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는 왜 초강대국이 되지 못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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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훑어보는 국제정세] 7월 셋째주 화요일 리포트

India’s Great Power Delusions :

How New Delhi’s Grand Strategy Thwarts Its Grand Ambitions

Foreign Affairs (2025 Jul/Aug), India’s Great Power Delusions,

Illustration by Matt Rota

🌁 어떤 배경이 있나요?

📌 인도는 여전히 ‘제3의 길’을 걷고 있는가

1947년 독립과 함께 출발한 인도는 오랫동안 ‘비동맹’이라는 외교 전략으로 세계 정치 무대에서 독자적 행보를 이어왔습니다. 냉전 시기 미국과 소련 사이에서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으려 했던 이 노선은, 자주성과 중립성을 중시한 인도의 외교적 정체성을 상징했습니다. 하지만 냉전이 끝나고 세계 질서가 다시 요동치자, 인도는 더 이상 단순한 비동맹만으로 외교를 설명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후 인도가 택한 것은 ‘전략적 자율성’이었습니다. 강대국들과 적당히 친하게 지내되, 어디에도 휘둘리지는 않겠다는 태도입니다. 현재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총리는 이를 한층 진화시켜 미국과 손잡고 쿼드에 참여하면서도, 러시아와는 에너지 거래를 늘리고, 중국과도 실용적 관계를 유지합니다. 말하자면 ‘모두의 친구’를 지향하면서도 누구의 꼭두각시는 아니겠다는, 꽤나 복잡한 줄타기죠.

🧭 ‘힌두의 인도’가 의미하는 것

이런 역사적인 흐름 아래, 인도 내부에서는 전혀 새로운 정치적 흐름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힌두 민족주의의 확산입니다. 인도국민당(BJP)과 모디 총리는 ‘힌두트바’를 전면에 내세우며 인도 사회의 정체성을 재편하고 있습니다. 힌두교 중심의 가치관을 정치·문화 전반에 스며들게 하는 이 움직임은, 세속주의를 핵심 가치로 삼아온 인도 헌정 질서에 점차 균열을 가하고 있습니다.

정책적 차원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선명히 드러납니다. 무슬림을 배제하는 시민권법 개정, 종교 소수자에 대한 폭력, 비판적 언론과 시민사회의 위축은 인도가 겪고 있는 민주주의 위기의 징후로 해석됩니다. 역설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유권자를 가진 나라가 지금, 그 민주주의의 본질을 가장 크게 시험받고 있는 셈입니다.

🌐 강대국이 되고 싶은 나라, 강대국처럼 행동하고 있는가?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외교 무대 위의 인도는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합니다. 미국과의 안보 협력은 물론, 브릭스를 통한 중국과의 우주 협력까지, 다자 틀 속에서의 인도는 실로 ‘전방위 외교’를 펼치고 있습니다. 2023년 G20 정상회의를 자국에서 개최하며 ‘글로벌 사우스의 목소리’를 대변하려는 야심도 분명히 드러냈습니다. 누가 봐도, 이제 인도는 국제정치의 주변국은 아닙니다.

하지만 강대국은 단순히 크다고 강한 것이 아닙니다. 외교적 영향력을 유지하고, 세계 질서를 이끄는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그 기반에 신뢰와 정당성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인도 내의 민주주의 위기와 종교적 배제, 시민권 억압은 국제사회에서의 인도 위상을 제약하는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외교적으로는 ‘세계의 친구’를 자처하면서, 국내에서는 포용과 다양성을 제한한다면—과연 인도는 진정한 강대국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요?

🔎 그래서, 이제 인도의 향방은?

