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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 소식으로 떠들썩 했지요.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등장 만으로도 너무 좋았는데, 이렇게나 금방 후발주자, 아니 동시대 연주자가 나온거죠! 😁
그의 연주를 들은 많은 사람들이 이런 말을 남겼더군요.
저도 그랬습니다. 나름대로 음악을 많이 듣고,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조성진의 등장으로 피아노 클래식을 더 많이 듣게 되었거든요. 그러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왜 이제서야 이토록 아름다운 음악을 알게 된 거야? 이런 아름다운 세계를 나만 몰랐단 말야? 왜 이제야 내게 와 의미가 된 거야! 진작 알았으면 이 두 연주자가 얼마나 훌륭한 지 단박에 알았을 것 아닌가."
전 두 피아니스트가 등장하기 전까지 전 우승의 순간을 고대하며 응원하는 시간을 놓친 겁니다. 연주곡들을 더 자주 들었더라면 아마 아주 예선전부터 훨씬 더 깊게 즐길 수 있지 않았겠느냐 이 말입니다.
물론 아무것도 모르던 사람이 들어도 빠져들게 될 만큼 두 연주자의 기량이 훌륭한 것이겠지요.
"하지만 지금까지도 훌륭했던 피아니스트들이 있지 않았던가?"
"왜 지금까지 나만 몰랐던 거야? 이 좋은 곡들을!"
요즘은 '영상'으로 음악을 듣죠. 음악을 듣기만 하던 때보다 연주자를 관찰하기 좋은 시대가 되었습니다. 콘서트에 가지 못하더라도, 섬세한 장비들의 도움으로 우리는 연주자들을 아주 가까이서 관찰 할 수 있게 됐죠.
조성진과 임윤찬의 연주를 들으면서, 저는 저와 닮은 모습을 본 것 같습니다.
나와 같은 외모, 나의 마음을 완벽히 자극하는 나와 같은 표정.
인터뷰를 할 때 나와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얼굴 근육의 섬세한 떨림에서 우리는 그의 음악에 더 쉽게 공감하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의 뇌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학습을 시작하는데, 그때부터 시작된 경험이 쌓이고 쌓여 우리의 취향을 이룹니다. 무의식적으로 취향은 학습되어 발달되는 셈입니다.
여태껏 고루하게만 느껴지던 클래식이 이제와 우리에게 의미가 되어 다가오는 것은 어쩌면 이런 ‘공감’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두 피아니스트는 객관적으로 훌륭한 연주자가 맞습니다. 단지 이런 공감이 더욱 깊은 관심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재즈를 정말 좋아하는 하루키가 이런 문장을 썼습니다.
"좋아하는 것이란 인내를 통해야 한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고....."
수만장의 재즈 음반 속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낯선 얼굴들이 전하는 익숙한 감정들이 있습니다. 우린 겉으론 닮은 데가 없는 것 같아도, 분명 똑 닮은 구석이 있습니다. 아직 발견하지 못한 것 뿐이죠.
재즈도 클래식도, 어려웠던 것이 아닙니다. 마음을 전하는 방법들이었던 거죠. 마음을 열고 조금 다가가다보면, 어느날 문득 익숙한 인사를 건넬겁니다.
"........................."
그럼 우리 같이 들을까요?
듣는 즉시, 날아와 박힙니다. 반드시 저랑 같은 느낌을 받으실 겁니다. '디어 재즈 오케스트라'의 '3월의 밤' 입니다. 이거 듣고 마음이 안 울린다면 당신은 거짓말쟁이! 장담하는데 이 영상 두 번 본다. 😎
그럼,
다음 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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