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없는 세계, 과연 질서는 유지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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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훑어보는 국제정세] 5월 넷째주 목요일 리포트

Order Without America :

How the International System Can Survive a Hostile Washington

🌁 어떤 배경이 있나요?

🇺🇸 트럼프 2기, ‘미국 중심주의’의 귀환

2025년 1월, 도널드 트럼프가 다시 백악관에 들어섰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4년 전과는 다릅니다. 더 조직화되고, 더 빠르며, 더 노골적인 ‘미국 우선주의’가 돌아온 것이죠. 취임 직후부터 트럼프 행정부는 WHO와 파리기후협약을 다시 탈퇴하고, 국경 통제를 강화하며, 전 세계를 향해 ‘관세 폭탄’을 예고했습니다. 이른바 “제2차 미국 혁명”이라 불릴 정도로, 미국은 이제 더 이상 ‘글로벌 리더’가 아니라, ‘자국만의 길’을 가는 국가로 스스로를 규정하고 있는 셈입니다.

특히 트럼프 2기는 단순히 외교 스타일의 변화가 아니라, 국제질서 자체를 흔드는 구조적 전환을 유발하고 있어요. 미국 주도의 규칙 기반 질서를 설계했던 주체가 스스로 그 틀을 거부하고 있는 지금, 나머지 세계는 어디로 향할까요?

🇪🇺 유럽, 독자적 길을 걷다

미국이 기존의 국제기구와 다자주의 질서를 외면하면서, 유럽연합(EU)은 ‘전략적 자율성(strategic autonomy)’이라는 이름 아래 독자적 외교노선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에 있어, EU는 미국과 달리 인권 중심의 접근을 강화하고, 이스라엘과의 연합 협정 재검토를 선언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문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의 지원이 정치적 변수에 따라 흔들리는 상황에서, EU는 지속적인 재정 및 안보지원을 통해 주도권을 강화하려 하고 있죠.

뿐만 아니라, EU는 중국과의 관계 재설정, 인도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심화 등 전통적인 ‘미국 중심 축’에서 벗어나기 위한 외교적 다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 중입니다. 트럼프의 귀환이 오히려 유럽의 독립외교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역설적인 효과를 낳고 있는 셈이죠.

🌏 다극화의 문을 여는 신흥 협력 네트워크

흥미로운 건 유럽뿐만이 아닙니다. 미국의 ‘탈글로벌화’ 흐름 속에서, BRICS를 중심으로 한 신흥국들의 다자협력 체제도 주목받고 있어요. BRICS는 자국 통화 중심의 무역, 신개발은행(NDB), 비상대비기금(CRA) 등 미국 중심의 금융질서에 대한 대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으며,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같은 중국 주도의 기구들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남남협력(South-South Cooperation)도 활발히 전개되며, 개발도상국 간의 자원 공유와 정책 교류가 더욱 구조화되고 있죠. 이들은 더 이상 ‘비동맹’이나 ‘제3세계’라는 이름 아래 방관자에 머물지 않습니다. 미국의 일방주의가 만들어낸 외교적 공백을 메우는 대안적 축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결국, 트럼프 2기의 외교정책은 미국 중심의 단극 체제를 흔들며,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과 비서구권의 연대 강화라는 두 개의 물결을 동시에 촉발시키고 있어요.

🤔 그렇다면, 정말 미국 없는 세계도 가능할까?

이번 기사는 미국 없는 세계가 현실화될 수 있는지에 대해 체계적으로 답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후퇴가 곧 혼란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것, 그리고 ‘탈미 다자주의’라는 새로운 국제질서의 가능성이 어떤 모습으로 떠오르고 있는지를 깊이 있게 보여주죠. 함께 읽어볼까요? 🌍

👨‍🏫 저자는 어떤 사람인가요?

