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 만능주의’의 종언, 이젠 국가가 나설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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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훑어보는 국제정세] 6월 둘째주 화요일 리포트

The Post-Neoliberal Imperative :

Contesting the Next Economic Paradigm

Foreign Affairs (2025 May/Jun), The Post-Neoliberal Imperative

🌁 어떤 배경이 있나요?

💥 2008년 금융위기, 신자유주의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미국식 신자유주의 질서에 근본적인 의문을 던진 사건이었습니다. 금융 규제 완화와 시장 자율성, 정부 축소를 핵심 원칙으로 해왔던 신자유주의 모델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붕괴를 계기로 붕괴의 전조를 드러냈고, ‘시장근본주의의 종말’이라는 스티글리츠의 선언과 함께 ‘국가의 귀환’이라는 흐름이 세계 경제담론을 뒤덮었습니다. 과거에는 재정적자와 국가개입이 비효율의 상징이었지만, 이 시점부터는 위기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수단으로 재조명되기 시작했죠.

이후 세계 각국은 거대한 경기부양책을 단행하며 ‘작은 정부’로 대표되던 신자유주의적 경제정책을 포기하였으며, 미국 역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단지 그 변화의 경로가 항상 동일하지는 않았을 뿐입니다.

🌀 오바마부터 바이든까지: 다르게 움직였지만, 같은 방향이었다

오바마 행정부는 위기 대응의 일환으로 재정 확대와 금융 규제 복원을 단행하며 신자유주의로부터의 선회 신호를 보냈습니다. 오바마케어, 대형 경기부양책, 자동차 산업 구제와 같은 조치는 국가가 다시 경제에 개입해야 한다는 명확한 입장을 반영한 것이었습니다. 다만 그 접근은 실용적이고 점진적이었으며, 여전히 글로벌 자유무역 기조를 유지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에 들어서는 결이 전혀 다르고 급진적인 형태의 ‘포스트-신자유주의’가 나타났습니다. 트럼프는 시장의 자유보다는 국가의 경제 주권을 강조하며 보호무역, 관세 부과, 리쇼어링,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정책 등을 강하게 밀어붙였습니다. 이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 질서에 대한 정치적 반발이자, 경제적 민족주의에 기반한 통상 전략의 전환이었습니다. 글로벌 공급망 중심의 체계에서 미국 중심의 산업 복원으로 패러다임 자체를 전환하려는 시도였죠.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당시 트럼프와는 다른 국제주의적 태도를 내세웠지만, 실제 정책에서는 트럼프의 경제 기조를 상당 부분 계승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지원법(CHIPS Act)입니다. 이 법안들은 미국 내 생산을 유도하고, 중국을 견제하며, 공급망 재편을 추진하는 정책으로, 트럼프 시대의 보호주의적 산업정책의 연장선에 있었습니다.

결국 오바마는 ‘위기 대응적 개입’, 트럼프는 ‘국가주도적 통상 전환’, 바이든은 ‘전략적 산업정책’이라는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했지만, 세 대통령 모두 신자유주의적 원칙에서 일정 부분 이탈하며 새로운 경제정책의 방향을 실험하고 있었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 흐름이 단순한 정권 교체나 정당 성향의 차이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2008년 이후 미국이 직면한 구조적 현실—글로벌 금융위기, 중산층 붕괴, 중국의 부상, 국내 산업 쇠퇴—에 대한 정치적 적응의 결과였으며, 신자유주의 이후를 향한 미국의 체제적 조정이라 볼 수 있습니다.

🔮 그래서, 다음 시대는 어디로 가는 걸까?

이처럼 세 정권을 거치며 신자유주의는 점차 뒤로 물러났고, 그 자리를 대체하려는 새로운 패러다임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포스트 케인스주의는 분배 정의와 불평등 해소를 중시하며, 현대화폐이론(MMT)은 정부의 재정지출 능력에 대한 근본적 재해석을 시도하고 있죠. 물론 이들 이론은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있으며, 완성된 정책 대안이라 보긴 어렵습니다. 그러나 하나의 분명한 전환점은 지나왔습니다—이제 ‘작은 정부’와 ‘시장 만능’은 더 이상 미국 경제정책의 전제 조건이 아니라는 점에서 말이죠.

바로 이런 흐름에서 이번 기사는 지금 미국이 직면한 경제·정치적 전환의 본질을 조망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 기사가 신자유주의에 대한 맹목적 반대가 아닌, 민주주의 회복과 사회적 연대의 재구성이라는 더 큰 지향점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번 기사를 통해 오늘날의 경제정책에 대한 논쟁을 넘어, 우리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저자는 어떤 사람인가요?