대외적으로는 전략적 자율성과 글로벌 강국으로의 도약, 그리고 대내적으로는 힌두 민족주의와 민주주의 위기—이 모든 키워드는 지금의 인도를 이해하기 위한 핵심 단서입니다. 인도의 선택은 단지 인도만의 미래가 아니라, 아시아 전체의 권력지형을 뒤흔들 수 있는 변수가 되었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이번에 소개할 기사는 중요한 통찰을 제시합니다. 과연 인도는 스스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으며, 세계는 그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요? 그리고, 진정한 ‘강대국’이 된다는 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지금부터 찾아보겠습니다! 🧠📘

👨‍🏫 저자는 어떤 사람인가요?

애슐리 J. 텔리스 (Ashley J. Tellis)

애슐리 J. 텔리스는 미국과 인도의 전략적 관계, 핵정책, 아시아 안보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널리 인정받는 외교·안보 전문가입니다. 현재 그는 카네기 국제평화재단(Carnegie Endowment for International Peace)의 Tata 전략문제 석좌(Tata Chair for Strategic Affairs)이자 선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며, 미중 전략 경쟁, 인도·중국·파키스탄 간 안보 균형, 미국의 아시아 정책 등을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텔리스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대통령 특별보좌관과 남서아시아 담당 국장을 지냈고, 국무부 정무차관 선임고문, 뉴델리 주재 미국 대사관 선임고문을 역임하며 미국-인도 민간 원자력 협정(U.S.-India Civil Nuclear Agreement)의 설계 및 협상에 핵심적 역할을 했습니다. 이 협정은 인도가 비NPT(핵확산금지조약) 가입국임에도 불구하고 국제 원자력 협력에 참여하게 된 역사적 전환점으로 평가받습니다.

그는 RAND 연구소에서 선임 정책분석가로 활동했고, 미 해군참모총장 자문위원, 미국외교협회(CFR), 전략연구국(NBR) 등에서 다양한 고위 자문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그의 대표 저작인 India’s Emerging Nuclear Posture, Atoms for War?, Balancing Without Containment 은 아시아 핵 억제 정책, 특히 인도·중국·파키스탄 간의 핵 균형 구조와 전략적 상호 억제 메커니즘을 정밀하게 분석한 연구로 높이 평가받고 있습니다.

✅ 그래서 3줄 요약은?

1️⃣ 인도는 미국의 지원 속에 경제력과 군사력을 키우며 강대국을 지향해왔지만, 전략적 자율성을 고수하며 동맹을 기피하고 다자외교에 집착하는 태도가 오히려 역내 영향력과 글로벌 위상을 제약하고 있다.

2️⃣ 중국과의 경제·군사 격차, 국내의 힌두 민족주의 확산과 민주주의 후퇴, 다자주의의 비현실성 등은 인도의 부상 가능성을 약화시키며, 미국과의 협력도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게 만들고 있다.

3️⃣ 저자는 인도가 스스로를 과대평가하며 미국과 거리 두기를 지속한다면,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진정한 협력 파트너로 성장하기 어려우며, 결국 미국도 인도에 대한 신뢰와 투자를 재고하게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 뭘 말하고 싶은 건데?

🧗‍♂️ 인도, 너 그 정도는 아니야

이 글은 인도의 ‘대국 전략’을 냉정하게 해부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인도는 지금 스스로를 과대평가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년간 인도의 부상을 돕기 위해 거의 모든 수단을 동원해 왔습니다. 민간 핵 협정부터 첨단 무기 공유, 방산 협력, 정보 제공까지 말이죠. 워싱턴은 인도를 미국의 전략적 동반자이자 중국 견제의 핵심 축으로 삼아왔죠. 하지만 인도는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애초에 인도는 미국이 생각하는 ‘전략 파트너’가 되기를 원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인도는 언제나 자율성을 중시해왔습니다. 미국과 협력은 하되, 동맹은 거부하고, 중국·러시아·이란과의 관계도 병행하면서 ‘모든 곳에 발을 걸치는’ 외교를 펼쳐왔습니다. 문제는 이 전략이 현실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이미 위대한 강대국이라는 착각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입니다. 인도는 세계가 다극체제(multipolarity)로 가고 있으며 자국은 그 중심 축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실제 역량은 아직 그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판단입니다.

