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이후, 외교는 원상복구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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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훑어보는 국제정세] 8월 첫째주 화요일 리포트

Absent at the Creation?

American Strategy and the Delusion of a Post-Trump Restoration

Foreign Affairs (2025 Jul/Aug), Absent at the Creation?

Illustration by Joe Gough

🌁 어떤 배경이 있나요?

https://maily.so/globalnews/posts/vpzl6m30zk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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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는 어떤 사람인가요?

레베카 리스너 (Rebecca Lissner)

레베카 리스너는 국제질서와 미국 외교 전략 분야의 주목받는 학자이자 전직 고위 외교안보 관료입니다. 현재 미국외교협회(Council on Foreign Relations)의 미국 외교 정책 담당 선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며,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대통령 부보좌관 및 부통령 국가안보 수석부보좌관으로 백악관에서 근무한 바 있습니다. 예일대, 해군사관학교 등에서 교수로도 활동하며 학문과 정책을 넘나드는 경력을 쌓아왔습니다.

그녀의 대표 저서 An Open World: How America Can Win the Contest for Twenty-First-Century Order (2020, 미라 랩후퍼와 공저)는 21세기 국제질서 경쟁 속에서 미국이 어떻게 자유롭고 개방된 세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를 전략적으로 설계한 작업입니다. 국제정치 이론과 외교 현실의 균형을 갖춘 저술로 평가받습니다.

리스너는 Foreign Affairs, The New York Times, The Washington Post 등 다양한 매체에 미국의 대전략, 동맹, 국제기구, 신흥 안보 위협 등에 대한 글을 기고하며,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이론과 실무 양면에서 탐구하고 있습니다.

미라 랩후퍼 (Mira Rapp-Hooper)

미라 랩후퍼는 아시아 안보 및 미국 동맹 정책의 권위자로, 현재 The Asia Group 파트너이자 브루킹스연구소 방문 선임연구원으로 활동 중입니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동아시아 및 오세아니아 담당 선임국장, 인도-태평양 전략 담당 국장을 역임하며, 미중 경쟁과 인도-태평양 전략 수립에 핵심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대표 저서 Shields of the Republic: The Triumph and Peril of America’s Alliances (2020)은 미국의 동맹 네트워크가 국제안보의 핵심이라는 점을 설득력 있게 분석한 저작으로, 동맹의 위기와 재정비에 대한 학술적·정책적 논의를 선도했습니다.

랩후퍼는 외교협회, 뉴아메리카재단(CNAS), 예일대 등의 기관에서 연구하며 동맹, 핵억제, 확산 방지 등 전략적 이슈에 대한 전문성을 축적했고, Foreign Affairs, The Atlantic 등 주요 매체에 미국 안보 정책 전반에 대한 통찰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 그래서 3줄 요약은?

1️⃣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호무역, 동맹 경시, 규범 파괴는 미국 주도의 전후 국제질서를 근본적으로 흔들고 있으며, 차기 행정부는 더 이상 과거로 회귀하는 ‘복원 전략’만으로는 대응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2️⃣ 저자들은 미국이 새로운 다극 질서 속에서 전략적 목표, 동맹 구조, 가치 외교, 기술·경제 협력을 전면 재설계하는 ‘제로베이스 전략 검토(zero-based review)’를 통해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3️⃣ 특히 외교·군사·경제 자원의 제약, 유권자의 피로감, 동맹국들의 자율성 확대를 감안할 때, 미국은 과거의 리더십을 복원하기보다 현실적 역량과 국민 여론에 기반한 새로운 질서 구축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뭘 말하고 싶은 건데?