제니퍼 M. 해리스 (Jennifer M. Harris)

제니퍼 M. 해리스는 국제경제와 지정학 전략 분야에서 미국 정부와 싱크탱크, 자선 활동을 넘나들며 폭넓은 경력을 쌓아온 정책 전문가입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와 국가경제회의(NEC)의 대통령 특별보좌관 및 국제경제 담당 선임국장으로 재직하며, 글로벌 최저 법인세 합의, 청정에너지 공급망, 녹색산업 육성 등 주요 경제·안보 과제를 총괄했습니다. 그 이전에는 국무부 정책기획국과 국가정보위원회(NIC)에서 지정학적 경제, 에너지 안보, 글로벌 시장 전략을 다루며 실무 경험을 쌓았습니다.

현재는 미국 청정에너지 및 산업정책 전환을 목표로 하는 자선단체 BuildUS의 공동 설립자이자 공동의장으로 활동 중이며, William & Flora Hewlett 재단의 Economy & Society Initiative 설립 책임자이기도 합니다. 해리스는 신자유주의적 접근에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며, 공공투자 확대, 반독점 강화, 포용적 성장 전략의 중요성을 꾸준히 제기해왔습니다. 특히 인프라법, CHIPS법,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연방정부 대규모 투자의 효과적인 실행을 위해 민관 파트너십과 지역 기반 전략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대표 저서인 『War by Other Means: Geoeconomics and Statecraft』(2016)를 통해 경제적 수단을 외교 전략의 핵심 도구로 활용하는 ‘지정학적 경제(geoeconomics)’ 개념을 체계화하였으며, 국제정치와 경제안보의 교차점을 새롭게 조명했습니다. 웨이크포리스트대학교에서 학부를, 옥스퍼드에서 철학석사(MPhil), 예일로스쿨에서 법학박사(JD)를 취득했으며, 로즈 장학생과 트루먼 장학생으로도 선정된 바 있습니다. 그녀는 현재도 New York Times, Foreign Affairs 등 주요 매체에 활발히 기고하며 미국의 경제국가 전략을 설계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그래서 3줄 요약은?

1️⃣ 지난 수십 년간 미국 경제를 지배해온 ‘신자유주의’는 불평등, 산업 공동화, 기후위기 대응 실패 등 구조적 문제를 낳으며 한계에 도달했고, 최근에는 민주·공화 양당 모두에서 이를 넘어서는 ‘포스트 신자유주의’ 흐름이 부상하고 있다.

2️⃣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은 시장의 힘만으로는 공정한 분배나 전략적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하며, 정부가 노동, 산업, 기술, 기후 등 핵심 영역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3️⃣ 저자는 ‘균형(balance)’과 ‘건설(build)’이라는 이중 과제를 중심으로 포스트 신자유주의를 설계해야 하며, 단순한 성장과 분배를 넘어 민주주의와 공동체 회복이라는 더 큰 목표를 향한 경제 비전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뭘 말하고 싶은 건데?

💥 신자유주의와 그 이후

이 글은 미국 경제 패러다임의 거대한 전환점을 정확하게 포착하고 있습니다. 지난 40년간 ‘정부는 시장에 간섭하지 말라’는 신자유주의가 미국의 정치와 경제를 지배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 공식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트럼프와 바이든이라는 매우 다른 두 대통령이 나란히 산업 정책, 반독점 규제, 노동조합 지지 같은 반(反)신자유주의적 정책을 펼쳤다는 사실만 봐도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걸 알 수 있죠. 저자는 이를 단순한 정책 변화가 아니라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 즉 ‘포스트-신자유주의’의 도래라고 선언합니다.

흥미로운 건, 이번 변화가 과거처럼 특정 정당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뉴딜식 개입경제는 민주당의 것이었고, 레이건의 신자유주의는 공화당이 주도했지만, 이번에는 양 진영 모두에서 변화의 흐름이 나옵니다. 민주당의 무역 회의론자와 공화당의 반월가 정치인이 한목소리를 내고, 미국인 다수가 산업 정책과 반독점 규제를 지지하고 있죠. 이 흐름은 단순한 이념 전환이 아니라, 미국인들이 지금의 자본주의가 자신들에게 유익하지 않다는 직관을 갖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신호입니다.

