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LETTER
안녕하세요. 음악과 무용 공연 소식을 전해드리는 8월 셋째 주 위클리 허시어터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모두 여덟 편의 공연을 소개해드립니다. 음악 공연은 클래식이 네 편, 판소리가 두 편이고요, 무용 공연이 두 편입니다.
클래식으로는 피아노 앙상블 단체 더 피아니시모가 여성 작곡가들의 곡으로 꾸미는 정기공연 ‘여인의 향기 II’,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씨가 피아니스트 임동혁 씨와 함께하는 듀오 리사이틀, 피아니스트 손열음 씨가 고잉홈프로젝트와 함께하는 올림픽공연 파크콘서트, 이번 공연이 마지막 내한 무대가 될 마리아 조앙 피레스의 피아노 리사이틀을 준비했습니다.
판소리는 10주년을 맞은 국립창극단의 <변강쇠 점 찍고 옹녀>, 국립극단 ‘기획초청 Pick크닉’에 선정된 이자람 씨의 <노인과 바다>를, 무용은 국립무용단이 현대무용가 안애순 씨와의 첫 협업작으로 선보이는 <행 플러스 마이너스>, 유니버설발레단의 창단 40주년 기념 공연 <라 바야데르>를 소개합니다.
지역에서도 각양각색의 투어 공연이 올려지고 있으니 우리 지역 공연장에서는 어떤 작품을 만날 수 있는지 확인해보시고, 다음 주에는 리뷰와 뉴스를 모아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편집장 윤단우 드림
피아노 앙상블 단체 더 피아니시모에서 ‘여인의 향기 II’라는 타이틀로 정기연주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공연 타이틀이 ‘여인의 향기’인 것은 연주 프로그램이 모두 여성 작곡가의 음악으로 구성되었기 때문인데요, 공연의 기획의도는 제목에서 연상하기 쉬운 ‘나약함’이나 ‘부드러움’과 같은 고정관념을 넘어서는 다양한 ‘여인의 향기’를 구현하는 것입니다.
이번 공연에서는 파니 멘델스존이 작곡한 두 대의 피아노와 네 개의 손을 위한 서곡 C메이저와 이주혜의 두 대의 피아노와 여덟 개의 손을 위한 한국민요 모음곡 ‘가락잔치’가 세계 초연되고, 마르그리트 발루테의 두 대의 피아노와 네 개의 손을 위한 성격 모음곡이 국내 초연되며, 이 외에 세실 샤미나드의 카니발 왈츠, 이영자의 엘가의 ‘사랑의 인사’ 주제에 의한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환상 변주곡, 에이미 비치의 아일랜드 노래 모음곡 등이 연주됩니다. 연주자로는 문형진, 구미정, 박양희, 이주혜, 이윤희, 김소희, 유순영, 이지현, 권경희, 박재은, 오혜림 씨가 함께합니다.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씨가 피아니스트 임동혁 씨와 함께 듀오 연주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정경화 씨는 이번 공연의 파트너로 일찌감치 임동혁 씨를 선택했는데요, 두 사람은 2017년 실내악 그룹 앙상블 디토의 10주년 기념 공연에서 슈베르트 피아노 5중주 ‘송어’를 협연한 인연이 있습니다. 정경화 씨는 자신의 대표 레퍼토리인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2번으로 공연을 시작하며, 이어서 임동혁 씨와 함께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3번과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연주할 예정입니다. 두 사람은 같은 프로그램으로 8월 16일 전주세계소리축제 무대에도 오른 바 있습니다.
피아니스트 손열음 씨가 고잉홈프로젝트와 함께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파크콘서트로 관객들과 만납니다. 이번 공연에서 손열음 씨는 연주자이자 기획자로 자신의 매력과 역량을 최대로 보여줄 수 있는 곡들로 공연 프로그래밍을 꾸몄는데요,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서곡, 피아노 협주곡 21번, 플루트 협주곡 2번으로 모차르트의 곡들로 공연의 서막을 열면 이어서 자크 이베르의 ‘모차르트에 대한 경의’, 니노 로타의 바순 협주곡, 하차투리안의 ‘스파르타쿠스’와 ‘가면무도회’, 아티 쇼의 클라리넷 협주곡,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가 차례로 연주됩니다. 늦여름 야외에서 즐기는 파크콘서트에 참여하시려면 예매를 서두르셔야겠습니다.
클래식 음악계의 살아 있는 전설로 꼽히는 마리아 조앙 피레스가 2년 만에 내한합니다. 1944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태어난 피레스는 만 4세에 첫 독주회를 열었고,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로슬 슈미트와 칼 엥겔을 사사했습니다. 1970년대부터는 연주 활동뿐만 아니라 예술이 삶과 공동체, 교육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실천해 왔습니다. 피레스는 피아니스트로 70여 년간 활동하며 모차르트와 슈베르트, 쇼팽, 드뷔시 등 여러 작곡가의 스페셜리스트로 손꼽혀 왔는데요, 이번 공연에서는 드뷔시의 ‘피아노를 위하여’, 슈베르트의 4개의 즉흥곡과 피아노 소나타 16번 a단조를 들려줄 예정입니다. 이번이 마지막 내한으로 서울 공연이 끝나면 인천, 대전, 대구, 그리고 다시 서울로 돌아와 강동아트센터에서 공연을 올립니다.
