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에 있는 사람과 같은 언어로 대화하고 있나요?"

☁️곁에 있는 사람과 같은 언어로 대화하고 있나요?

그런 적 있지 않아요? 같은 단어, 문장을 사용하는 것 같지만 뭔가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 듯한 기분. 내 말을 듣고 내가 전하고자 했던 맥락을 이해한 건지,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답을 하고 있는 건지. 가끔은 가장 가까운 사람과 대화를 하면서도 무언가 자꾸 어긋나는 기분이 들기도 해요. '왜 이렇게 불편하게 들리지?', '내가 뭘 잘못 말한 걸까?', '내 이야기를 집중해서 들은 게 맞나?', '그게 아닌데 왜 저렇게 반응하지?' 등등. 오역된 말로 대화를 하는 기분이 들곤 하죠. 그럴 때면 이런 생각을 하곤 해요.

"우린 같은 언어로 말하고 있는 걸까?"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에서도 이런 다름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것처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말하고, 사랑을 표현하는 모습을 보여주죠. 예를 들면 이런 거죠. 너무 지쳐서 내 마음을 그저 털어놓고 싶었던 건데. "오늘 유난히 힘든 날이었구나? 안아줄게. 이리 와" 이런 답을 기대했던 나와 달리 "그렇게 힘들면 그만둬." 또는 "그러니까 쉴 땐 쉬어야지. 자라고 할 땐 안 자고 휴대폰만 하니까 힘들지." 더 하고 싶었던 말도 입을 꾹 다물게 되거나 "그거 아니거든! 나도 쉬는 거야. 그리고 누가 그걸 모른대!"라고 쏘아붙이고, 기분이 태도가 되어버리는 상황이 만들어지죠. 아마 그는 해결책을 주고 싶었을지도 몰라요. 공감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니까. 그의 생각에 있는 최선의 것을 꺼내어 말했을 텐데, 생각과 다른 반응에 '내가 뭘 잘못했지?'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요. 

반대로 그의 입장에서도 난감하고 답답한 여러 상황들이 있었을 거예요. 여자는 -모든 사람들이 그런 건 아니겠지만- 감정을 말로 풀어내며 해소하는 편이라면, 남자는 -이 또한 모든 사람들이 그런 건 아니겠지만- 감정이 격해지면 말을 줄이고 '동굴에 들어가는' 경향이 있다고 해요. 여자는 그 침묵을 단절처럼 느낄 수 있지만 남자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감정을 추스르기 위한 방식이라고 생각하죠. 우리는 이렇게 같은 사랑을 하면서 다른 언어로 말하고, 같은 마음이지만 다른 표현을 하죠. 

솔직히 저도 아직 많이 어렵더라고요. 남녀 간의 다른 언어뿐만 아니라 가족 간에서도 우린 이런 비슷한 경험을 할 거예요. 다양한 개성의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도요. 그 다른 언어가 종종 내 마음을 힘들게 하기도 하지만 '같은 마음', '같은 사랑' 이걸 떠올린다면 조금은 그의 언어를 오역하지 않고 번역해서 들을 수 있지 않을까요? 저부터 그럴 수 있도록 해봐야겠어요.

구독자 님은 곁에 있는 사람과 같은 언어로 대화하고 있나요?

📝오늘의 느린 질문

✉️ “곁에 있는 사람과 같은 언어로 대화하고 있나요?”
✉️ “나의 진심, 그의 진심은 서로에게 어떻게 들리고 있을까요?”

💬 구독자 님에게 전하는 말

관계란 이해와 오해의 차이인 것 같아요. 누구나 아는 말이겠지만 가장 어렵다고 생각하기도 해요. 서로가 같은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다면, 조금은 번거롭고 복잡하더라도 '오역'하기보다는 '번역'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여유를 가져보려고 해요. 조금은 느릴 수 있지만 그래도 진심은 서로에게 전달이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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