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이숴의 재즈레터 #22 | Big Band! 그 울렁이는 힘!

swarming.... .. .

2022.07.05 | 조회 3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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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게를이로부숴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재미있는 음악레터, 그리고 요즘 여행소설.

swarming
swarming

자연다큐멘터리를 보고 있으면 종종 그런 장면이 나옵니다.

주체할 수 없는 힘을 가진 것들이 유동적으로 움직이는 모양 말이죠

깊은 바다 밑에서 무리를 이루어 다니는 작은 물고기들의 덩어리라든가, 먼지를 일으키며 달리는 가젤과 버팔로 무리, 바람에 한번에 날려 파도 소리를 내며 썰물처럼 빠져 나가는 가을의 낙엽....

fish swarm
fish swarm

오늘은 빅 밴드! 그 주체할 수 없는 힘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 합니다.

빅밴드 공연을 볼 때 가장 설레는 시간은 언제일까요?

그건 바로.

막이 오르고, 모든 연주자들이 무대에 다 오르고 난 뒤, 지휘자가 앞으로 나와 서는 순간일 겁니다. 저는 그 순간이 미치도록 설렙니다.

'지휘자의 손짓, 그리고 숨소리.'

아마 거기서부터 공연이 시작되기 때문일 겁니다.

박자를 맞추는 순간.

손짓과 숨소리, 그리고 원, 투, 카운트.

BIG BAND
BIG BAND

조용한 홀에 울려 퍼지는 칼박(칼로 썬 듯 정확한 박자) 에 그만 음악을 듣지도 않았음에도 전율이 오릅니다.

황홀하게 빛나는 황금빛 세션들이 여기 저기에서 각자의 소리를 가지고 전진합니다. 하나의 목표로 가는 것 같다가도 금세 흩어 졌다 다시 뭉쳐 몰려 들죠.

꼭 감정의 몸뚱이를 상상도 못하는 찰나에 물어뜯기는 기분이랄까요?

어디에서부터 물어올 지 모르는 그 아슬아슬한 긴장감....

(비유가 좀 끔찍한가요? 하하. 물론 우리의 감정의 몸뚱이, 그건 잘려 나가는 게 아니니 걱정마세요. 찡긋! 😉)

물어 뜯기는 감정의 몸뚱이
물어 뜯기는 감정의 몸뚱이

"정글 숲을 지나서가자, 엉금 엉금 지나서가자 …… 지나서가면 악어떼가 나온다. 악어떼!"

어렸을 때, 친구들과 이 노래를 부르면 정말 악어가 나올 것 같은 긴장이 들었습니다. 별 것 아닌 게임이었는데도 식은땀이 쪽 맺혔죠. 또 어떤 느낌이 있을까요? 아! 평균대 위를 걸어갈 때, 그 아슬아슬한 찰나! 그런 기분 말입니다.

엇, 엇, 아슬아슬 넘어간다! 
엇, 엇, 아슬아슬 넘어간다! 

전혀 다른 경험이지만 빅밴드 공연을 보면서 그 기분을 다시 느꼈습니다.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 지 모르는 세션들의 긴박한 향연. 깨지고 쪼개지는 박자. 그러나 완벽한 타이밍에 하나의 구멍을 통과하고 다시 수백 수천 개의 구멍을 향해 달아납니다. 그 스펙트럼은 가루 같이 쪼개져 빛의 분사를 이루기도 하고 또 어느 순간 하나로 모여 그림자를 만들 만큼 진하게 돌진합니다.

중간 중간 터지는 박수 소리까지 콘서트 홀에 모인 수십 수백의 사람들은 각자의 시공간에서 만나고 헤어집니다. 마침내 우리는 자신만의 속도로 박자를 타다가 같은 순간에 고개를 끄덕이죠.

합심과 분출의 자유. 플라즈마와 고체 액체 기체 상태가 모두 하나의 통에 존재하는 느낌이랄까요? (플라즈마 재즈! 이건 제 저번 재즈레터에 나옵니다. ㅎㅎㅎ 성이숴의 재즈레터 #18 | 플라스마 재즈

Gap junction JAZZ
Gap junction JAZZ

Gap Juction *간극연접 으로 연결된 심장 근육 같기도 합니다. 모두 하나로 연결 되어 있어 한 호흡으로 뛰지만 각자의 힘을 가지고 펄떡 펄떡 뛰는 심장세포들이 느껴지시나요?

강한 박자의 고동, 움직이는 힘, 아슬아슬한 긴장감. 

저는 빅밴드라고 하면 동네의 작은 Kneipe* 바에서 만나더라도 반드시 몇 곡 듣고 자리를 뜹니다. 빅밴드가 만드는 에너지는 반드시 끈기있게 물어 오는 긴장을 줍니다. 쫄깃한 그 느낌!

긴장과 폭발. 절로 온 몸의 혈관이 잠시 쪼그라들었다가 다시 펄떡펄떡 뜁니다

스트레스 해소로 이 만한 게 없죠. 

그럼 같이 들을까요? 😁

 

산책하며 듣는 부드러운 빅밴드! 서울 거리를 산책하는 장면이 반갑군요. 좋은데요?
카라반입니다. 뭐 말이 필요 없습니다. 최고의 공연이라기 보다는 빅밴드 공연의 현장감이 잘 살아 있습니다.
연주 시작 전, 지휘자의 카운트! 원,엣 투엣! 원 투! 깔끔하고 상쾌하고 아주 잘 정돈된 빅밴드 곡입니다. 
보컬이 들어가면 이런 느낌? 아침 저녁,  심지어 새벽에도 괜찮은 곡이에요.

 

오늘도 같이 들어줘서 고마워요. 😁

그럼 다음 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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