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LETTER
안녕하세요. 2월의 두 번째 허시어터에서는 음악과 무용 공연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1월에는 여성을 조명할 만한 공연이 없었던 탓에 음악과 무용 공연은 올해 처음 소개해드리는 자리가 되었네요. 이번 호에서는 클래식 세 편, 국악 두 편, 무용 세 편으로 총 여덟 편의 공연을 준비했습니다. 이번 호에서도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이 여러 편입니다.
먼저 클래식으로는 기후위기를 주제로 한 아트팜엘케이의 창작오페라 신작 <부탈소로>, 여성 작곡가들의 음악으로 꾸미는 플루티스트 이지연 씨 독주회, 배우 정영주 씨가 호스트로 나서는 ‘천상의 수다쟁이들: 배우 정영주 x 유엔젤보이스의 봄날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국악 공연은 악단광칠의 유쾌한 굿음악 콘서트 ‘매우 춰라’와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무대로 만나는 장문희 명창의 <심청가 동초제>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무용 공연으로는 장혜림 안무가의 <피안의 여행자들>, 문성연 안무가의 <로망 노망>, 이지희 안무가의 <블루 아워>를 소개해드립니다.
입춘과 대보름이 지나면서 날씨도 조금씩 풀리고 있는데요, 그동안 잦은 눈비 소식으로 외출하기 불편하셨을 텐데 허시어터에서 소개해드리는 공연과 함께 즐거운 관극 생활로 돌아가시기 바라겠습니다. 다음 호에서는 공연 관련 흥미로운 리뷰와 기사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편집장 윤단우 드림
기후위기를 주제로 한 창작오페라 <부탈소로>가 개막을 앞두고 있습니다.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오페라 부문 선정작이고 제작사는 아트팜엘케이입니다. 지금으로부터 150여 년 뒤의 미래 지구를 배경으로 해수면 상승에 따른 생태계 파괴, 인류 생존 위협, AI로봇 등장 등의 이야기를 신화적 관점으로 재해석한 작품입니다. 제작사는 이 작품을 ‘칼레아’ 3부작의 첫 번째 작품으로 소개하고 있는데요, ‘칼레아’는 극중에서 지구를 멸망 위기로 몰고 가는 거대한 바다폭풍을, ‘부탈소로’는 작품의 배경이 되는 미래도시를 의미합니다.
2096년 칼레아의 발생으로 지구의 삼분의 일이 멸망하고, 이로 인해 범지구적 파괴의 암흑기가 도래합니다. 폴리네시안 민족들이 연이어 사라지고 유엔 헤비타트는 인류를 살리기 위해 백여 년간 부탈소로라는 플로팅시티를 건설합니다. 2187년 푸른 달이 뜨는 축제의 밤에 남국의 마지막 이주민인 텔로스족이 부탈소로에 입항합니다. 텔로스족의 공주 아나비스는 인류를 위해 사용해달라며 미래의 에너지원 레지오크록스를 부탈소로 의장이자 연인인 백유진에게 건네지만 악의 화신인 카네와 카날로아는 이를 탈취해 지구를 정복하려 합니다.
레지오크록스를 차지하기 위한 대결은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요. 신작 오페라의 음악은 이지은 작곡가가, 연출과 각본은 김재청 연출이, 지휘는 정금련 지휘자가 맡았습니다. 레지오크록스를 탈취하고자 하는 카네 역은 메조소프라노 김순희, 남수지 씨가, 텔로스족의 공주 아나비스 역은 소프라노 홍채린, 차보람 씨가 맡아 지구의 운명을 두고 대결합니다.
일시 02.28 ~ 03.02 | 장소 한전아트센터
플루티스트 이지연 씨가 여성 작곡가들의 음악으로 꾸미는 네 번째 무대로 돌아옵니다. 이번에는 ‘현존 한국 여성 작곡가들’이라는 부제로 국내외에서 활동 중인 한국 여성 작곡가들의 음악을 들려줄 예정입니다. 이영자 전 이화여대 교수, 박영희 전 독일 브레멘대 교수 등 원로 작곡가들과 이신우 서울대 교수, 조사방 이화여대 교수, 김지영 미국 롱아일랜드 음악원 교수, 그리고 젊은 세대인 김연선, 유은선 씨까지 여러 세대 작곡가들의 음악을 한 자리에 모았고, 플룻 솔로곡을 비롯해 피아노, 클래식 기타, 하프, 비올라까지 다양한 악기와 협연할 예정입니다.