나이리 우즈 (Ngaire Woods)

나이리 우즈는 국제정치경제와 글로벌 거버넌스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이자, 옥스퍼드 대학교 블라바트닉 공공정책대학원(Blavatnik School of Government)의 창립 학장입니다. 그녀는 국제기구의 역할, 글로벌 경제의 불균형, 개발도상국의 참여 문제 등 복잡한 국제 질서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주제들을 연구해왔어요.

뉴질랜드 출신으로, 로즈 장학생 자격으로 옥스퍼드에 진학해 국제관계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이후 옥스퍼드와 하버드에서 강의하며 학계에서 빠르게 입지를 다졌습니다. 2010년대 초 옥스퍼드에 공공정책대학원을 설립하며, 차세대 글로벌 리더를 위한 교육기관을 만든 주역으로 꼽혀요.

그녀의 대표 저서 The Globalizers, The Politics of Global Regulation 등은 IMF와 세계은행 같은 국제기구가 어떻게 권력을 행사하고, 개발도상국과의 관계를 조율하는지를 비판적으로 분석한 작업으로, 국제개발과 글로벌 거버넌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습니다.

또한 세계경제포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유엔, G20 등 여러 글로벌 무대에서 자문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BBC 등 주요 미디어를 통해 대중과의 소통도 활발히 이어가고 있어요.

✅ 그래서 3줄 요약은?

1️⃣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동맹 경시, 국제기구 탈퇴, 다자주의 거부 등으로 미국 주도의 전후 국제질서를 흔들고 있으며, 세계는 더 이상 미국에 의존할 수 없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2️⃣ 하지만 유럽, 일본, 글로벌 사우스를 포함한 주요 국가들은 기존 제도들을 유지하거나 대안을 구축하며, 미국 없는 국제 협력을 통해 안정과 공동 이익을 도모할 수 있는 여지를 보여주고 있다.

3️⃣ 저자는 미국의 후퇴가 곧 혼란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다양한 국가들이 주도하는 ‘탈미(脫美) 다자주의’가 새로운 국제질서의 가능성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 뭘 말하고 싶은 건데?

🏛️ 미국 없이도 세계질서는 돌아갈 수 있다면?

이 글의 출발점은 무척 현실적인 질문에서 시작합니다. “미국이 빠지면 국제질서는 망가질까요?” 트럼프 행정부 시기, 미국은 세계은행이나 IMF에서 손을 떼고, G7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며, 기후 협약에서 탈퇴할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그런데 저자는 그 상황을 ‘세계의 종말’로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미국이 일부러 질서의 중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면, 나머지 나라들이 새로운 구조를 설계할 수 있는 정치적 공간이 열리는 것이라고 보죠.

사실 지금도 미국 없는 협력이 여기저기서 실험 중입니다. 브릭스는 자체 개발은행을 만들었고, 유럽은 미국 눈치도 보지 않고 탄소세나 AI 규제 같은 글로벌 표준을 만들고 있습니다. 아시아에선 RCEP이 미국 없이도 가장 큰 무역협정을 체결했고, 중남미와 아프리카도 지역기반 금융 플랫폼을 확장하고 있죠. 물론 미국 없는 질서가 완벽하다는 건 아니지만, 미국이 있어야만 질서가 작동한다는 전제가 더 이상 당연하지 않다는 점, 이게 저자의 핵심 메시지입니다.

🤝 ‘패권국 없는 다자주의’, 상상만은 아니다?!

