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따뜻해지니 집을 꾸미고 싶은 욕구가 다시 고개를 들었어요. 침구도 바꾸고싶고 예쁜 컬러의 파자마도 사고 싶고요. 1인 가구라 식기는 늘리지 않으려다가 겨우 맘먹고 샀던 머그컵이 있는데 몇 개월만에 모서리가 깨져서 이가 나갔어요. 아까운 마음에 못 버리고 구석에 뒀었는데 얼른 치우고 새 머그를 하나 장만해보려고요. 하나 버렸으니 하나 들이는 걸로!
물건 잃어버리기 챔피언
평소에 덤벙댄다거나 칠칠맞지 못한 이미지는 아닌데(그렇게 믿고싶은데) 물건을 자꾸 잃어버려요. 최근에도 반지를 하나 잃어버렸어요. 장만한 지 이제 한 달 된 거라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찾아내고 싶은데 도통 기억이 나질 않아요. 집에는 항상 반지를 두는 장소가 있거든요. 거기에 없다는건 아마 길에서 흘린게 아닐까 싶은데 진실은 저 너머에..
분명 중요한 물건들을 더 애지중지하며 신경을 쓰는데 꼭 그런 것들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 같아요. 예를들면 편의점에서 급히 산 비닐우산은 몇 년째 잘 쓰면서, 예쁜 색으로 골라서 산 몇 만원짜리 접이식 우산은 꼭 버스에 흘리고 오는 식이에요. 소품샵에서 2만원 주고 산 실반지는 아직 제자리에 잘 있거든요. 흑흑
너무 전전긍긍 에너지를 쓰는 일들은 내 것이 안되고, 편하게 받아들이는 일들이 잘 되기도 하잖아요. 살면서도 꼭 이루고 싶은 일에는 되도록 의연한 태도를 가지려고 해요. 다 잘 될 것이라고. 나한테 올 일은 어차피 오게 될 것이라고. 당분간은 주얼리는 사지않기로 할게요..
삶은 유한하고, 일상은 흘러가요
욜로라는 말은 지금은 그 의미가 퇴색돼서 부정적으로 쓰이는 것 같지만, 저는 그 말이 좋았어요.미래도 중요하지만 현재가 더 중요하다고 믿고, 적당히 지금을 누리면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거든요.
언제 한 번 건강에 이슈가 생겨 질병과 죽음을 가까이 생각해 본 이후로 흔히 말하는 ‘미래’ 라는게 희미한 개념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누구에게나 그 ‘미래’라는게 보장된 게 아니란 걸 알았거든요. 너무 어둡게 생각한 건 아니고, 그냥 현재 이 순간을 누리며 적당히 무모하게 살아봐야겠다는 생각이에요. 남들 눈치도 덜 보고요.
삶은 유한하니까 하고싶은 건 지금 해봐야해요. 저한텐 여행이 그것 중 하나고요. 대책없이 살아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인생의 지금 계절에, 지금해서 의미가 있는 일들을 하며 채우고 싶어요. 미래의 나는 해보고싶은 걸 해보며 산 나를 좋아할 것 같거든요.
이런 얘기를 말로 전달하면 가볍게 할 수 있는데, 글이라 무겁게 느껴질까봐 몇 번 썼다 지웠다를 반복했어요. 그치만 오늘은 그냥 쓸게요. 이건 그냥 지금의 생각이고, 또 살다보면 바뀔 수도 있고요.
행복은 크기가 아니라 빈도에 있대요. 미래가 아닌 오늘을 살며 작은 행복들을 자주 찾으려고요. 좋아하는 것들을 좋다고 말하는 것도 작은 행복들을 찾는 일이겠죠? 마트에서 좋아하는 과자를 발견해서 장바구니에 담는 일도 행복이고! 오늘 저녁은 좋아하는 포테이토 피자를 시켰어요.
모두 좋아하는 걸 하는 금요일 저녁이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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