📊 인도의 성장, 기대만큼 빠르지 않다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대국 중 하나입니다. 1991년 경제 개혁 이후 매년 6.5% 수준의 성장률을 유지해왔고, 인구도 늘고 있으며, 빈곤은 줄어들고 있죠. 하지만 저자는 강조합니다. 그 어떤 시기에도 인도는 중국처럼 ‘압도적인 속도’로 성장한 적이 없었다는 점을 말이죠.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40년 가까이 연평균 9% 가까운 성장률을 유지했고, 세계 제조업의 중심으로 떠오르며 외교·군사력까지 키워왔습니다. 반면 인도는 여전히 취약한 제조업, 낮은 R&D 투자, 부족한 인적 자본, 높은 보호무역의 벽 등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중국이 멈춘다고 인도가 따라잡는 게 아니다.” 인도가 중국을 따라잡으려면 향후 25년간 8% 이상의 고성장을 유지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오지만, 이는 역사상 한 번도 달성된 적 없는 목표입니다. 그마저도 중국이 2% 미만으로 멈춰 서 있을 때 이야기죠. 현실적으로 인도는 2050년쯤 GDP 기준 세계 3~4위 국가가 될 수 있지만, 여전히 중국·미국·EU와 같은 ‘전략적 메가파워’로 올라서기엔 역부족일 것이라는 게 저자의 냉정한 전망입니다.

🧭 다자주의를 외치지만, 누구의 편도 되지 않겠다?

인도의 대전략은 ‘다자화된 세계 질서’입니다. 단일 패권국(특히 미국)이 지배하는 세계는 불안정하며, 다양한 강대국들이 균형을 이루는 다극체제가 인도의 안보와 자율성을 보장한다고 믿죠. 그래서 인도는 미국과 협력하면서도 러시아·이란·중국과도 관계를 유지하고, 글로벌 사우스의 리더를 자처하면서 G7이나 NATO에는 발을 걸치지 않습니다. 이른바 ‘발은 다 걸치되,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 전략입니다.

이 전략은 이론상으론 유연해 보이지만, 실제론 어느 쪽에서도 신뢰받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미국과는 기후·무역·기술 규제·러시아 제재 등 거의 모든 다자 이슈에서 충돌하고, 중국과는 국경분쟁과 경쟁 구도가 해소되지 않으면서도 여전히 협력을 유지하길 원합니다. 이처럼 ‘어디에도 붙지 않겠다는 전략’은 장기적으로 자율성을 보장해줄 것 같지만, 오히려 의심을 사고 고립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 저자의 지적입니다. 특히 지금처럼 미국이 점점 더 거래적(realist) 외교로 기울어가는 시점에선, 인도는 “당신은 도대체 어느 편이냐?”는 질문에 답해야 할 수밖에 없습니다.

⚠️ 내부부터 흔들리는 인도, 세계를 리드할 능력이 있나

이 글에서 가장 날카로운 부분은 인도의 국내정치적 문제와 대외전략 사이의 연결고리입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과거의 인도는 가난했지만 자유로웠다. 오늘날의 인도는 부유해졌지만, 점점 덜 자유롭다.” 힌두 민족주의(Hindutva)의 부상, 소수자 차별, 사법과 언론의 위축, 정부 비판에 대한 탄압까지 이어지는 모든 흐름은 인도를 더 이상 자유주의 질서의 모범국이라 부르기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는 단지 ‘내부 문제’가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인도의 위상을 약화시키는 실질적 장애물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리더십은 단순한 GDP 수치나 인구가 아니라, 어떤 질서를 대표하느냐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민주주의의 가치, 다원주의, 종교적 관용, 개방성과 인권—이 모든 것이 인도의 부상을 ‘정당화’해주는 국제적 기반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인도는 그런 가치의 대표국이 아니라, 오히려 위협국처럼 보일 수 있다는 거죠. 특히 인도가 무슬림 소수자에 대한 탄압을 지속하거나 내부적 분열을 심화시키면, 이는 단지 국내 안정을 해치는 것이 아니라, 역내 안보를 위협하고, 인도-미국 관계를 약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언제까지 애매모호한 전략으로 버틸 수 있을까?

