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
📟 카비큐 사서함

ARCHIVE

MÉMOIRES: 낯설고 긴 이름

2015. 7. 4

2026.10.12 | 조회 35 |
0
|
from.
SOPHIE HONG
첨부 이미지

자연의 향에 대하여 처음으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고등학교 시절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학교 공부보다는 책 읽기에 더 열중해 있었는데, 어쩌다 보니 스캇 니어링(Scott Nearing)을 비롯해 2 차대전 이후 미국으로 망명한 학자들이 자연 속에서 작은 사회를 이루고 자급자족하는 삶을 다룬 책들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한 동네에 살던 친구의 어머님이 아로마 테라피스트로 일을 하고 계셨고, 그분에게서 조향 수업을 받았습니다. 이후로는 오랫동안 일상 속에서 지극히 개인적으로 향을 즐겨 왔는데, 지난 몇 년 동안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며 집을 여러 사람과 공유하다 보니 '수토메에서 나는 향기'를 제품으로 원하시는 분들이 자연스럽게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브랜드는 이렇게 뜻밖의 상황에서 탄생했지만, 오랜 추억으로부터 비롯된 것이기도 하지요.

조금 어려운 '수토메 아포테케리'라는 브랜드명 또한 과거의 저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공부하던 시절, 약국은 혼자 지내면서 가끔 몸이 아플 때 몸은 물론 마음에까지 위안을 주던 장소였습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약국은 우리의 약국과는 많이 다릅니다. 우선 수백 년 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약국들을 흔히 볼 수 있지요. 그렇기에 오래된 허브 정원을 상상하게 하는 그윽한 향기가 감돌기도 하고, 각종 허브차와 천연 에센셜 오일을 판매하기도 합니다. 빈의 약국은 저에게 언제나 행복감을 주는 공간이었어요.

독일어로 약국은 'Apotheke', 영어로는 고어가 된 단어인 'Apothecary'입니다. ‘수토메 아포테케리’는 저의 오랜 기억 속 빈의 약국들처럼, 이 브랜드가 자연의 향을 매개로 많은 사람들에게 휴식의 경험을 선사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지은 이름입니다. 제품의 패키징 디자인 역시 약국의 처방전 컨셉을 바탕으로 했고요. 저로써는 이 'Apothecary'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당연했지만, 발음하기가 어렵고 낯설기도 할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브랜드 이름은 한눈에, 한 귀에 쏙 들어와야 한다지만 그래도 저는 이 이름이 좋습니다. 필요할 때마다 이렇게 자주 설명해드리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2015. 7. 4)

 

홍윤경, 『메모아르』(수토메, 2023)에서 발췌.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카비큐 크로니클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다른 뉴스레터

카비큐 크로니클과 대화하기
© 2026 카비큐 크로니클

감각과 사유의 기록: Season 1. 조향사 소피의 포뮬러와 에세이

뉴스레터 문의sutomeapothecary@gmail.com

메일리 로고

도움말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채팅으로 문의하기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대표번호: 070-8027-1409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특별시 송파구 위례광장로 199, 5층 501-2-31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