한 글자가 스쳐지나갔다. 저렇게 직관적인 광고라니 꽃 주문에 전혀 관심이 없는 나조차 눈에 새길 만큼 인상적이었다. 가끔 이렇게 걸어다니는 사람의 스케일을 벗어난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다른 종족의 것인냥 신기하다.
현재 온도는 22도. 시원한 바람이 살갗을 스칠 뿐 파고들지는 않는 정도의 날씨다. 저녁 8시에 도착한 인천공항 제2터미널은 한산하다. 짐을 맡기려고 줄을 서 있는데 앞뒤에 있는 사람이 모두 책을 읽고 있다. 나도 책을 꺼낼까 하다가 그냥 멍을 때리기로 한다. 이동하는 동안에는 도무지 머릿속에 글자가 들어올 것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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