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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브랜드들의 플레이 스타일

새로워진 '쿠팡플레이'의 플레이를 보고

2024.02.08 | 조회 3.86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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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의 높이가 다른 브랜드 리포트

쿠팡 플레이 브랜드 리뉴얼 -

쿠팡 플레이를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이 봅니다. 프랑스 라리가에서 뛰는 이강인을 보기 위해, 아시안컵 축구를 보기 위해서입니다. 네이버나 유튜브를 찾았었는데 이제는 쿠팡 플레이부터 찾게 됩니다.

저만 그런 게 아니었나 봅니다. 벌써 2024년 2월 기준 티빙을 제치고 국내 토종 OTT 앱 중 최초로 800만 명을 돌파했다고 하니까요. 여전히 콘텐츠의 범위나 자체 콘텐츠 양에 있어 넷플릭스(사용자가 1237만 명)와는 여전히 상대가 되지 않지만, 틈새를 잘 파고들어 다수의 사용자를 빠른 시간 안에 모으고 있습니다.

 

그렇게 덩치를 키워가고 있는 쿠팡 플레이가 브랜드를 리뉴얼 했더군요. 언제 바꾸나 싶었는데 적당한 시점에 잘 바꿨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기존 로고가 저는 영 마음에 들지 않았거든요. 쿠팡 하면 온라인 쇼핑이라는 느낌인데, 같은 알록달록한 로고를 그대로 쓰니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성격과도 거리가 멀어 보이고, 전문성도 떨어져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리뉴얼을 통해 한층 더 나은 방향으로 진화한 느낌입니다. 기존의 로고가 coupang이라는 모브랜드의 성격을 그대로 가져갔다면 이번에는 독립적인 성격이 강합니다. coupang 로고의 특징인 빨강, 노랑, 초록, 블루로 이루어진 다색의 코드는 점진적인 색상 변화(글라디언트)를 통해 좀 더 세련되고 미래적인 감각을 줍니다. 재생 버튼이라는 ▶ 주요 표현 소개는 그대로 하면서 형태와 색감에 변화를 주며 디자인을 개선했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모브랜드인 쿠팡과의 연계성이 없어 보이지만, 영문 로고타입 coupang을 회색으로 적용해 연관성을 높였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완전히 독립적인 이미지로 보이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자연스러운 연계성도 돋보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리뉴얼이 가장 좋아 보였던 요소는 '동세'였습니다. 기존 심벌의 삼각형은 우측으로 40%, 좌상으로 40% 그리고 45도로 회전하는 동세가 겹쳐서 움직임이 답답해 보였습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움직이랄까요? 그게 계속해서 플레이 되는 영상으로 구현되면 모르겠지만 2D의 평면으로는 매력을 좀처럼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브라우저였던 '익스플로러'가 떠오르는 조형이기도 합니다. '익스플로러' 'e'자 모양의 경우에는 고리 모양의 형태가 곡선 중심인 소문자 'e'와 잘 어울렸는데, 리뉴얼 전 쿠팡 플레이 심벌은 삼각형이라 감싸고도는 타원의 동세와는 어딘지 모르게 어색한 기분이었습니다.

이번 리뉴얼을 통해 '재생(▶) 버튼'의 입체적인 느낌과 글라디언트 표현으로 한층 세련되게 업그레이드했습니다. 새롭게 리뉴얼된 MS의 브라우저 '엣지' 로고의 모습과 입체적인 느낌이 비슷합니다. 인터넷 기반의 브랜드들이 한참 플랫 한 2D 로고들로 일변화되다가 이제 다시 앱 디자인 초기의 입체화된 디자인으로 돌아가는 느낌도 듭니다.

 

유사 업계의 로고 스타일 -

 

영상, 음향, 게임 관련된 브랜드들 중 이 '재생(▶) 버튼'을 브랜드 로고의 표현 소재로 사용하는 곳은 정말 많습니다. 쿠팡 플레이, 구글 플레이, 웨이브(리뉴얼 전) 등은 '재생(▶)'에만 충실한 표현을 하고 있고, 비플렉스, 네이버 시리즈온 등은 '재생(▶)+알파벳'으로 브랜드의 특징을 부여했습니다. 유튜브나 유플러스 모바일의 경우에는 영상 매체라는 특성을 표현하기 위해 '재생(▶)+화면'을 조합해 미디어의 특성을 더욱 직관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플레이를 단순히 '재생(▶)'을 넘어서는 브랜드도 있죠. 넷플릭스나 왓챠는 와이드 한 '화면(디스플레이)'의 이미지를 로고에 담았습니다. 티빙, 웨이브(리뉴얼 후), 왓챠(리뉴얼 후)등은 플레이하는 기대감과 재미를 문자의 느낌을 통해 표현하는 더 고차원의 커뮤니케이션을 선택했습니다.