국립창극단의 <변강쇠 점 찍고 옹녀>가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외설로 치부되던 판소리 <변강쇠타령>을 고선웅 연출이 각색과 연출을, 소리꾼 한승석 씨가 작창을 맡아 2014년 초연했고, 당시 창극 사상 최초로 ‘18금(18세 이하 청소년 관람 금지)’을 표방해 화제가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국내외 16개 도시에서 100회 이상 공연되었고, 누적 관객은 4만 7천여 명에 달합니다. 작품은 원작과 달리 변강쇠에만 맞춰졌던 시선에 ‘점’을 찍고 옹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는데요, 창극 속 옹녀는 팔자 드센 여자라는 운명의 굴레를 물리치고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주체적인 인간상으로 그려집니다. 국립창극단에서 초연 10주년을 기념해 재공연하는 첫 번째 작품으로, 초연부터 합을 맟춰 온 옹녀 이소연 씨와 변강쇠 최호성 씨가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출 예정입니다.
소리꾼 이자람 씨의 <노인과 바다>가 국립극단 ‘기획초청 Pick크닉’ 선정작으로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릅니다. 2019년 두산아트센터에서 초연된 뒤 서울은 물론 지역 여러 도시에서 관객들과 만났고, 올해도 화성과 김해, 안양을 거쳐 하반기에는 성남에서도 공연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사천가>, <억척가>, <이방인의 노래> 등 해외 원작을 판소리 무대로 옮기며 새로운 원작을 만들어 온 이자람 씨가 부르는 노인과 청새치의 싸움을 아직 만나보지 못하셨다면 지금 바로 티켓 사이트를 방문하셔야겠습니다.
국립무용단이 현대무용가 안애순 씨와의 협업으로 신작 <행 플러스 마이너스>를 선보입니다. 국립무용단은 그동안 국내외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과 협업하며 동시대 한국무용의 지평을 넓히는 작업을 해왔는데요, 해외 안무가로는 테로 사리넨과 조세 몽탈보, 국내에서는 안성수, 신창호, 김설진, 고블린파티의 임진호-지경민, 차진엽 씨 등 일가를 이룬 현대무용가들이 국립무용단 무용수들을 재료 삼아 각자의 스타일을 녹여내며 특색 있는 작품을 만들어왔습니다. 하지만 그런 모험적이고 개혁적인 시도 속에서도 여성 안무가와의 협업은 드물었던 게 사실입니다.
한국적 전통과 동양적 미학관을 바탕으로 컨템퍼러리 작업을 해온 안애순 씨는 국립무용단과의 첫 협업작인 이번 작품에서 전통 안에 녹아 있는 컨템퍼러리를 찾아내는 데 집중했습니다. 궁중무용 중 유일한 독무인 <춘앵무>를 주요 모티브로 삼아 전통과 현대를 가로지르는 이 작업에 43명의 무용수가 참여해 각자의 몸에 새겨진 전통의 몸짓을 현대적인 해석으로 보여줄 예정입니다.
유니버설발레단의 <라 바야데르>가 창단 40주년 기념 공연으로 올려집니다. 유니버설발레단은 1999년 창단 15주년을 맞아 이 작품을 초연한 뒤 5년을 주기로 공연해 오다 공연 주기가 불규칙해졌고, 마리우스 프티파의 탄생 200주년이었던 2018년 공연을 마지막으로 6년 만에 관객들과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줄거리는 힌두교 사원의 무희 니키아와 전사 솔로르의 금지된 사랑과 파국에 관한 이야기로, 최고 승려 브라민, 라자 왕과 감자티 공주가 두 사람의 사랑에 개입하며 비극을 초래합니다.
6년 전보다 공연 일정은 짧아졌지만 회차는 동일하며, 주인공 니키아 역은 기존 주역진인 강미선 씨와 홍향기 씨 외에 엘리자베타 체프라소바, 서혜원, 이유림 씨가 새로운 주역으로 합류하고, 그들의 파트너로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이현준, 이동탁, 강민우 씨, 그리고 마린스키발레단 입단이 예정되어 있는 전민철 씨가 객원 주역으로 함께합니다. 올해는 국립발레단에서도 <라 바야데르> 공연이 예정되어 있어 두 발레단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울 것 같네요.
- 판소리 다섯바탕 - 시대의 명창 <채수정-흥보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 (08.18)
- 잠자는 숲속의 미녀 유니버설발레단 | 대구학생문화센터 대공연장 (08.23 ~ 08.24)
- 변강쇠 점 찍고 옹녀 국립창극단 |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 (08.23 ~ 08.24)
- 돈키호테 국립발레단 | 대구오페라하우스 (08.30 ~ 08.31)
- 종이꽃밭: 두할망본풀이 판소리아지트 놀애박스 | 대전시립연정국악원 큰마당 (08.30 ~ 08.31)
- 조수미 콘서트 세종예술의전당 (09.05)
- 춘향: 날개를 뜯긴 새 국립정동극장 예술단 | 평택남부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09.06)
- 레 미제라블 댄스시어터 샤하르 | 인천계양문화회관 대공연장 (09.14)
- 마리아 조앙 피레스 피아노 리사이틀 아트센터인천 콘서트홀 (09.21)
- 마리아 조앙 피레스 피아노 리사이틀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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