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 대한 세 가지 시선

2021.08.02 | 조회 642 |
0
|

한 겹의 음악

일상의 여러 순간에 깊이를 더해줄 음악을 소개합니다.

  여름휴가 팻말을 내건 가게들을 곳곳에서 마주치는 요즘. 나도 어디론가 떠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왕이면 먼 곳으로. 

 아득한 곳으로의 여행을 생각하면 맨 먼저 공항이 떠오르지만, 공항에는 꼭 여행의 설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수많은 이들이 오가는 만큼 공항 곳곳에 스민 각자의 이야기들은 저마다 각별한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Karminsky Experience Inc. - Departures

 공항엔 '출발'이 가득하다. 이륙을 준비하며 멈춰선 비행기들이나 분주히 오가는 사람들의 캐리어에서조차 낯설고 먼 곳에 대한 환상과 설렘을 읽을 수 있다. 비행기에서 내려 마주할 새로운 풍경과 냄새, 공기의 느낌을 상상하면 목적지가 어디든 상관없이 그저 멀리 떠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마음이 떨려온다.

Brad Mehldau - Airport Sadness 

 공항에는 슬픔도 있다. 그 슬픔은 먼 곳으로 떠나는 누군가와 작별하는 마음일 수도, 상처를 안고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홀로 날아가는 마음일 수도 있다. 혹은 짐 대신 외로움을 끌고 나와 덩그러니 앉아 있다가, 저마다의 목적지를 향해 또박또박 걸어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갈 곳 없이 서성이는 마음일는지도 모른다.  

Brian Eno - 1/1

 아니면 감정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먼발치에서 공항을 바라볼 수도 있다. 설렘과 기쁨, 슬픔과 외로움 같은 수많은 개인사를 지워낸 공항은 그저 하나의 커다란 추상이 된다. 각기 다른 크기와 모양의 수많은 점들이 끝없이 오고 갈 뿐인 공항의 모습에는 어떠한 이야기도 없다. 그렇게 공항은 고요해진다.   


*이주의 코멘트

  1. 다음 주엔 저도 한 주 쉬어갑니다:) (여름휴가)
  2. 첫 번째로 소개한 곡인 Karminsky Experience Inc. - Departures가 마음에 드셨다면 여름과 여유를 위한 음악들을 모은 저의 믹스테입 <Slow Hot Wind>도 들어보세요! 
  3. Airport Sadness가 수록된 Brad Mehldau의 앨범 <Places>엔 LA, 파리, 마드리드 등 다양한 장소에 대한 표현이 실려있습니다. 앨범 전곡을 다 들어보시길 추천합니다.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한 겹의 음악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 2024 한 겹의 음악

일상의 여러 순간에 깊이를 더해줄 음악을 소개합니다.

뉴스레터 문의 : glamgould@gmail.com

자주 묻는 질문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53길 8, 8층 11-7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