특히 '플레이스테이션' 표현은 무척이나 인상 깊었는데요. 브랜드명에 Play가 들어가는데도 '재생(▶)'이라는 기호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제 발상이 너무 1차원적인 접근일까요? 이 로고를 디자인했던 '마나부 사카모토'가 당시 스케치한 디자인 컨셉의 어디를 봐도 '재생(▶)'의 흔적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짐작해 보자면, 그 당시 이미 나와있던 많은 음향기기, 영상기기들과의 이미지적 차별화를 위한 목적이 아닌가 싶습니다. 게임은 음향과 영상을 기반이 되기는 하지만 그 안에서 게임 유저가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수동적인 차원이 아니라 능동적인 차원의 기기입니다. 화면을 응시하고 신호를 받는 평면적 소통이 아니라, 화면과 사용자가 서로 반응하는 상당히 입체적 소통의 미디어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3차원의 좌표 위에 'P', 'S'가 얹혀진 독특한 로고가 탄생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모브랜드와의 연계성 -

 

기존 영상, 엔터 기업들에서 대부분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출시했습니다. 월트디즈니의 디즈니플러스, 애플의 애플티비 플러스, 파라마운트의 파라마운트 플러스, HBO의 HBO맥스 등이 그런 브랜드들입니다. 모브랜드가 해왔던 활동들을 생각해 보면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당연히 기존 모브랜드와의 시각적 연계를 높게 가져가 그 동안의 브랜드 로열티의 수혜를 받는게 맞아 보입니다.

하지만 선뜻 연결성이 약하다고 여기는 브랜드들도 있죠. 대표적인 게 쿠팡의 쿠팡플레이와 아마존의 프라임 비디오입니다. 온라인 쇼핑몰로 알고 있던 브랜드들인데 갑자기 OTT를 한다고 하니 고객 입장에서는 좀 혼란스럽긴 하죠.

하지만 브랜드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아마존이나 쿠팡의 핵심 경쟁력은 '쇼핑'보다는 'IT(클라우드)'입니다. 그리고 그 기술을 이용해 영상 콘텐츠를 파는 건 기존의 다양한 상품들을 팔고 유통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상품'이 단지 '콘텐츠'로 바뀐 상황이니까요. 하지만 고객의 관점에서는 이런 연결성이 바로 납득이 되진 않겠죠.

아마존은 여전히 그런 인식의 격차를 좁힐 생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모브랜드인 amazon의 스마일 마크 모티프를 프라임비디오에도 그대로 적용했습니다. 색상은 옐로우에서 블루로 완전히 바뀌었지만, 워낙 인상적인 모티프가 그대로 있으니 아마존 쇼핑 서비스가 바로 연상이 됩니다. 이에 비해 쿠팡 플레이는 이번 리뉴얼을 통해 그런 인식의 간극을 잘 해소한 느낌입니다. 기존 쿠팡에 대한 이미지를 벗어나 독립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면서도 이름은 '쿠팡'을 쓰면서 강력한 연결고리를 가져가고 있습니다. 아마존의 프라임 비디오, 쿠팡의 쿠팡 플레이 이 둘의 선택이 앞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사뭇 궁금해집니다.

 

좋은 플레이는 잘 된 디렉팅에서 -

지금까지 다양한 영상, 게임, 음향 관련 브랜드들의 '플레이(Play)'스타일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같은 산업 카테고리에 속해 있더라도, 심지어 '플레이(Play ▶)'로 대표되는 영상 콘텐츠 관련 브랜드라고 하더라도 자신들의 개성을 표현하는 방법은 굉장히 다양합니다. 같은 포지션의 축구 선수라고 하더라도 자신만의 고유한 플레이 스타일이 있듯이 말이죠. 그 스타일을 창조하는 건 선수 개인이기도 하지만, 더 넓게 보면 각 선수들의 스타일이 잘 드러나도록 하는 건 결국 감독의 몫입니다. 각각의 역할을 적재적소에 부여해야 하고 그에 따라 선수 개인의 스타일도 생겨납니다. 없던 플레이 스타일이 발견이 되기도 하고요.

앞에서 예시한 많은 브랜드들의 앞으로의 향방도 분명 이들 브랜드를 이끄는 감독들의 선택과 결정과 배치의 역량일 것입니다. 좋은 플레이어는 잘 된 디렉팅에서 나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다음 리포트에서 또 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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