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전화가 와도 '응', '응'만 반복하다가 2-3분만에 끊어버리는 매정하고 과묵한 딸이 바로 접니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중학교 3학년 때까지 엄마와 떨어져 살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일어난 시시콜콜한 일을 누군가에게 쏟아내는 일은 좀처럼 저에게 익숙해지지 않아요. 반대로 제가 누군가의 말을 들으며 들어주는 건 그리 힘들지 않지만 별로 재미는 없다고 느끼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그런 입장에 처하지 않게 해주려는 걸까요? 대화의 기술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통감하는 밤입니다.
오랜만에 가족 모임이 있어서 초밥을 가운데에 두고 엄마, 오빠, 반려인이 둘러앉았습니다. 밥을 먹을 때까진 괜찮았는데, 최근에 제가 올린 유튜브 영상을 두고 말이 나와서 갑자기 날이 팍 서더라구요.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며 겨우 겨우 해나가고 있는데, 피드백이랍시고 하는 말이 저에겐 가혹한 채찍질처럼 느껴졌나봐요. 알아서 할 테니 간섭하지 말라는 날카로운 칼 같은 말이 입밖으로 터져나오고 말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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