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리랜서 vs 솔로프레너 vs 앙트프레너

Part 1: 크리에이터 경제의 진화

0.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에 대한 자료를 찾다가 이런 걸 발견했다. '머니 컨트롤'이란 이름의 리서치 회사 블로그에 올라온 글. 단적으로 말해 인터넷 미디어의 메인스트림 환경이 바뀌면서 크리에이터 경제의 단계도 변화했다는 얘기다.

4세대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1. 크리에이터 1세대는 유튜브와 페이스북 아래에서 전개되었다.

디지털 플랫폼의 사용자가 콘텐츠를 업로드하면서 일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다. 주로 광고 수익이었는데, 플랫폼에서 수익을 배분하거나(유튜브), 브랜드/채널의 영향력을 키워 수익화를 하는 방식(페이스북)으로 진행되었다. 이들 플랫폼은 네트워크 효과를 기반으로 바이럴을 일으키며 미디어 환경의 게임 체인저로 자리잡았다.

2. 2세대는 인스타그램, 핀터레스트, 틱톡과 스냅챗 같은 곳이었다.

이들은 사용자들에게 비주얼 중심의 좀 더 세련된 콘텐츠를 만들기를 장려했다. 페이스북이 '우정'을 위한 것이었다면, 인스타그램은 '나'를 위한 것이었다. 그래서 이미지와 비디오는 더 의식적으로 큐레이션되었고, 프레젠테이션에 더 많은 관심이 집중되었다. 이러한 과시적 특성은 버티컬한 커뮤니티를 만들었고, 팔로워 규모에 따라 크리에이터들은 인플루언서가 되어 팬덤을 형성했다. 그러나 이들의 유일한 수익 창출은 브랜드 협업에 한정되었다. 다만, 결과적으로 이러한 경제적 변화는 (바이럴 되는) 콘텐츠 만큼, 그걸 만드는 크리에이터들이 중요해지면서 일어났다.

3. 3세대는 크리에이터와 팬을 연결하는 플랫폼들에서 등장했다.

패트리온, 온리팬스 등의 플랫폼은 크리에이터의 수익화에 집중한다. 사용자들은 창작자에게 직접 돈을 지불하거나 커피쿠폰 등을 보내면서 크리에이터의 수익화에 기여한다. 구독과 기프트 쿠폰 등이 이 단계 크리에이터들의 수익 창출 수단이다. 이 단계의 크리에이터 수익은 전에 비해 1.5~3배까지 늘어났다. 이 단계의 크리에이터들은 이미 기업가의 형태를 띠고, 또한 자신이 스스로 브랜드가 되고 있다. 플랫폼은 그들을 서포트하는 역할에 머문다. 플랫폼은 일종의 '크리에이터 도구'로 역할과 기능이 변화한다.

4. 문제는 '다음 세대'다.

아직 오지 않았거나 혹은 이제 막 도착하기 시작했다. 크리에이터에게는 콘텐츠 생산 도구가 진지한 문제로 부상한다. 수익화에 있어서는 여러 결제 방식들이 이슈가 된다. 비디오, 텍스트, 오디오 등의 포맷 전반이 아니라 자신의 분야: 교육, 컨설팅, 엔터테인먼트 등의 분야에 적절한 개별 플랫폼이 더 중요해지고 필요해진다. 이 단계에서 크리에이터에게는 수익화는 물론이고 데이터와 사업적 비전이 더욱 필요해진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콘텐츠, 크리에이터, 브랜딩, 일상적인 역할 등을 재인식할 필요가 생긴다.

여기까지가 블로그의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이제부터는 내 생각이다. 요약하면 '프리랜서 vs 솔로프레너 vs 앙트프레너'의 개념 차이와 '크리에이터'의 수익 모델에 대한 얘기.

Part 2: 프리랜서 vs 솔로프레너 vs 앙트프레너

5. '크리에이터 경제'라는 개념으로 묶어서 얘기되지만,

실제로 그 안에는 인디펜던트, 네트워크, 팬덤, 커뮤니티, IP 등의 개념이 뒤섞여있다.