우리는 흔히 국제질서를 패권국이 ‘만들고 지키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저자는 그건 반쪽짜리 진실이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역사에는 한 나라가 주도하지 않아도 꽤 안정적으로 유지됐던 협력 시스템이 존재했거든요. 19세기 유럽의 비엔나 체제는 물론이고, 20세기 후반의 유럽연합, 그리고 지금의 기후 협약이나 무역 협정들까지, 많은 국제 규범은 ‘공통된 이해’가 있을 때 자발적으로 유지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의 다자 협력은 미국을 ‘중심축’으로 삼지 않는 방향으로 조용히 진화 중입니다. 유럽은 미국과 별개로 AI, 환경, 데이터 보호 등에서 독자 기준을 설정했고, 중국은 AIIB와 일대일로로 대안적 금융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죠. 중견국들 역시 미국 없이 소다자 협력을 구성하며, 분야별 협치 모델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흐름은 ‘미국 없이도 돌아가는 세계’를 위한 실험이자, 미국 중심 질서에 대한 자연스러운 보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미국 없이 재편되는 세계질서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기구를 무시하거나 탈퇴한다고 해서 반드시 그 기구들이 무너지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지금까지 과도하게 미국에 의존해 왔던 국제기구들이 스스로를 재정비할 기회일 수도 있습니다. 세계은행이나 IMF는 이미 유럽, 일본, 중국 같은 다른 주요국들의 지분을 재조정하고, 개발재원을 분산시키려는 논의를 시작했거든요. 미국이 기여를 줄이거나 발을 빼면, 다른 국가들이 더 큰 역할을 맡는 계기가 될 수도 있는 거죠.

그렇게 되면 ‘포스트-미국’ 세계는 단순히 미국을 빼고 재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다극적이고 유연한 새로운 질서로 진화할 수 있습니다. 위기는 늘 새로운 기회를 낳는 법이니까요. 유럽이 주도하는 기후금융, 일본과 호주의 공급망 협력, 중국의 개발금융 확대, 그리고 한국 같은 중견국의 기술표준 외교—이 모든 요소들이 결합되면, 미국이 빠진 공간은 충분히 메워질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움직임이 얼마나 빠르고 의지 있게 실행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 질서는 강자가 아니라 필요한 자들이 만드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제 발로’ 나가겠다는 상황은 세계에 분명 부담입니다. 특히 G7이나 G20 같은 글로벌 거버넌스 포럼은 미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면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죠. 그래서 저자는 말합니다. 이제는 다른 나라들이 실질적 구조 조정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요. 예를 들어 프랑스, 독일, 일본, 인도 같은 국가들이 G7의 대안을 만들고, 유럽연합과 아시아권이 손잡고 ‘G9’이나 ‘G12’ 같은 새로운 다자 포맷을 실험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변화는 단지 형식이 아니라 내용에서부터 시작돼야 합니다. 탄소중립 표준, AI 규제, 공급망 안정화, 디지털 세금 같은 구체적인 의제들을 중심으로 협력을 구성하고, 미국이 없더라도 ‘돌아가는’ 구조를 미리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죠. 결국 질서는 가장 목소리 큰 나라가 만든다기보다, 그 질서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나라들이 만들어나가는 것이라는 점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 미국이 떠난 뒤, 그 자리를 누가, 어떻게 채울 것인가?

이 글이 묻고 있는 건 아주 단순합니다.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등을 돌렸을 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미국이 나가면 질서가 사라진다는 전제는 생각보다 무책임한 관성일 수 있습니다. 국제질서는 결국 ‘누가 주도하느냐’보다 ‘누가 끝까지 남아 있으려 하느냐’에 달려 있거든요.

그래서 마지막 질문은 이렇습니다. “미국이 없는 세계를 두려워만 할 건가요, 아니면 우리가 원하는 세계를 직접 만들 건가요?” 질서는 힘에서 시작될 수도 있지만, 끝까지 유지되는 건 결국 ‘필요’와 ‘의지’입니다. 그리고 그 의지를 누가 보여줄지—이제는 우리가 답할 차례입니다.

📖 읽은 티는 내보자!

아예 안 읽기는 애매하다고요? 기사의 중요 부분을 발췌해 드릴게요! 😆

🌳 미국 없는 세계질서, 정말 정글이 될까?