결국 이 글의 핵심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인도는 스스로를 강대국이라 여기지만, 실제로는 아직 그렇지 않다. 그리고 그 간극을 인정하지 않으면, 더 큰 좌절에 직면할 것이다.” 인도는 중국을 견제할 충분한 역량이 없고, 미국과의 동맹도 맺기 싫어하며, 자국의 정치 구조는 오히려 그 힘을 약화시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핵심 질문은 이렇게 요약될 수 있겠네요. 인도는 앞으로도 계속 ‘강대국 코스프레’를 하며 어느 쪽에도 발 담그지 않고 버틸 수 있을까? 아니면, 결국은 어느 쪽의 선택을 해야 할 날이 올까? 그리고 그날이 왔을 때, 인도는 준비되어 있을까요, 아니면, 이미 너무 많은 기회를 놓친 후일까요?

📖 읽은 티는 내보자!

아예 안 읽기는 애매하다고요? 기사의 중요 부분을 발췌해 드릴게요! 😆

📉 ‘중국 견제자’로는 아직 역부족!

“Although India has grown in economic strength over the last two decades, it is not growing fast enough to balance China, let alone the United States, even in the long term. It will become a great power, in terms of relative GDP, by midcentury, but not a superpower.”

지난 20년 동안 인도의 경제력이 성장하긴 했지만, 중국을 견제하기엔 충분하지 않다. 장기적으로 보더라도 미국은 말할 것도 없고, 중국과 균형을 이루기에는 성장 속도가 부족하다. 인도는 세기 중반쯤에는 상대적 GDP 기준으로 ‘강대국’이 되겠지만, ‘초강대국’은 되지 못할 것이다.

🌏 몸집은 커지는데, 입김은 생각만큼 안 센 이유

“India’s relative weakness, its yearning for multipolarity, and its illiberal trajectory mean that it will have less global influence than it desires even when it can justifiably consider itself a great power. Becoming the fourth (or possibly the third) largest economy in the world should herald a dramatic expansion of a country’s clout, but that will not be the case for India. Even by 2047—the centenary of its independence—it may still have to rely on foreign partners to ward off Chinese power. And because of its perennial discomfort with alliances, or even with close partnerships, securing external support could be challenging, especially as the United States grows more transactional in its foreign policy—and also if Washington comes to fear New Delhi as a competitor.”

인도의 상대적 약점, 다극체제를 향한 열망, 그리고 비자유주의적 경향은, 인도가 스스로를 ‘강대국’이라 정당하게 여길 수 있는 시점이 오더라도, 원하는 만큼의 글로벌 영향력을 갖지 못하게 만들 것이다. 세계 4위(혹은 3위)의 경제 대국이 되면 그 위상이 비약적으로 커져야 마땅하지만, 인도에게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2047년, 독립 100주년이 되는 해가 되더라도, 인도는 여전히 중국의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외국 파트너에 의존해야 할 수 있다. 게다가 동맹은 물론, 밀접한 파트너십조차 불편해하는 인도의 특성상 외부의 지지를 얻는 것도 쉽지 않을 수 있다. 특히 미국의 외교가 점점 더 거래적 성격을 띠게 되고, 워싱턴이 인도를 경쟁자로 인식하게 될 경우엔 더욱 그러하다.

🏭 제조도, 기술도, 인재도… 뭔가 부족한 인도

“To become a genuine peer of China, India would need to grow consistently at eight percent per year over the next 25 years while China grows at a glacial two percent. This is unlikely to happen. India has not developed a significant manufacturing sector (and probably will not because it lacks the requisite comparative advantage), clings to excessive protectionism that impedes exports, and invests too little in research and development. It lags in overall technological proficiency, despite having many excellent technology companies. It has not yet invested sufficiently in improving its large human capital.”