6. 이 뒤죽박죽의 혼돈을 정리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재정의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왜냐면 나 스스로가 지난 20여 년 간 프리랜서와 정규직 직장인 사이를 매우 빈번하게 오갔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다면 매우 긴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

7. 프리랜서는 무엇인가?

매우 단순하게 말해서 외주용역이다. 내게 돈을 주는 쪽이 정해진 것이다. 수요와 공급이란 측면에서 '시장 가격'이 형성되고 프리랜서는 이러한 게임에 참여하는 존재다. 프리랜서의 능력이란 전문기술, 인맥, 완성도,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모두 아우르는 개념인데, 대체로 '시간을 돈으로 바꾸는 일'이이다. 이때 쓰이는 도구는 '전문 기술'이다. 많은 직장인들이 프리랜서를 부러워하면서도 스스로 프리랜서가 되기를 두려워하는 이유가 바로 '전문 기술'이다. 프리랜서는 재능을 도구화하는데 어느 정도 성공한 사람들이다.

8. 그렇다면 솔로프레너는 무엇일까.

1인 사업가다. 이를테면 '자영업자'인데, 크리에이터의 관점에서는 일반적인 개념의 자영업과는 조금 다를 것이다. 프리랜서와 많은 면에서 비슷하지만, 차이가 있다면 클라이언트에 의존하지 않는 것이다. 다시 말해, 솔로프레너는 자신의 고객을 직접 만들어낸다. 그렇게 시장을 발견한다. 물론 프리랜서도 이런 일을 하기는 한다. 하지만 솔로프레너는 궁극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시스템을 고안한다. 바로 이 점이 프리랜서와 솔로프레너의 가장 큰 차이다.

9. 한편, 앙트프레너는 '기업가'다.

이들은 솔로프레너와 무엇이 다를까. 내 생각에 이 둘의 가장 큰 차이는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비즈니스 모델과 구조를 상상하는 것'이다. 반면 솔로프레너는 자신의 역량을 키우는 데에 집중한다. 이 둘은 많이 다르다. 극단적으로 말해 기업가에게는 전문 기술이 없어도 되지만, 솔로프렝너에게는 자신의 전문 영역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둘의 차이 때문에 앙트프레너와 솔로프레너의 비즈니스 모델이 달라진다.

10. 그렇다면 나는 어느 쪽일까.

확실히 프리랜서는 아니다. (그리고 그걸 원하지도 않는다) 나는 솔로프레너다. 1인 사업가로서 내가 가진 전문 기술을 최대한 활용해 비즈니스 구조를 만들려고 애쓰고 있다. 내가 가진 전문 기술이란 글쓰기와 말하기, 그리고 기획력이다. 이 전문 기술을 좀 더 차별적으로 만드는 것(=이를테면 본질)은 다층적인 경험, 그 경험을 연결시키는 사고 방식, 세상을 이해하는 관점,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다르게 질문하는 노하우 등이다. 나는 이러한 요소들을 더 낫게 만들려고 애쓴다.

11. 그런데 잠깐.

프리랜서든 솔로프레너든 앙트프레너든 이들이 모두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자신의 가치를 더 높이는 것이다. 한 시간에 5만원을 버는 프리랜서는 1시간에 50만원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1억원의 가치를 가진 회사의 사업가는 자기 회사를 100억원으로 높이려고 애쓴다. 그걸 해결하는 방법이 바로 비즈니스 모델이고, 핵심 밸류다.

12. 그러니까, 개인이든 기업이든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코어 밸류를 찾는 것이 핵심이다. 나는 경험적으로, 그 과정에서 개인이 기업보다는 좀 더 유리하다는 생각을 한다.

13. 만약 당신이 아티스트/작가라면

솔로프레너로서 어떤 일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 생각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앞서 파트1에서 다룬 내용대로라면, 크리에이터 경제의 다음 세대에서는 작가+사업가라는 존재는 꽤 쿨한 존재이기도 할 것이다. 크리에이티브 뿐 아니라 미디어, 네트워크, 비즈니스 모델, 그리고 무엇보다 세상에 대한 태도가 모두 충족된 존재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