“By renouncing U.S. leadership, the Trump administration appears to be marking the end of American primacy and benevolent hegemony. As the historian Robert Kagan and others have argued, in the absence of the American superpower, a chaotic jungle may emerge. Of course, it is possible that the Trump administration could use raw power to undermine global stability and enable the United States, China, Russia, and others to carve out their own spheres of influence. In such a world, wars might be more frequent, and previous close allies of the United States, whether in Europe or Asia, could be vulnerable to outright coercion. Yet it is not preordained that this kind of breakdown will occur. The old order may well be disappearing, but whether that leads to chaos and conflict also depends on the many other countries that have until now upheld the institutions on which it has rested.”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스스로 포기하면서, 미국의 패권과 ‘선의의 헤게모니’가 끝나는 전환점을 만들고 있는 듯하다. 역사학자 로버트 케이건 등은,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이 사라질 경우 세계는 혼란스러운 ‘정글’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가 막강한 권력을 활용해 국제 질서를 흔들고, 미국·중국·러시아 등이 각자 자기 영향권을 구축하려 들 가능성도 있다. 이런 세계에서는 전쟁이 더 자주 발생할 수 있으며, 미국의 오랜 동맹국들—유럽과 아시아 모두—이 노골적인 강압에 더 쉽게 노출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파국이 반드시 벌어질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과거의 질서가 무너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이 곧 혼돈과 충돌로 이어질지는 지금까지 그 질서를 떠받쳐온 여러 나라들의 대응에 달려 있다.

🏃 미국 없이도 협력은 가능하지만, 빨리 움직여야 한다!

“There are many ways that interstate cooperation can continue to be effective without U.S. leadership and even act as a restraining force on unilateral moves by Washington. But for that to happen, core members of the postwar order, including European countries, Japan, and other partners in Asia and elsewhere, must preemptively join together to reinforce cooperation with one another. They cannot afford to wait and see, with the risk that some might peel away. The Trump administration is moving fast to reset what the United States wants and bypassing long-established multilateral arrangements to get it. Other countries must move just as fast to protect and build on those structures, which they will need now more than ever.”

미국의 리더십 없이도 국가 간 협력은 여전히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으며, 오히려 미국의 일방주의적 움직임에 제동을 거는 역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전후 질서를 이끌어온 핵심 국가들—유럽, 일본, 그리고 아시아와 기타 지역의 주요 파트너들—이 선제적으로 협력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뭉쳐야 한다. 누가 먼저 움직이길 기다리거나 상황을 지켜보기만 한다면, 일부 국가들이 이탈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의 목표를 재정의하며 오래된 다자체제를 우회하고 있다. 따라서 다른 나라들 또한 그 협력 구조를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해 지금보다 더 빠르고 단호하게 행동에 나서야 한다.

☄️ ‘탈달러의 세계’, 트럼프가 부추기고 있다

“For one thing, many countries now have substantial foreign exchange reserves, which offer insurance against external shocks and can provide foreign currency to their own banks if they come under stress. By the end of 2018, total foreign currency reserves held globally had increased tenfold compared with 18 years earlier; two-thirds of those reserves were held by emerging and developing countries. Moreover, in building these reserves, many countries are relying less on the U.S. dollar. The proportion of foreign exchange reserves held in dollars has declined from around 71 percent in 1999 to 57 percent in 2024, as countries seek yields in easy-to-trade currencies such as the Australian dollar, the Canadian dollar, Chinese renminbi, South Korean won, the Singaporean dollar, and the Nordic currencies. The shift away from U.S. dollars could rapidly accelerate if the Trump administration acts on a trade policy document written by the economist Stephen Miran shortly before he became a senior adviser to the president, which appears to endorse the idea of forcing foreigners to convert their five- and ten-year U.S. Treasury bonds to 100-year securities bearing low interest rates; or on White House adviser Robert Lighthizer’s suggestion that the United States tax foreign purchases of U.S. treasuries. A world that depends less on the dollar and less on the IMF is a world in which a unilateralist United States will have less influence.”