인도가 중국과 진정한 동급이 되려면, 향후 25년 동안 매년 8%의 성장을 지속해야 하며, 그 사이 중국은 2%의 느린 성장률을 보여야 한다. 하지만 그런 시나리오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 인도는 아직 중요한 제조업 부문을 육성하지 못했고(비교우위가 부족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러할 가능성이 높다), 수출을 가로막는 과도한 보호무역주의에 집착하고 있으며,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도 매우 부족하다. 우수한 기술 기업들이 다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기술 역량에서 뒤처져 있고, 방대한 인적 자본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에도 아직 충분히 투자하지 못하고 있다.

⚖️ ‘미국 의존 + 다극체제 추구’라는 묘한 전략

“Under multipolarity, India could end up worse off than it is under American unipolarity or than it might be under U.S.-Chinese bipolarity. As a result, India’s current approach—seeking continued American support for itself while promoting a multipolar system that would limit Washington’s power—is both counterproductive and unwise.

다극체제하에서 인도는 오히려 미국의 단극체제 아래 있거나, 미·중 양극체제 속에 있을 때보다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 그 결과, 현재 인도가 취하고 있는 전략—즉, 미국의 지속적인 지지를 구하면서 동시에 워싱턴의 영향력을 제한할 다극 시스템을 촉진하려는 접근법—은 비생산적이며 현명하지 못하다.

🤨 이대로 믿어도 될까?

1️⃣ ‘미국의 기대’에 부응하지 않는 인도는 비판받아야 하는가?

기사는 인도가 미국의 전략적 요청에 응하지 않을 경우, 관계 약화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우려를 제기합니다. 하지만 ‘미국이 원하는 방식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 반드시 문제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까요?

2️⃣ 인도의 민주주의가 ‘세계의 모범’이어야만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힌두 민족주의에 대한 비판은 정당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유민주주의의 모범사례로 남아야 하기 때문에’라는 이유로 비판을 정당화하는 건 미국 중심의 가치 외교 논리 아닐까요?

3️⃣ ‘중국을 넘을 수 있는가’라는 기준, 과연 타당한 평가 잣대인가?

기사는 인도가 중국에 비해 경제·군사적으로 뒤처졌음을 반복적으로 강조합니다. 하지만 인도는 미국에 맞서는 초강대국이 되려는 것이 아니라, 다극질서의 독립된 축으로 기능하길 원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중국을 넘느냐 못 넘느냐’라는 프레임 자체가 잘못된 건 아닐까요?

4️⃣ 인도는 정말 전략적 환상에 빠져 있는가, 아니면 미국이 스스로의 불편함을 투사하고 있는가?

기사 제목은 인도의 ‘대국 망상(great-power delusions)’을 지적하지만, 정작 인도는 다극적 질서를 지향하며 실리적 외교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과연 문제는 인도의 무리한 야망일까요, 아니면 미국의 불만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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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ia’s ‘new normal’ of perpetual war will damage its democracy (Al Jazeera, May 13, 2025)

지난 4월 22일, 인도령 카슈미르의 파헬감에서 무장 세력의 공격으로 수십 명이 사망한 ‘파헬감 학살’ 사건 이후, 인도 정부는 대대적인 군사 작전 ‘신두르 작전’을 개시했습니다. 이에 대한 국제적 중재로 미국이 주도한 인도-파키스탄 간의 휴전이 5월 10일 발표됐지만, 모디 총리는 12일 대국민 연설에서 이는 단지 일시적 중단일 뿐, 작전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집권 인도국민당(BJP)은 이를 계기로 ‘테러와의 전쟁’을 새로운 국가 정책의 기준으로 삼으며, 평화보다는 지속적 군사 대응을 통한 결속과 지지층 결집을 우선시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BJP는 힌두 민족주의 정당으로, 파헬감 학살 이후 사건의 책임보다는 복수와 민족 감정 고취에 집중했습니다. 피해자 유족조차 평화와 공존을 호소했지만, 정부는 이를 무시하고 무슬림과 카슈미르 주민을 적으로 규정하며 전국적으로 체포, 추방, 주거지 파괴 등 강경 대응을 이어갔습니다. 일부 방송은 사실 확인도 없이 파키스탄 항구가 파괴됐다는 오보를 내보냈고, BJP 지지층 사이에서 전면전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휴전 발표로 전쟁이 멈추자 지지층의 분노는 외무장관과 그 가족에게로 향했고, 반전 목소리를 낸 언론인과 시민들은 대규모로 SNS 차단을 당하거나 공격받았습니다.

