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징징대는 일이 잘 없는데 그게 좀 잘 나오는 대상이 몇 있다. 가족을 제외하면 유일하게 징징대는 대상이 '라이'라는 친구이다. 옛날부터 서로 놀리면서 지내서 그런지 이 친구 앞에서는 험한 말(?)도 서슴없이 나오곤 한다. 좀 속된 말을 써도 나를 그냥 나로 대해주는 사람이라는 걸 알아서 그럴지도 모른다.
이 친구가 주말에 산에 가고 싶다고 해서 북한산 족두리봉을 추천했다. 같이 가자고 하기에 한 3시간 정도 산을 타면 되겠지 싶은 마음에 선뜻 따라나섰는데... 이 친구가 갑자기 산사람이 되었는지 족두리봉-비봉-문수봉 세 봉우리를 다 가자고 하는 게 아닌가... 결국 마지못해 끌려 다니다가(그 와중에 길을 잘못 들어서 문수봉은 두 번 올라갔다 옴) 그지 꼴이 되어 내려왔다. 다 내려올 즈음에는 발을 내딛을 때마다 발목이 시큰시큰했다. 평소 같으면 점잖은? 척했을 나도 엄청 징징거리고 투덜댔다. 진짜 짜증이 나기도 했고 굳이 표정 관리를 하지 않아도 되는 친구 앞이라 그랬던 것도 같다.
의견을 남겨주세요
욘가
멤버십 구독자만 읽을 수 있어요
자유일꾼 뉴스레터
멤버십 구독자만 읽을 수 있어요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