⚖️ 균형과 건설—새 시대의 경제 원칙

이 새 시대의 핵심 원칙은 두 단어로 요약됩니다. 바로 ‘균형(Balance)’과 ‘건설(Build)’입니다. 먼저 균형이란, 시장이 만들어내는 권력과 자원의 불균형을 국가가 적극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발상입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금융과 실물경제, 노동과 자본, 미국과 중국 간의 불균형이 너무 커졌기 때문에, 그걸 놔두면 자본주의 자체가 왜곡된다는 것이죠. 최근 인공지능으로 소비자별 가격을 조정한다는 서비스나, 노동자가 진통제를 먹어가며 일해야 하는 물류센터의 현실은 이런 왜곡의 극단적인 사례입니다.

하지만 균형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시장을 공정하게 만드는 것뿐 아니라, 정부가 아예 ‘무언가를 만드는’ 데 다시 뛰어들어야 한다는 두 번째 원칙, 즉 건설(Build)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주택, 청정에너지, 반도체, AI 인프라—이런 건 시장이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공공재적 성격이 강한 만큼, 정부가 ‘건설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얘기죠. 다만 저자는 동시에 경고도 합니다. 정부가 나설 때는 ‘100만 달러짜리 공중화장실’ 같은 낭비가 일어나지 않도록 능률성과 상상력도 함께 챙겨야 한다는 것, 이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말이죠.

📈 포스트-신자유주의? 성적표는 나쁘지 않았다!

물론 “이 모든 정책이 실제로 효과가 있었느냐?”는 질문이 따라붙습니다. 글에서는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성적표를 놓고 이견이 있다는 점을 소개하지만, 전체적으로는 “그래도 꽤 괜찮았다”는 평가로 정리됩니다. 인플레이션은 있었지만 대부분 공급망 문제나 에너지 충격 같은 외부 요인이었고, 미국은 다른 G7 국가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률을 회복했으며, 노동 시장도 역사적으로 가장 강한 수준으로 복원되었죠. 특히 저임금 노동자의 실질 임금이 크게 오른 점은 매우 주목할 만한 변화입니다.

더불어 ‘균형’이라는 원칙이 실제로 구현됐다는 점도 강조됩니다. 부의 편중이 일부 완화되었고, 대기업의 독점적 지위에 맞선 정책도 다양하게 시도되었습니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멉니다. 저자는 지금이 경제의 ‘전환기’이며, 이 단계에서 정책의 일관성과 상상력이 부족하면 포스트-신자유주의 역시 과거 패러다임들과 마찬가지로 중간에 좌초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즉, 이 실험을 성공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정치적 의지’와 ‘정책적 기술’ 모두가 필요하다는 말이죠.

🌐 세계 질서도 새롭게 짜야 할 때

글은 경제 패러다임 전환이 단지 국내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미국의 외교·통상 전략도 함께 바뀌고 있다는 것, 이게 아주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이제는 자유무역 만능주의에서 벗어나,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동맹국들과 함께 공급망을 재편하는 쪽으로 외교 정책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죠. 특히 청정에너지, 반도체, 희토류 등 전략적 산업에서 ‘친구들과 함께 하는 산업 정책’을 외교로 확장하려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한계는 존재합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제안한 글로벌 최저법인세, 지속가능한 철강 클럽(Green Steel Club) 구축, 인프라 투자 파트너십 등은 설계는 야심찼지만 실행력은 부족했죠. “제안은 좋은데, 행동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결국 미국이 진정한 포스트-신자유주의 시대의 리더가 되려면, 국내의 경제 실험을 글로벌 차원으로 확장하고, 그 실험에 동맹국들이 ‘공동 주주’로 참여할 수 있게 만드는 구조까지 설계해야 합니다. 이건 단지 무역 정책이 아니라, 미국의 리더십 재설정이 걸린 문제입니다.

❗새로운 경제구조는 우리 손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 글이 던지는 마지막 질문은 꽤 의미심장합니다. “시장은 알아서 굴러가게 두면 된다”는 믿음이 깨진 지금, 우리는 어떤 경제를 선택해야 할까요?” 저자는 말합니다. 정부는 단지 파이를 공정하게 나누는 데서 그쳐서는 안 됩니다. 파이를 어떻게 만들지, 그 재료는 무엇일지, 그리고 누구를 위해 구울지—그 모든 질문을 다시 던져야 한다는 것, 그게 지금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요.

시장은 많은 걸 해결해주지만, 결코 모두를 구원해주진 않습니다. 더 나은 자본주의, 더 공정한 사회, 더 의미 있는 공동체를 위해서는 정부와 시장, 개인과 공동체의 역할을 다시 설계하는 상상력과 결단력이 필요하겠죠. 이건 단지 경제학의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민주주의의 문제일지도 모릅니다.

