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호] 2023년도 국정감사 미디어 분야 갈무리(1)

💌 뉴스레터 40호

인디&임팩트에서 40번째 뉴스레터를 띄웁니다.

오래된 유산과 가치가 사라지고 있는 현실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1963년 지어진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단관극장 중 하나인 원주 아카데미극장이 허물어지고, 극장을 지키려는 사람들은 끌려갔습니다. 합리적인 의견 수렴과 숙의 과정은 사라지고 행정의 일방적 결정으로 60년 공간의 역사는 멈췄습니다.

국정감사는 민의를 대신하여 국회가 국가의 정책과 행정을 감시하는 제도입니다.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불합리와 부정의를 마주하고 있는 지금, 국정감사가 진정으로 행정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할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을까요?

인디&임팩트는 2021년, 2022년에 이어 2023년 국정감사 독립미디어 분야 이슈를 2주에 걸쳐 공유하려 합니다. 국정감사 현장은 날카로운 비판은 사라지고 정치적 이해의 말들이 긴 시간을 채워 모니터링이 쉽지 않았음을 고백합니다. 편집진들의 수고로움에 감사드립니다.

편집자주 | 인디&임팩트는 2회에 걸쳐 2023년 국정감사 독립미디어 분야 이슈를 다룹니다. 이번 호에서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방송통신위원회, 시청자미디어재단) 및 행정안전위원회(서울특별시)에서 제기된 감사 내용을 요약하여 살펴봅니다.

#1. [국감] 방송통신위원회, 시청자미디어재단

10월 10일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디지털·미디어 통합 법제를 비롯해 장애인 미디어 접근권 향상, 생애주기별 미디어교육 다각화, 시청자미디어센터 확대, 지역 밀착형 공익 콘텐츠 지원 등의 계획이 보고되었다. 그러나 이어진 질의가 가짜 뉴스에 집중되면서 위 주제들은 많이 언급되지 않았다. 지난 8월 28일 취임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이하 방통위) 위원장은 미디어의 책임성을 강조하며 공영방송 및 포털, 해외 미디어 기업 등에 대한 “적극적 행정”을 펼쳐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에 대해 야당 의원들은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 침해를 거듭 우려했으며, 현재 2인뿐인 방통위 상임위원 구조에 대한 문제제기도 이어졌다. 한편, 시민사회에 대한 선심성 예산 나눠주기 사업을 뿌리 뽑아야 한다는 여당 의원 의견에 대해 이동관 위원장은 “발본색원하겠”다고 답변했다. 아래 내용은 10일 열린 국정감사 중 공동체미디어와 관련된 내용을 중심으로 요약 정리한 것이다.

디지털·미디어 통합 법제

이동관 방통위 위원장은 ‘혁신 성장 디지털·미디어 동행 사회’라는 방통위 비전을 밝히며, ‘디지털·미디어 혁신 성장 전략 추진, 미디어의 책임성 제고, 디지털 이용자 보호 강화, 디지털·미디어 규범 확립’이라는 4대 과제를 제시했다. 이 중 디지털·미디어 통합 법제는 미디어 분류 체계를 정비하고 미디어의 장기적 성장을 위해 추진되며, 새로운 방송 통신 시장 환경을 반영한 디지털·미디어 미래 발전 전략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진 질의에서는 해외 OTT 기업의 방송발전기금 출연의 필요성, 유명무실한 해외 미디어 기업의 국내 대리인 제도, 해외 플랫폼 콘텐츠 규제 등이 언급됐으며, 이에 대해 이동관 위원장은 각 부처와의 협의와 디지털·미디어 통합 법제를 통해 해결해나가겠다고 말하며, “시대 상황에 맞는 선제적 대처”를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미디어 소통 역량 강화 및 미디어 이용자 권익 향상

시청자미디어재단은 생애주기별 미디어교육 및 미디어 취약 계층 지원 확대와 더불어 메타버스, 빅데이터, AI 등 신유형 미디어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10곳인 시청자미디어센터를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별로 1곳씩 건립하여 소외되는 지역 없이 대국민 서비스가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콘텐츠와 플랫폼 차원에서는 안전이나 환경 등의 공익적 내용과 지역 정보를 담은 지역 밀착형 콘텐츠 제작 지원을 통해 미디어 참여와 더불어 공공성도 증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보고했다. 또한 각 지역 미디어센터를 기반으로 한 지역 경제 활성화 콘텐츠 제작 지원을 통해 시청자미디어재단의 고유 핵심 사업과 연계한 지역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고 지역과의 상생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마을공동체미디어와 공동체라디오 활성화, 다양한 방송 참여를 위한 채널 확장 및 포맷 다각화도 언급됐다.

