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AGGING 불평
불평은 사랑이다. 양쪽 모두에게 경청되지 못하고 있을 뿐인 사랑이다.
우리는 왜 가까운 사람에게 불평할까?
우리는 낯선 사람보다 가까운 사람에게 더 쉽게 불평하곤 합니다. 가족이나 연인, 오랜 친구처럼 서로를 잘 아는 사이일수록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거나 사소한 일에 서운함을 표현하기도 하지요.
그런데 데이비드 화이트는 이러한 불평을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불평은 사랑이다. 양쪽 모두에게 경청되지 못하고 있을 뿐인 사랑이다. (p 200)
그는 불평이 상대방과의 관계를 포기하지 않으려는 마음에서 비롯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불평은 다른 모든 길이 망가진 듯 보일 때에도 연결을 유지하려는 방법이다. (p 202)
생각해 보면 우리는 아무런 기대가 없는 사람에게는 굳이 같은 말을 반복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소중한 사람에게는 내 말을 들어주었으면 하는 마음, 나를 조금 더 이해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기곤 하지요. 그 마음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때 우리는 같은 말을 되풀이하거나 불평하게 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데이비드 화이트는 불평을 단순히 관계를 불편하게 만드는 말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고 싶은 마음이 서툴게 드러나는 방식으로 바라봅니다.
거듭거듭 거부하는 용기의 길
불평할 때 우리는 흔히 상대방이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이야기를 몇 번이나 반복해도 달라지는 것이 없으면 답답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요.
그런데 데이비드 화이트는 여기서 조금 다른 질문을 던집니다. 불평하는 우리 자신은 과연 다른 사람의 말에 충분히 귀 기울이고 있을까요?
우리는 상대에, 양심에, 건강에 유익한 것에, 우리가 거듭거듭 거부하는 용기의 길에 진정으로 귀 기울이지 않기 때문에 불평하게 되는 경우가 퍽 많다. (p 202)
생각해 보면 우리는 상대방에게 변화를 요구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태도를 바꾸는 데에는 소극적일 때가 있습니다.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기보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식만 고집하기도 하지요.
불평이 반복되는 이유가 반드시 상대방이 내 말을 듣지 않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때로는 나 역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스스로에게 필요한 변화를 외면하고 있을 수 있으니까요.
그는 불평이 오히려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불평 속에서 나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가 불가능한 일을 요청하고 있음을 듣게 된다. (p 203)
상대방이 왜 내 말을 듣지 않는지 묻기 전에, 내가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그리고 나 자신은 얼마나 귀 기울이고 있는지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불평을 다른 말로 바꿀 수 있을까?
그렇다면 우리는 불평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요?
데이비드 화이트는 불평을 무조건 참거나 없애야 한다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고, 상대방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불평은 상대와 접촉하려는 나의 표면적인 시도 아래 놓인 진짜 바람, 그리고 그 바람의 진짜 취약성을 발견하도록 한다. (p 203)
우리가 불평할 때는 상대방에게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상대방이 내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라는 것인지, 조금 더 관심을 기울여 주기를 원하는 것인지 말이지요. 그 바람을 이해하고 나면 불평을 표현하는 방식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왜 연락을 자주 안 해?”라는 말 대신 “네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 가끔 소식 전해 주면 좋겠어.”라고 말할 수도 있겠죠.
그는 이렇게 불평이 관심과 제안으로 바뀔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판단과 비판적인 관찰이 돌봄의 무력한 취약성을 거쳐 적절하고 친밀한 제안으로, 더 깊고 조용하며 덜 비판적인 관심으로 전환될 때 불평은 다른 모습으로 바뀐다. (p 205)
물론 이런 변화가 언제나 쉬운 것은 아닙니다. 오랫동안 반복해 온 말투를 바꾸는 일도, 상대방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는 일도 노력이 필요하니까요.
하지만 서로가 조금씩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고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면, 불평은 더 나은 관계를 위한 대화의 시작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불평은 우리 모두가 원하는 더 좋은 삶을 향한 아름다운, 하지만 모습을 위장하고 있어 경청되지 못하는 제안이다. (p 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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