📖 읽은 티는 내보자!

아예 안 읽기는 애매하다고요? 기사의 중요 부분을 발췌해 드릴게요! 😆

🌪️ 신자유주의의 몰락, 트럼프로부터 시작되었다

“But starting roughly a decade ago, neoliberalism began to lose its hold over American life—and over policymakers in Washington. For many Americans, “globalization” has become a dirty word, a phenomenon blamed for ills as various as inequality, the loss of industrial jobs, the risky ballooning of the financial sector, and the rise of geopolitical adversaries. U.S. leaders have strikingly rejected the assumptions of prior decades. President Donald Trump, in his first term, launched a salvo against neoliberal certainties. He evinced little interest in social spending cuts, imposed tariffs on foes and friends alike, professed sympathy for organized labor, and claimed to protect U.S. companies and workers from foreign competition.”

대략 10년 전부터 신자유주의는 미국 사회 전반, 그리고 워싱턴 정책 결정자들의 사고에서 영향력을 잃기 시작했다. 많은 미국인들에게 ‘세계화’는 이제 부정적인 의미를 담는 단어가 되었으며, 불평등, 제조업 일자리의 소멸, 금융 부문의 위험한 팽창, 지정학적 경쟁자의 부상 등 온갖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미국의 정치 지도자들은 과거 수십 년간 지배적이던 전제를 눈에 띄게 거부하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동안 신자유주의의 확신을 정면으로 공격했다. 그는 복지 지출 삭감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적국과 동맹국을 가리지 않고 관세를 부과했으며, 조직 노동에 일정 부분 공감한다고 밝히고, 미국 기업과 노동자를 외국 경쟁으로부터 보호하겠다고 주장했다.

⚖️ ‘포스트 신자유주의’는 말한다, 시장은 수단일 뿐!

“Post-neoliberalism’s proponents argue that markets tend to concentrate wealth and create power asymmetries. These imbalances create problems for individuals and for an economy as a whole, so it is government’s job to correct them. Otherwise, these imbalances can thwart competition, and before long, capitalism slides into corporatism, the domination of the economy by a handful of powerful groups. States have to manage the economy and ensure that imbalances don’t affect its proper functioning. Moreover, markets are not ends unto themselves, post-neoliberals say, but tools for societies to pursue worthy national aims.”

포스트 신자유주의를 지지하는 이들은 시장이 부를 집중시키고 권력 불균형을 낳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불균형은 개인에게도, 경제 전체에도 문제를 야기하며, 이를 바로잡는 것은 국가의 책무라고 본다. 그렇지 않으면 불균형은 경쟁을 저해하고, 자본주의는 곧 소수의 강력한 세력이 경제를 지배하는 ’기업주의적 구조(corporatism)’로 전락할 수 있다. 따라서 국가는 시장의 정상적 기능을 보장하기 위해 경제를 관리하고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포스트 신자유주의자들에 따르면, 시장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사회가 의미 있는 국가적 목표를 추구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 세계화의 속도를 조정하는 민주주의적 힘

“Alongside the global minimum tax, the Biden administration showed other signs of treating globalization not as an unalterable force of nature but as something shaped by policy choices. When autoworkers were organizing at Volkswagen and Mercedes plants in Tennessee and Alabama in June 2024, the White House warned Germany that German companies should not interfere with unionization votes in the United States. It brought new labor cases under the terms of the United States’ trade pact with Mexico and Canada, alleging harms to Mexican workers in sectors such as telecommunications, steel, and food production. Although small and halting, these steps showed that governments can reassert democratic control over the forces of globalization, but only by cooperating with others.”

글로벌 최저 법인세 논의와 더불어, 바이든 행정부는 세계화를 더 이상 ‘자연법칙처럼 피할 수 없는 힘’이 아니라, 정책 선택을 통해 조정 가능한 대상으로 다루고 있다는 신호를 여러 방면에서 보였다. 2024년 6월, 미국 내 테네시와 앨라배마 주의 폭스바겐과 메르세데스 공장에서 자동차 노동자들이 노조 결성을 시도했을 때, 백악관은 독일 정부에 ‘독일 기업들이 미국 내 노조 투표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또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 따라 멕시코의 노동권 침해 사례들—통신, 철강, 식품산업 등—에 대한 새로운 제소도 진행했다. 이 조치들은 아직 미약하고 더디지만, 정부가 세계화의 힘에 민주적 통제를 다시 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단, 그 통제는 다른 나라들과의 협력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 공화주의 없는 자유주의? 필연적으로 붕괴할 것!