일시 03.09 | 장소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
배우 정영주 씨가 이번에는 뮤지컬 무대가 아니라 클래식부터 팝까지 아우르는 다채로운 음악 무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름하여 ‘수다가 있는 클래식’을 표방한 ‘천상의 수다쟁이들: 배우 정영주 x 유엔젤보이스의 봄날 이야기’인데요, 프로그램으로 준비된 곡들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휘트니 휴스턴의 ‘Greatest love of all’, 영화 <미션>의 주제족 ‘넬라 판타지아’, 가곡 ‘그리운 금강산’, 영화 <엽기적인 그녀> 주제곡 ‘I believe’, 그리고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Think of me’, <지킬 앤 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 등, 정영주 씨가 부르는 이 곡들은 어떤 인상을 만들어낼까요. 가장 궁금한 곳은 ‘지금 이 순간’이네요. 공연명에서 보시는 것처럼 클래식 보컬그룹 유엔젤보이스가 함께합니다.
일시 03.22 | 장소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악단광칠이 의정부 관객들을 만나기 위해 콘서트 ‘매우 춰라’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악단광칠은 2015년 정가악회의 유닛밴드로 활동을 시작했고, 마침 그해가 광복 70주년이라 단체명을 ‘광칠’로 붙이게 되었습니다. 주로 황해도의 옛 음악을 원천으로 굿음악과 서도민요를 다양하게 변주하는 음악적 시도를 하는 팀인데요, 이번 공연에서도 전통 굿에서 문을 열어 신들을 맞이하는 문굿, 황해도에서 전승되는 무속의례인 만수대탁굿, 황해도 굿의 ‘영정거리’, 서해안 배연신 굿 등에서 모티브를 얻었거나 현대적인 감각으로 새롭게 재해석한 음악을 들려줄 예정입니다.
일시 03.15 | 장소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극장
국립극장의 완창판소리 무대 3월의 주인공은 장문희 명창입니다. 2015년 <춘향가 동초제>를 완창판소리 무대에 선보인 지 10년 만에 <심청가 동초제>로 돌아옵니다. 6살 때부터 이일주 명창을 사사하며 동초제 소리를 시작했고, 2004년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판소리 명창 부문에서 심사위원 7인 전원으로부터 만점을 받아 역대 최연소로 대통령상(장원)을 수상했습니다.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2호 <심청가> 보유자로, 현재 전라도립국악원 창극단 수석단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19년에는 <심청가 동초제>의 완창 앨범을 내기도 했습니다.
일시 03.22 | 장소 국립극장 하늘극장
장혜림 안무가가 이끄는 99아트컴퍼니의 <피안의 여행자들>이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무용 부문 선정작으로 관객들과 만납니다. 장혜림 안무가는 현재 무용계에서 가장 바쁜 안무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이번 신작에서는 부르키나파소 출신 댄서 겸 안무가인 엠마누엘 사누와 그리오(악사이자 시인, 음유시인이라고 불리기도 한다)인 살리푸 디아바테가 참여해 서아프리카 전통악기로 연주하는 음악과 노래를 들려주며 한국의 전통춤과 새로운 어울림을 만들어낼 예정입니다. 이 전통예술의 어울림을 위해 안무가는 ‘떠남’과 ‘만남’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것을 제안하며 서로가 열린 정체성으로 새롭게 만나는 자리가 바로 ‘피안’이라고 정의합니다. 무용수로는 김은이, 송효영, 이고운, 이수경, 이승아, 장서이, 추세령 씨가 함께합니다.
일시 02.13 ~ 02.16 | 장소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문성연 안무가가 이끄는 창작그룹 괘념치는 늙음에 대해 사유하는 신작 <로망 노망>을 선보입니다. 역시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무용 부문 선정작입니다. 문 안무가는 우리가 매일 받아보는 실종자를 찾는 ‘안전 재난 문자’에서 작품의 영감을 받았는데요, 작품은 스스로가 꿈꾸는 노년의 로망과 늙어가며 나타나는 노망이 얽히는 지점을 다룹니다. 늙음에 갇힌 신체는 낭만을 느낄 기회를 다시 얻을 수 있을까요? 공연에서는 무용 비전공자인 80대 노년여성들이 참여해 늙음과 간병, 그리고 인생의 낭만에 대해 각자의 사유를 나눌 예정입니다.
일시 02.21 ~ 02.23 | 장소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이지희 안무가의 무브포켓은 기후위기 프로젝트 <블루 아워>로 관객들과 만납니다. 두 편의 작품과 댄스필름 한 편을 엮어 트리플빌 형식으로 전개되는 공연으로, 세 편을 관통하는 주제는 연결 그리고 공존입니다. 기후위기 시대에 인간과 자연은 어떻게 연결되고 공존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는데요, 1부와 3부에서는 한국현대춤작가 12인전 최우수 작가상과 PAF 올해의 우수작품상을 수상한 2019년 작 <Dots>와 서울무용제 경연대상 부문에서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한 2022년 작 <블루 아워>가 공연되고, 2부에서는 댄스필름 <Our Skin>이 상영됩니다.
일시 03.08 ~ 03.09 | 장소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