🇺🇸 미국과 세계, 이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이 글에서 저자들이 던지는 질문은 명확합니다. “트럼프 이후에, 미국은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는가?” 그리고 그 대답은 단호합니다. “아니다. 트럼프의 재선은 단지 정치적 후퇴가 아니라, 미국 외교전략 자체를 근본부터 재설정하게 만들 사건이다.” 첫 번째 임기 때는 트럼프의 파격이 외교 질서를 뒤흔들 것처럼 보였지만, 그럼에도 동맹은 유지됐고 제도는 버텼으며 바이든 행정부는 비교적 수월하게 복원 작업을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다릅니다. 트럼프가 다시 돌아왔고, 이번에는 훨씬 빠르고 깊게, 기존의 규범과 동맹 구조를 흔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단순한 복원이나 ‘정상화’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저자들의 경고입니다. 다음 대통령이 누구든, 그는 전혀 다른 외교 지형 위에서 새로운 전략을 구상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저자들은 ‘복원주의(restorationism)’의 환상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합니다. 바이든 1기 때는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명분 아래 전통적인 리더십 역할이 부활했고, 미·중 전략 경쟁 속에서 아시아 동맹국들과의 협력도 활발해졌습니다. 하지만 그 성공이 오히려 미국 외교 전략의 근본적 혁신을 늦췄다고 지적합니다. 바이든은 기존의 구도를 ‘미세조정(tweak)’하는 데 그쳤고, 미국의 역할을 새롭게 정의하지는 않았다는 거죠. 그 사이 세계는 더 다극화되었고, 신기술, 지정학, 글로벌 경제 질서 모두가 예전과는 다른 원칙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무역전쟁, 동맹국에 대한 관세 폭탄, 민주주의 규범에 대한 무시, 이 모든 것들은 미국이 더는 냉전식 외교 전략에 의존할 수 없다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 조용히 진행되고 있는 '질서의 붕괴'

트럼프 2기의 외교정책은 단지 공격적인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기존 질서를 무너뜨리는 방향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해방의 날(Liberation Day)’이라 불린 125% 관세 폭탄입니다. 중국을 겨냥한 조치로 보였지만, 일본, 한국, 베트남 같은 동맹국들까지 포함되며 미국 중심의 공급망 전략을 오히려 약화시켰고, 글로벌 경제는 한 달 가까이 요동쳤습니다. 문제는 미국이 이를 통해 얻은 전략적 성과가 전무하다는 것입니다. 중국은 오히려 동남아 국가들과의 연대를 강화했고, 미국의 자충수를 외교적으로 활용하며 ‘새 질서의 수호자’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결국, 미국은 시장도 잃고 명분도 잃은 채 자해성 무역 전쟁을 벌인 셈입니다.

무역뿐만이 아닙니다. 기술정책, 에너지, 기후협력, 반도체 투자까지 트럼프 행정부는 일관된 전략 없이 기존 정책을 무효화하는 식의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반도체 수출통제를 풀어 경쟁국의 기술 추격을 허용하고, 청정에너지 투자를 줄여 장기적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죠. 저자들은 이런 비일관성과 즉흥성이 미치는 영향이 단기적인 혼란을 넘어, 미국의 신뢰성과 예측 가능성 자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한 마디로, 세계는 더는 미국을 ‘질서의 설계자’로 인식하지 않으며, 그 자리를 중국과 러시아 같은 수정주의 국가들이 채워갈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겁니다.

🌍 동맹과 국제주의의 재정의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자들은 “처음으로 돌아가 검토(zero-based review)”해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이는 단순한 전략 조정이 아니라, 미국 외교정책 전반을 백지 상태에서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지금까지 미국은 자유주의 질서의 수호자, 글로벌 공공재의 공급자, 민주주의의 확산자라는 정체성을 기반으로 행동해 왔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2기의 정책은 이런 전통적 역할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으며, 그 결과 미국이 제공해왔던 ‘질서의 이익’을 더 이상 세계가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상황이 도래하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전략적 우선순위를 다시 짜고, 외교정책의 기본 목표—안보? 기술 패권? 도덕적 리더십?—을 다시 정의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들의 주장입니다.

