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요즘은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겠어요. 무언가에 푹 절어 있다고 해야 할까요? 일에 깊이 빠져들고,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는 느낌이에요. 마치 그것이 인생의 전부인 것처럼, 다른 것들이 좀처럼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일과 거리를 두는 시간을 만들려고 해요. 생산적이지 않아도, 대단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아무 생각 없이 바보처럼 한참 텔레비전을 보는 것도요. 멍하니 있으면 한쪽으로 너무 기울어진 마음을 다시 제자리로 데려오더라고요.
오늘은 한 노래의 가사로 뉴스레터를 엽니다.
삶은 누구에게나 실험이고 중독의 연속이다
그 중독으로부터 조금 멀어지는 실험을 해보자
무언가를 깨트리는 것은 경계를 부풀리는 새로움을 전해줄 것이다
익숙함으로부터 멀리 벗어나는 건 쉽지 않겠지만 인정하자
살아가며 우리가 배운 건 영원한 것은 없다는 거 아닌가?보수동쿨러, 0308

✏️ 이렇게 사용해요
흰 실에 단단히 묶인 유치가 툭 떨어진 자리에 영구치가 올라오면서 부모님에게는 고민이 생겼다. 내 앞니가 삐뚤어 이 사이에 틈이 생겨 버렸다. 계속 만지다 보면 이가 제 자리를 찾는다는 속설에 틈나는 대로 앞니를 꾹꾹 눌러봤지만, 정말 그랬다면 치과가 이렇게 성행하지는 않았을 테다. 부모님은 교정을 권해, 견적까지 받았지만, 이에 철길을 깔 만큼 앞니가 싫지는 않았다.
나는 삐뚤어진 이와 함께 자랐다. 앞니는 지금까지 변함없이 그 자리에 똑같은데, 어째서인지 앞니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은 끊임없이 달라졌다. 누군가 교정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괜히 더 신경 쓰였고, 사진을 보면 그 어떤 물체나 배경보다 앞니가 먼저 눈에 걸렸다. '교정' 앞에서 몇 년을 서성였지만 언제나 결심이 서지 않았다. 그래서 교정 대신 앞니에 대한 마음을 바꿔보기로 했다. 그래, 앞니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 보자.
하지만 진짜 반전은, 사랑하려고 할수록 앞니가 더 끔찍하게 싫어졌다는 점이다.
사랑하지 않는 몸의 일부를 억지로 사랑해야 한다는 당위만으로 마음은 움직여주지 않았다. 오히려 그 당위는 자꾸만 나를 반대 방향으로 내몰았다. 사랑해 보겠다며 들여다볼수록 왜 이렇게 생겼는지, 얼마나 어긋나 있는지 더 뚜렷이 보일 뿐이었다. 사랑하려 애면글면할수록 숨기고 싶은 치부가 되었고, 더 밉고 슬픈 모양으로 만들어갔다. 사랑하는 것도 어렵고, 마음껏 미워하는 것도 어려웠다.
콤플렉스를 껴안고 산다는 게 그것을 끝내 사랑해 내는 일인지, 아니면 가끔은 미워하고 부끄러워하면서도 무던히 내 일부로 얹어두고 사는 일인지 아직 잘 모르겠다. 어느 쪽이든 덤덤하게 받아들이면 좋겠는데, 마음은 머리의 계산처럼 쉽게 따라주지 않는다.
💥<에디터의 질문> 우리는 왜 마음에 들지 않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을 때, 무심하게 넘겨버리지 못하고 어떻게든 바꾸거나 억지로 사랑해 보려고 이토록 애면글면하게 될까요? 단점을 애써 끌어안거나 완전히 고치지 않고 무던히 살아가는 나만의 방식이나 기준이 있나요?
애면글면 한글을 지켜온 시간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한글은, 당연하게 주어진 것이 아니에요. 억압과 탄압의 시대 속에서 소중한 글자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선조들은 애면글면하며 언어를 지켜냈습니다. 위기 앞에서도 한글의 뿌리를 지켜내려던 필사적인 마음들이 모여 지금의 한글을 있게 했지요.
올해는 1926년 첫 ‘가갸날’로 시작된 한글날이 100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입니다. EBS 특집 다큐멘터리 <한글, 100년의 편지>는 일제강점기 조선어학회와 간송 전형필 선생처럼 한글을 보존하기 위해 애면글면했던 사람들의 발자취부터, 오늘날 세계 각지에서 한글을 배우며 저마다의 삶을 가꿔가는 이들의 생생한 모습을 조명합니다.
‘어리석은 사람이라도 열흘이면 배울 수 있다’는 세종대왕의 다정한 애정에서 출발한 한글. 그 한 글자 한 글자를 온전히 건네어 받기까지 수많은 사람이 바친 시간을 가만히 되짚어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 방영 일시: 10월 9일(수) 오후 6시 50분 EBS 1TV 연속 방송
낯선 단어 '애면글면'을 일상으로
[👁 눈으로]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나 형태가 일정치 않은 구름처럼, 정해진 정답이나 완벽한 모양 없이 존재하는 자연물 하나를 유심히 바라보기
[✍️ 손으로] 최근 마음을 붙잡았던 일 하나 적기. 잘하고 싶어서, 놓치고 싶지 않아서, 괜찮아지고 싶어서 자꾸 생각났던 일이라면 무엇이든.
[🚪 밖으로] 애쓰다 괴로우면 즉시 멈추고 밖으로 나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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