“Liberalism and republicanism, then, are perhaps more codependents than competitors. Liberalism without republicanism fails to deliver on its aims of bolstering individual choice. It leaves larger questions of meaning unanswered and allows authoritarians to propose their own solutions. It neglects the extent to which people want a say in shaping the economic forces over their lives. In short, bringing liberalism and republicanism back into closer balance may be the key to saving liberalism.”

자유주의와 공화주의는 서로 경쟁하는 이념이기보다는, 오히려 상호 의존하는 관계에 더 가깝다. 공화주의가 없는 자유주의는 개인의 선택을 보호하려는 본래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게 된다. 그런 자유주의는 삶의 의미에 대한 더 큰 질문에 답하지 못하고, 그 빈틈을 권위주의자들이 채우게 만든다. 또한 사람들 스스로가 자신의 삶을 좌우하는 경제적 힘에 영향을 미치고 싶어 한다는 점을 무시하게 된다. 요약하자면, 자유주의를 구하려면 자유주의와 공화주의 간의 균형을 다시 회복하는 것이 핵심이다.

🤨 이대로 믿어도 될까?

1️⃣ 신자유주의는 정말 완전히 실패한 패러다임일까?

기사는 신자유주의가 불평등, 산업 공동화, 중국의 부상까지 초래한 주범처럼 그립니다. 하지만 1980~90년대 신자유주의적 정책이 저성장과 인플레이션을 해소하며 경제 회복을 이끈 것도 사실입니다. 구조적 전환기의 공과(功過)를 균형 있게 봐야하지 않을까요?

2️⃣ 트럼프식 무역정책, 이젠 새로운 상식이 되어야 할까?

저자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과 산업정책도 ‘포스트 신자유주의’의 일환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하지만 자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무역 보복과 일방주의적 접근까지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수용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할까요?

3️⃣ ‘국가의 역할 확대’는 정말 만능 해법일까?

시장은 한계가 있으니 국가가 더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은 명확합니다. 그러나 규제·보조금·공공투자의 확대가 언제나 효율적이고 공정한 결과를 낳는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시장의 왜곡 대신 국가의 실패를 초래할 가능성은 충분히 고려됐을까요?

😊 함께 읽으면 좋겠다!

Why CEOs are silent in the face of Trump’s destruction (The Washington Post, Jun 6, 2025)

한때는 정부 정책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던 미국의 CEO들. 하지만 지금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 전반을 흔들고 있음에도 대부분 침묵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기업이 강화된 관세, 불확실한 세금 체계, 정치적 위협에 직면하고 있지만, 공개적인 반발은 거의 없습니다. 왜일까요? 트럼프의 미국은 더 이상 예측 가능한 시장경제가 아니라, “한 사람이 가격을 정하는 가게”처럼 운영되고 있다는 게 이 기사의 분석입니다.

기업이 반대했던 재정적자 확대, 복잡한 세제, 특정 산업에만 유리한 규제들도 이번 정권에서는 그저 ‘정치의 일부’로 받아들여지고 있죠. 문제는 단순한 정책 비판을 넘어서, CEO들이 제3세계 독재자와 거래하듯 트럼프 대통령에게 ‘허가’를 받으러 가는 현실입니다. 저자는 이처럼 경제 전체가 정치화되고 비즈니스 리더들이 자율성과 원칙을 잃어버린 상황을 “침묵의 공모”라고 지적합니다. 이러한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은 과연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까요? 🏛️📉🗣️

Trump bill set to add trillions to US debt pile – can America stop it climbing? (The Guardian, Jun 7, 2025)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새 예산안이 수조 달러의 국가부채를 추가할 전망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버락 오바마, 트럼프 모두 후보 시절 “부채를 줄이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지만, 현실은 정반대였죠. 미국의 부채는 2008년 약 14조 달러에서 현재는 35조 달러를 넘었습니다. 월가에서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고, 무디스는 결국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하며 “현재의 재정정책으로는 이 추세를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어요.

경제학자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미국의 부채가 GDP 대비 134%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감세와 지출 확대를 밀어붙이고 있고, ‘부채 한도’는 그저 반복되는 정치 싸움의 소재가 되어버렸습니다. 프린스턴대 오언 지다 교수는 “말보다 정책을 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진짜 문제는 어느 정권이든 결국 ‘돌이키기 어려운 큰 실수’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죠. 과연 미국은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시점에 다다른 걸까요? 💸📉🇺🇸

지금까지 미국의 포스트-신자유주의적 경제정책을 다룬 Foreign Affairs 2025 May/Jun 호의 The Post-Neoliberal Imperative 를 살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