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이 삶을 이곳, 자기 집이 있는 시골의 고독감 속에서 더 신뢰할 만한 사랑으로 껴안는 법을 배웠습니다. 삶은 헌신을 고백한 사람 앞에 나타나듯이 그에게 제 모습을 드러내고 이제는 더 이상 어디에도 숨지 않으며 그에 대한 불신도 갖지 않습니다. 그는 큰 것과 작은 것에서, 거의 보이지 않는 미세함과 측량할 수 없는 거대함 속에서 삶을 인식합니다. 일어나거나 잠자리에 들 때 삶이 거기 있고, 밤을 지새는 가운데도 삶은 있습니다. 옛날풍의 단촐한 식사시간도 삶으로 가득하고, 빵도, 포도주도 삶으로 충만합니다. 즐거워하는 개들 속에, 백조들 속에, 빛나는 비둘기떼 안에도 삶이 있습니다. 작은 꽃송이마다 삶은 온전히 들어 있고, 열매마다 백 배의 삶이 있습니다. 채마밭에서 가져온 배춧잎 하나도 삶을 자랑하며 얼마나 정당한지 모릅니다. 참으로 기꺼이 삶은 물 속에서 빛나며 꽃 속에서 행복해 합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릴케의 로댕』 중에서
Olfactory Study No.004 “Earthly 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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