이처럼 정부는 국민의 불안을 이용해 전시 정치를 일상화하고 있으며, 이는 인도 민주주의의 근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비판 여론은 억눌리고, 야당의 의회 소집 요구는 묵살되며 전쟁을 구실로 한 일방적 통치가 강화되고 있습니다. 총리의 “작전은 끝나지 않았다”는 발언은 사실상 정치적 반대와 소수자에 대한 침묵 강요를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고, 경제 위기조차 전쟁 탓으로 돌리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입니다. 표현의 자유와 정치적 다양성은 점점 좁아지고 있고, 인도의 민주주의는 영구적인 적과 전쟁이라는 프레임 속에 중단된 상태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

Are India-US Relations Entering a Difficult Phase? (The Diplomat, May 16, 2025)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지난 5월 10일 인도와 파키스탄 간의 ‘즉각적 휴전’을 중재했다고 발표하면서, 양국 간의 갈등 완화가 미국의 조정 결과라는 인식이 퍼졌습니다. 그러나 인도 외무부는 곧바로 이를 부인하며, “휴전은 양국 간 직접 합의된 사안이며, 제3자의 개입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인도 외무장관 자이샨카르는 파키스탄과의 모든 문제는 “철저히 양자 간 해결”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며, 미국 측의 중재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트럼프가 무역 협상을 지렛대로 휴전을 유도했다고 주장한 것과 달리, 인도는 어떤 회담에서도 무역이 논의된 적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외교적 해프닝을 넘어, 인도-미국 관계의 뿌리 깊은 균열 가능성을 드러냅니다. 특히 트럼프가 과거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취한 ‘디하이퍼네이션(de-hyphenation)’ 정책, 즉 인도와 파키스탄을 별개로 다루겠다는 접근을 뒤집고 양국을 동일선상에 놓고 다루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은 인도 측에 큰 모욕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트럼프가 자국 내 강경 지지층을 겨냥해 ‘평화 중재자’ 이미지를 강조하려 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미국 국무부도 보도자료를 통해 자국이 휴전을 중재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해 인도 내 여론은 더욱 악화됐습니다. 이는 특히 카슈미르 문제를 둘러싼 국내 민감성과 맞물리며, 여권 지지층 사이에서 모디 총리의 지도력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는 여전히 무역 협상을 중단하지 않고 있습니다. 상호 관세 유예 기간이 6월 9일 종료되는 만큼, 피유시 고얄 상무부 장관은 예정대로 워싱턴을 방문해 협상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이는 인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주요 경제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인 조치입니다. 그러나 트럼프가 무역을 외교 지렛대로 삼고, 카슈미르 문제와 연계시키는 전략을 고수할 경우, 인도가 미국과의 관계에서 자율성을 지키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큽니다. 인도는 중국 견제라는 공통 전략 아래 미국과의 협력을 유지하고 싶어 하지만, 이번 사태는 양국 관계가 얼마나 쉽게 흔들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습니다. 🇮🇳🇺🇸💬

지금까지 인도의 대외전략과 그에 대한 제언을 다룬 Foreign Affairs 2025 Jul/Aug 호의 India’s Great Power Delusions 를 살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