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플란트 식립 중이었습니다. 기구를 건네는 타이밍이 한 박자 늦었고, 원장은 마스크 너머로 짧게 쏘아붙였습니다. "몇 년을 일했는데 이것도 못 맞추나." 시술이 끝난 뒤에도 화가 가라앉지 않아, 데스크로 나가 그 직원 들으라는 듯 다른 스태프에게 말했습니다. "저런 애랑 오래 못 가겠다." 다음 날부터 그 직원에게는 스케줄 조율도, 점심 메뉴 상의도 슬그머니 빠졌습니다. 누구도 대놓고 따돌리라고 시키지 않았지만, 원장의 말 한마디로 분위기는 이미 정해져 있었습니다.
이 장면은 실제 판결을 각색한 것입니다. 한 병원에서는 치과과장이 위생사들에게 퇴사를 강요하며 "나쁜 애, 야비한 사람, 싸가지 없는 것들" 같은 폭언을 반복하고 따돌림을 조장해 법원이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하고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다른 병원에서는 수술 중 전공의들에게 욕설과 모욕적 발언을 반복한 의사가 "응급 상황이었다"고 해명했지만, 법원은 그 해명을 받아들이지 않고 징계가 정당하다고 봤습니다.
이전 레터에서는 실장이나 선임 직원의 언행을 원장이 어떻게 점검할지를 다뤘습니다. 이번 사례들의 공통점은 다릅니다. 문제의 언행을 한 사람이 실장이 아니라 원장, 과장, 부교수 같은 병원 내 최고 권한자 본인이라는 점입니다. 소규모 의원에서는 이 구도가 더 자주 나타납니다. 원장이 곧 실장 역할까지 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수술 중 급박한 상황이었다"는 해명도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진료실이라는 공간, 시술 중이라는 상황 자체가 원장의 한마디에 더 큰 무게를 싣습니다.
질책 뒤에 무엇이 남는지가 다릅니다
두 번째 판결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법원이 "수술 중 급박한 상황이었다"는 해명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시술 중 긴장된 순간에 튀어나온 말이라고 해서 면책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진료실이라는 공간, 시술 중이라는 상황 자체가 원장의 한마디에 더 큰 무게를 싣습니다. 다른 직원들과 환자가 함께 있는 자리에서 나온 말이기 때문입니다.
"몇 년 차인데 이것도 못해요?"라는 말에는 불만은 담겨 있지만,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는 담겨 있지 않습니다. 반면 "시술 시작 전에 준비 목록을 확인하고, 빠진 것이 있으면 시작 전에 보고하세요"라는 말에는 다음 행동이 담겨 있습니다. 이렇게 말한다고 기준이 느슨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무엇으로 평가받는지가 분명해집니다.
| 상황 | 원장이 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응 |
|---|---|
| 당장 환자 안전이 우려될 때 | "지금 멈추세요. 확인한 뒤 진행하겠습니다." 처럼 필요한 행동을 즉시 지시합니다. |
| 같은 실수가 반복될 때 | 어떤 업무에서 무엇이 누락됐는지 짚고, 교육 여부와 수행 과정을 확인합니다. |
| 당분간 혼자 맡기기 어려울 때 | 제한할 업무, 확인 담당자, 재평가 시점을 정합니다. |
| 개선을 요구해야 할 때 | 기대하는 수준과 지원 방법, 다시 확인할 날짜를 구체적으로 전달합니다. |
업무를 제한하는 것과 사람을 고립시키는 것은 다릅니다
환자 안전을 위해 숙련도를 확인할 때까지 단독 수행을 제한하는 판단은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직원은 못 믿겠다"는 평가만 공유한 채 업무에서 빼면, 동료들은 어디까지 협업해야 하는지 알 수 없어 정보 전달이나 협업 자체를 피하게 됩니다.
업무를 조정할 때는 범위를 명확히 하세요. "이 업무는 이번 주까지 선임 확인을 받고 진행하세요. 금요일에 다시 보겠습니다. 다른 업무의 인계와 공지는 동일하게 공유해주세요." 직원에게도 이유와 복귀 기준을 설명해야 합니다. 기준 없이 계속 배제하면, 업무 조정이 사실상 퇴사 압박이 됩니다.
"그만두세요"는 피드백이 아닙니다
"그럴 거면 그만둬요." "여기 말고 다른 데 알아봐요." 원장은 정신 차리라는 뜻으로 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채용과 급여, 근무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사람이 한 말입니다. 직원은 단순한 불만 표현으로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개선이 목적이라면 개선할 행동을 요구해야 하고, 고용관계를 끝낼 판단이 필요하다면 사실관계와 절차를 별도로 검토해야 합니다. 화가 날 때마다 퇴사를 언급하면, 직원은 업무를 고치는 것보다 자신을 내보내려는 신호인지부터 살피게 됩니다.
이미 선을 넘었다면, 표현과 업무 문제를 각각 바로잡으세요
"내가 말은 심하게 했지만, 본인이 잘했으면 그랬겠어요?"라고 하면 모욕의 책임을 다시 직원에게 돌리게 됩니다. 대신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어제 '그 정도도 못 하면 그만두라'고 한 표현은 부적절했습니다. 그 말은 사과하겠습니다. 준비 누락은 별도로 확인하고,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업무 기준을 정하겠습니다." 사과했다고 필요한 업무 지적까지 철회하는 것은 아닙니다. 부적절한 언행을 인정하면서도 수행 기준은 분명하게 요구할 수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바꿀 수 있는 것
시술이나 처치 중에는 짧고 사실만 말하는 편이 낫습니다. "속도를 조금만 더 맞춰주세요" 정도면 충분합니다. 사람에 대한 평가나 감정은 그 순간 말고 나중에, 따로, 그 직원에게만 전달하십시오. 화가 난 채로 다른 직원에게 누군가에 대한 불만을 말하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그 말이 의도치 않게 따돌림의 신호가 됩니다.
결국 원장이 치르는 비용
실장의 언행은 원장이 관리하고 점검할 대상이지만, 원장 자신의 언행은 점검할 사람이 없습니다. 작은 병원일수록 그렇습니다. 작은 병원에서는 원장의 한마디가 동료들의 태도까지 바꿉니다. 원장은 한 번 불만을 표현했다고 생각하지만, 직원에게는 매일 함께 일하는 사람들 사이에서의 고립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질책이 끝난 뒤 직원에게 무엇이 남았는지 살펴보십시오. 다음에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가 남았다면 업무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나는 여기서 나가야 하는 사람이구나"만 남았다면, 원장이 의도한 환자 안전과 업무 개선에서 멀어지고 있는 것입니다.위 판결들에서 병원이 치른 것은 위자료나 징계만이 아니라, 그 일로 흔들린 조직 전체의 신뢰였습니다. 오늘 진료실에서 있었던 한마디를, 그 직원의 입장에서 한 번 다시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원장이 스스로에게 물어볼 것들
- 화가 났을 때 그 자리에서, 다른 직원이나 환자 앞에서 지적하는 편인가, 아니면 따로 불러 이야기하는 편인가
- 마음에 안 드는 직원에 대해 다른 스태프에게 넌지시 말한 적이 있는가. 그 말이 스케줄이나 업무 배분에서 은근히 반영되고 있지는 않은가
- 업무 실수를 지적하는 말과, 사람 자체를 깎아내리는 말을 구분하고 있는가
- "오늘 좀 예민했다"는 자각이 든 날, 그 직원에게 따로 확인하거나 사과한 적이 있는가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