먼저, 많은 국가들은 지금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갖고 있으며, 이는 외부 충격에 대한 보험 역할을 하고 위기 상황에서 자국 은행에 외화를 공급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2018년 말 기준으로 세계 전체 외환보유액은 18년 전보다 10배 증가했으며, 그 중 3분의 2는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이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이런 외환보유고를 구축하는 데 있어 미국 달러에 대한 의존도는 점점 줄고 있다. 외환보유액 중 달러화 비중은 1999년 약 71%에서 2024년에는 57%로 감소했다. 각국은 호주 달러, 캐나다 달러, 중국 위안화, 한국 원화, 싱가포르 달러, 북유럽 통화 등 거래가 쉬운 다른 통화에서 수익을 추구하고 있다. 이러한 탈달러 흐름은, 트럼프 행정부가 경제학자 스티븐 미란이 작성한 정책 문서를 근거로 외국 보유 미국 국채를 100년짜리 저금리 채권으로 강제 전환하려 하거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가 제안한 ‘외국의 미 국채 구매에 세금 부과’ 방안을 실행에 옮길 경우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 달러와 IMF에 덜 의존하는 세계는, 곧 일방주의적 미국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세계를 의미한다.

🌎 멀어지는 미국, 다가오는 중국, 다자주의의 새 판

“But the Trump administration is now relinquishing its influence over the multilateral system, preferring instead to handle countries one by one, transaction by transaction. In so doing, it is thrusting China to the fore, and Beijing seems well prepared. It has quietly increased its role in multilateral agencies, becoming the third-largest shareholder in the IMF and the World Bank. And it has seized opportunities to publicly advocate for the World Health Organization and the World Trade Organization at a time when the United States has shown antagonism toward both. Like all powerful states, China relentlessly pursues its own national interests and participates in multilateral institutions as the best way to secure those interests in the long term. For other countries, this coincidence of self-interest and multilateralism—previously a defining characteristic of U.S. hegemony—is vital for sustaining international cooperation. Of course, it also raises the question of whether China in turn will become hegemonic. The answer to that will depend on how actively other countries press for and act on their own demands for cooperation.”

트럼프 행정부는 이제 다자체제에 대한 영향력을 스스로 내려놓고 있으며, 국가들을 일대일, 거래 중심으로 상대하려 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중국이 그 자리를 빠르게 메우고 있고, 준비도 잘 되어 있는 모습이다. 중국은 IMF와 세계은행에서 세 번째로 큰 주주가 되었고,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무역기구(WTO)에 대해 미국이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는 틈을 타, 이 기구들을 옹호하는 역할까지 맡고 있다. 다른 강대국들과 마찬가지로 중국도 자국의 국익을 집요하게 추구하며, 장기적으로 이를 확보하는 수단으로 다자기구 참여를 활용하고 있다. 다른 나라들 입장에서도, 자국 이익과 다자주의가 일치하는 이 구조—과거 미국 헤게모니의 핵심 특성이기도 했던—는 국제 협력을 지속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 물론 여기에는 ‘중국이 새로운 패권국이 될 것인가’라는 질문도 따라온다. 그 답은 결국, 다른 나라들이 협력에 대한 자신들의 요구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행동에 옮기느냐에 달려 있다.

🤨 이대로 믿어도 될까?

1️⃣ 미국의 이탈이 정말 다자질서 강화로 이어질 수 있을까?

기사는 미국의 급격한 후퇴가 유럽, 아시아 국가들의 자율적 연대를 촉진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갑작스러운 리더십 공백은 혼란과 세력 공백을 먼저 초래할 가능성이 큽니다. 과연 미국 없는 국제질서는 안정적인 새로운 질서로 전환될 수 있을까요?

2️⃣ 미국 동맹국들, 과연 하나의 정치적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

유럽, 일본, 한국 등 미국의 전통적 동맹국들이 공통의 위협을 인식하더라도, 정치 체제, 외교 전략, 국내 여론은 제각각입니다. 이런 이질적인 국가들이 정말 ‘집단적 대응’이라는 하나의 행동으로 수렴할 수 있을까요?