특히 동맹에 대한 접근 방식이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미국은 오랫동안 ‘안보 제공자 + 시장 개방자’ 역할을 통해 동맹을 유지해왔지만, 이제는 기술·산업·표준 협력을 중심으로 동맹 구조를 재설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컨대 일본, 한국, 폴란드 같은 위협 인식과 전략 자율성이 높은 국가들과는 더 밀접한 기술 협력과 무기 공동 생산 체계를 만들고, 나머지 동맹국들과는 경제·기후·공급망 중심의 새로운 협력 틀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단지 ‘다시 동맹을 복원하자’는 구호가 아니라, ‘동맹이 왜 필요한가’라는 질문부터 새롭게 던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 전략 없는 복원은 전략적 후퇴일 수 있다

결국 이 글이 진짜로 말하고 싶은 것은 단순합니다. “트럼프가 질서를 허무는 데 성공했다면, 그 뒤를 잇는 사람은 새로운 질서를 만들 준비를 해야 한다.” 그 준비는 단순히 ‘트럼프 지우기’가 아니라, 세계가 얼마나 변했는지를 인정하고, 그에 맞는 미국의 역할을 다시 상상하는 것입니다. 민주주의 확산, 국제기구 중심주의, 안보 중심의 외교—이런 모든 가정이 이제는 전략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자들은 이 시기를 ‘전략적 백지 상태(grand strategic tabula rasa)’라고 표현하면서, “지금처럼 모든 것이 유동적인 순간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라고 강조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오히려 트럼프의 파괴적 리더십 덕분에 그동안 금기시되던 외교적 선택지들이 논의의 장으로 올라올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예컨대 비민주국과의 실용적 협력, 동맹국 방위비 증액 요구, 미국 중심 외교의 탈중심화 같은 방안들이 기존 정치에서는 ‘불편한 진실’로만 여겨졌지만, 이제는 ‘현실적 대안’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거죠. 요컨대, 트럼프는 국제질서를 허물었지만, 동시에 새로운 전략적 사고를 강제하는 ‘불청객의 계기’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자들은 이렇게 묻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직도 ‘트럼프 이전의 질서’에 집착하고 있지 않은가? 만약 그 질서가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면, 지금이야말로 미국은 ‘질서를 만든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다시 생각해야 할 때가 아닐까?

결국 문제는 트럼프가 아닙니다. 문제는 우리가 여전히, 그가 남긴 잔해 위에 옛 건물을 다시 세우려 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 사실을 깨달아야, 결국 우리는 새로운 국제 질서를 세울 준비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읽은 티는 내보자!

아예 안 읽기는 애매하다고요? 기사의 중요 부분을 발췌해 드릴게요! 😆

🧨 트럼프가 ‘붕괴’시킨 미국의 역할

“Trump has exposed the growing cracks in the U.S.-led international order. But he is not interested in fixing them—quite the opposite. By the time his second term is over, that old order will be irreparably broken. Whoever follows Trump will have to reckon with a complex, multipolar international order and decide what role the United States should play in it.”

트럼프는 미국 주도의 국제 질서에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균열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고치는 데 전혀 관심이 없으며, 오히려 그 반대이다. 그의 두 번째 임기가 끝날 즈음이면, 과거의 질서는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되어 있을 것이다. 트럼프의 후임자가 누구든지 간에, 그 인물은 복잡하고 다극적인 국제 질서를 직면하게 될 것이며, 그 속에서 미국이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지를 새롭게 정의해야 할 것이다.

🌀 바이든의 불완전한 '복원'

“Yet the immediate success of this approach reduced the urgency within the administration to more fundamentally remake U.S. grand strategy for a new era. The war in Ukraine in particular appeared to reinforce the centrality of traditional foreign policy constructs by positioning the United States as the leader of a coalition—centered on its NATO allies—to defend the free world against the threat of Russian aggression. In areas in which the Biden administration recognized that reforms were needed—to modernize alliances, create new multilateral configurations, and attempt to build a post-neoliberal approach to international economics—the changes were evolutionary and in some cases incomplete.”

그러나 이러한 접근법이 초기에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자, 바이든 행정부 내부에서는 새로운 시대를 위한 미국의 대전략을 보다 근본적으로 재구성하려는 긴급성이 줄어들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국이 NATO 동맹국들을 중심으로 자유 세계를 러시아의 침략 위협으로부터 지키는 연합의 리더로 자리매김함으로써 전통적인 외교정책 구조의 중심성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인식을 강화시켰다.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 현대화, 새로운 다자협력 구도 창출, 탈신자유주의적 국제경제 체제 수립 등 개혁이 필요한 분야들을 인식하고 있었지만, 이러한 변화들은 점진적이었고, 경우에 따라서는 불완전한 채로 남았다.