3️⃣ 미국 없는 개발 질서, 중국의 영향력을 오히려 키우는 건 아닐까?

미국의 탈퇴가 세계은행이나 IMF의 구조 개편을 유도할 수는 있겠지만, 그 공백을 중국 주도의 개발금융이 메우게 될 가능성도 큽니다. 이런 상황이 오히려 중국의 구조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을까요? 그리고 만약 중국 중심의 세계가 펼쳐진다면, 안정성이 유지될 수 있을까요?

4️⃣ 새로운 G9 또는 G12 체제, 미국의 방해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

기사에서는 ‘미국을 제외한’ 새로운 국제협의체 구성을 제안하지만, 미국이 이를 견제하거나 내부 분열을 유도할 경우 현실적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과연 이런 시도들이 미국의 정치적 훼방에 흔들리지 않고 지속될 수 있을까요?

😊 함께 읽으면 좋겠다!

The Guardian view on the US, China and the rest: Trump is opening doors for Xi (The Guardian, Feb 17, 2025)

트럼프 대통령의 복귀는 미국의 전통적 동맹국들에게는 악몽, 중국에게는 기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중국도 무역전쟁을 반기진 않지만, 트럼프의 관세 공세에 가장 잘 대비한 국가로 평가되며, 양국 모두 협상 여지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동시에 트럼프가 콜롬비아·파나마 등 중남미 동맹국들을 압박하면서, 중국은 외교 공백을 파고들고 있죠. 특히 미국이 원조를 끊고 압박을 강화하는 틈을 타 중국은 자국 인프라 투자와 대출을 무기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모습입니다. 다만 지역 파트너십보다는 금융 중심 접근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더 큰 문제는 아시아·아프리카·중동 등 미국의 전통적 영향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대한 지원 삭감, 해외 뇌물금지법의 집행 중단, 군사적 영토 확장 발언 등은 국제질서에 대한 미국의 무책임한 태도를 보여줍니다. 그 틈을 타 중국은 다자기구와 중위소득국가들 사이에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서방과 거리를 두려는 국가들에 더 매력적인 파트너로 떠오르고 있죠. 물론 중국 역시 ‘늑대전사 외교’를 강화하며 압박 외교를 펴고 있어, 많은 나라들은 미·중 어느 쪽도 쉽게 신뢰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트럼프 시대의 미국은 세계를 흔들고 있고, 그로 인해 중국은 예상보다 더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

U.S. WHO Exit Could Expand China’s Influence (Think Global Health, Jan 30, 2025)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 첫날, 미국의 WHO 탈퇴를 전격 선언했습니다. 그는 WHO가 중국의 부당한 영향력을 받고 있고, 미국이 과도한 재정 부담을 지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죠. 하지만 이 결정이 중국이 WHO를 포함한 글로벌 보건 거버넌스에서 입지를 넓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중국은 자금 지원은 최소화하면서, 보건 실크로드·아프리카 개발 지원·WHO 내 인력 배치 같은 방식으로 영향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돈 많이 낸다고 힘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중국식 전략이 작동하고 있는 셈이죠.

중국은 이미 다자기구보다 양자지원 중심 전략을 선호하고 있고, 미국이 비운 WHO 자리도 굳이 돈으로 채우기보다는 인력·외교·연계 사업으로 채워나가는 중입니다. 트럼프의 국제기구 철수는 역설적으로 중국의 G2 구상에 날개를 달아주는 셈입니다. 지금 중국은 WHO만 보는 것이 아니라, 아예 보건 국제 질서 자체를 재편하려는 포석을 두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미국이 물러서는 사이, 게임의 규칙이 바뀌고 있습니다. 🌍💉🇨🇳

지금까지 미중경쟁과 미국 없는 세계 질서의 재편에 대해 다룬 Foreign Affairs 2025 May/Jun 호의 Order Without America 를 살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