🌐 무역 전쟁 한 번에, 인도·태평양 전체가 흔들린다

“Meanwhile, close U.S. allies and partners in Asia, including Japan, South Korea, and Vietnam, were not spared from Trump’s crippling tariffs. These countries are also manufacturing giants and were critical partners in U.S.-led efforts to break China’s monopoly on global manufacturing. Many U.S. companies and partners are in the midst of moving their supply chains out of China to push back against the rising power’s coercive economic efforts. Now, even if these partners manage to negotiate lower rates for themselves, the Trump administration’s ten percent baseline tariff, should it stand, may make such an undertaking prohibitively expensive. Should these allies ultimately face tariff levels that are similar to China’s, the “China plus one” strategies pursued by many companies to diversify manufacturing to countries other than China will be infeasible. And regardless of what tariff levels land, including as court proceedings play out in the United States, the shock of being economically kneecapped by a close ally has made many Indo-Pacific states rethink their reliance on the United States as a guardian of an open international economic order.”

한편 일본, 한국, 베트남을 포함한 미국의 아시아 지역 주요 동맹국 및 파트너들 역시 트럼프의 파괴적인 관세 부과에서 예외가 아니었다. 이들 국가는 제조업 강국일 뿐 아니라, 중국의 글로벌 제조업 독점을 타파하기 위한 미국 주도의 노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나라들이었다. 많은 미국 기업과 파트너들은 현재 공급망을 중국 밖으로 옮기는 중이며, 이는 중국의 강압적인 경제 행위에 대응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하지만 설사 이들 파트너들이 자신들에게 적용될 관세율을 낮추는 데 성공한다 해도, 트럼프 행정부가 제시한 10% 기본 관세가 유지된다면 이러한 노력은 비용 면에서 지나치게 부담스러워질 수 있다. 이 동맹국들이 최종적으로 중국과 유사한 수준의 관세를 부과받게 된다면, 많은 기업들이 중국 이외 국가로 제조업을 다변화하기 위해 채택했던 이른바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은 실행 불가능해질 것이다. 그리고 미국 내에서 법적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어떤 수준의 관세가 결정되든 상관없이, 가까운 동맹국으로부터 경제적 타격을 입는 충격은 많은 인도·태평양 국가들로 하여금 미국을 ‘개방된 국제 경제 질서의 수호자’로 믿고 의지하는 것에 대해 재고하게 만들었다.

🔁 복원 말고 재창조! 리셋의 시간이 다가온다

“The next administration will inherit something closer to a grand strategic tabula rasa than policymakers have seen since the end of World War II. Although global demand for American power has proved resilient before, there are no guarantees that an American president of either party come 2029 will be able to shape patterns of trust and cooperation the same way presidents have in the past. The world, meanwhile, continues to churn, as allies, partners, and adversaries make consequential decisions that will constrain the choices available to the next U.S. president. Washington needs a strategy fashioned for this post-primacy reality. To deflect this task would be to miss an exceptionally rare chance not only to be present at the creation of a new order but to be prepared for it.”

차기 미국 행정부는, 정책 결정자들이 2차 세계대전 종전 이래로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수준의 ‘대전략적 백지 상태(tabula rasa)’를 물려받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는 미국의 영향력에 대한 전 세계의 수요가 상당히 탄탄하게 유지되어 왔지만, 2029년 들어설 어떤 정당의 미국 대통령도 과거 대통령들이 그랬던 것처럼 신뢰와 협력의 구조를 설계해낼 수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한편 세계는 계속해서 격동하고 있으며, 동맹국, 파트너, 적대국들 모두가 향후 미국 대통령의 선택지를 제약할 수 있는 중대한 결정을 내리고 있다. 워싱턴은 이제 ‘패권 이후(post-primacy)’의 현실에 맞는 전략을 필요로 한다. 이 과제를 회피하는 것은,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는 역사적 순간에 단지 ‘참여’할 기회를 잃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준비된 상태’로 참여할 수 있는 아주 드문 기회를 놓치는 것이기도 하다.

🤨 이대로 믿어도 될까?

1️⃣ 트럼프의 국제질서 파괴가 진짜 핵심적인 문제인가?

기사는 트럼프 시대 이후 미국 외교의 복원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제로베이스 전략’을 제안합니다. 하지만 애초에 미국의 일방주의와 과잉개입이 초래한 구조적 피로를 ‘트럼프 탓’으로만 돌리는 건, 보다 근본적인 자기반성이 부족한 태도 아닐까요?

2️⃣ 미국은 정말 ‘새로운 질서’의 창조자가 될 수 있는가?

글은 ‘새로운 전략 질서 창조’의 기회를 이야기하지만, 현실은 미국이 동맹국들 사이에서조차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대외신뢰, 국내 민주주의, 경제 회복력 모두 흔들리는 가운데, 미국은 과연 다시 세계의 ‘설계자’가 될 수 있을까요?

3️⃣ ‘가치’ 대신 ‘이익’을 택하겠다는 전략, 외교적 실용인가 도덕적 후퇴인가?

저자들은 미국이 민주주의와 인권 같은 전통적 가치보다 실용적 이해관계에 기반한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하지만 이는 권위주의 국가들과의 전략적 타협을 정당화하고, 미국의 도덕적 리더십을 스스로 포기하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요?

4️⃣ ‘제로베이스 전략'은 유연한 개혁인가, 책임 회피의 언어인가?

기사는 기존 외교노선을 과감히 버리고 새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이는 지난 수십 년간 쌓인 외교 실패의 책임을 지우는 언어일 수도 있습니다. 전면적인 전략 백지화가 필요한 것인지, 아니면 실패의 원인을 정확히 복기하는 일이 먼저인지 살펴야 하지 않을까요?

😊 함께 읽으면 좋겠다!

Trump’s new version of Oval Office meetings has rattled some foreign leaders (CNN, Jul 6, 2025)

트럼프 대통령 2기 들어 백악관 집무실에서 외국 정상을 대하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2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공개 설전 이후, 외국 정상들은 트럼프와의 만남이 외교적 기회가 아닌 모욕의 장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마치 리얼리티 쇼처럼 진행되는 회담에서 트럼프는 때로 상대를 공개적으로 질책하거나, 정치적 메시지를 위한 연출을 가미하며 분위기를 긴장시킵니다. 외교관들은 이를 “외교적 트롤링” 혹은 “TV 쇼 같은 외교”라고 표현하고, 절대 트럼프의 말을 카메라 앞에서 반박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합니다.

전임 행정부 시절의 외교 의전은 상호 존중과 전략적 협력의 장이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개인적 접근과 충성도에 기반한 ‘왕실 스타일’ 운영으로 변화했고, 대통령과 직접 대화하지 않으면 요청은 무의미해졌습니다. 정상회담은 전략적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유일한 기회이지만, 그 자리에서 트럼프의 기분이나 즉흥적 판단에 따라 외교 성과가 좌우되는 구조로 변했습니다. 리투아니아 외교장관은 이를 “알파 수컷 리더 연출 무대”라고 표현하며, 각국은 이제 회담을 TV 화면용 무대라고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외국 정상들은 위험을 감수하고 트럼프와의 만남을 택합니다. 작은 국가는 직접 메시지를 전달할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를 위해선 트럼프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 ‘외교적 유도술’, 일종의 아부, 그리고 예상치 못한 공격에 대비하는 유연함이 필요합니다. 트럼프는 종종 즉흥적이고 비정형적인 결정을 내리며, 그의 관심을 얻기 위해선 상대국도 유연한 접근을 택해야 합니다. 트럼프와의 외교는 그야말로 ‘최고 권력자를 상대로 하는 예측불허의 외교전’이 되었습니다. 🏛️🎭📺

지금까지 트럼프 이후의 미국과 외교전략 재편에 대해 다룬 Foreign Affairs 2025 Jul/Aug 호의 Absent at the Creation? 를 살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