장애인의 미디어 접근권 강화를 위해 시청각 장애인 맞춤형 TV 보급, 유료 방송 시청 지원, 화면 해설 및 수어 방송 확대 계획을 밝혔으며, 발달 장애인 전용 플랫폼 활성화, 재난 시 신속한 수어 방송을 위한 수어 통역사 역량 강화 교육 지원, AI 음성 변환을 통한 정보 격차 해소 등도 포함됐다. 메타버스나 라이브 방송 등 새롭게 등장한 미디어 환경에서 대체 텍스트나 화면 해설이 없어 디지털 전환 시기 장애인이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과 시범 사업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해 조한규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은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미디어, 모두의 권리

이번 국정감사에서 가짜뉴스 다음으로 가장 많이 언급된 사항은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맞는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는 점이었다. 그 정책 안에 누구나 미디어를 활용해 스스로 표현하고 소통할 수 있는 권리에 대한 실질적 지원이 포함되길 바란다. 주류 미디어 사이에 낀 시혜적 사업이 아니라, 미디어는 모두의 권리라는 관점에서 출발한 정책이길 바란다. 그리고 미디어의 책임성이 정쟁으로 소모되지 않기 위해서는 보여주기식 사업이 아니라 헌법이 보장한 권리를 근간으로 한 정책이 필요하다. 새로운 미디어 환경의 주인은 이미 주류 미디어가 아니다. 스스로 미디어로 소통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는 시민 누구나이다. 시민을 위한 미디어 정책 설계와 실현, 그리고 표현의 자유 보장이야말로 현재 가장 필요한 미디어 정책이다. 

💡 관련 자료 보기

▶ 국정감사 영상 회의록(2023.10.6.) -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시청자미디어재단, 방송통신심의위원회)

2023 국정감사 영상회의록 - 방송통신위원회 등

▶ 2023 방송통신위원회 주요 업무 추진 계획 (2023.2.2.)

2023 방송통신위원회 주요 업무 추진 계획

🌊 글쓴이 | 최은정

미디액트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진보적 미디어운동 연구 저널 'ACT!' 에서도 활동했었습니다. 

#2. [국감] 서울특별시 

지난 10월 16일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서울시를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가 진행되었다. 그 중 미디어 관련된 질의를 모아 전한다. 서울시의 TBS에 대한 지원삭감과 더불어 국정감사에서도 뉴스타파에 대한 탄압 등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질의가 이어져, 이후 서울시의 언론 통제 행보가 우려된다.

인터넷 언론사와 뉴스타파

국민의힘 전봉민 의원은 서울시의 인터넷 언론사의 부실 운영을 지적하였다. 전국 인터넷 언론사 중 서울시에 등록된 곳이 52.9%를 차지하는 반면 미운영되거나 홈페이지가 없는 곳 등, 인터넷 언론사의 게재사항을 준수하지 않는 곳이 많아 서울시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뉴스타파가 등록 기준에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주문하며, 악의적으로 대선에 영향을 주는 행위도 처분 유형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서울시는 방통위 및 문체부와의 협조 체계를 마련해 이 문제에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답변했다.

서울시 미디어재단(TBS) 조례 폐지

TBS의 예산 삭감과 조례 폐지에 대한 질의도 진행됐다. 올해 TBS 지원 예산 중 88억이 삭감되었고, 조례 폐지로 내년도 예산이 없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성만 위원은 서울시가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서울 시민의 들을 권리를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TBS의 청취율이 1/3로 감소하고, 연간 유튜브 수익이 33억원에서 5.2억원으로 감소한 것에 대해 TBS의 경영 악화의 책임을 서울시에 물었다. 이에 오세훈 시장은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당파적 방송을 했고, 공영방송으로서의 공정성을 담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반론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첫 변론>의 상영금지 가처분

전 박원순 시장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첫 변론>도 언급되었다(국민의힘 조은희 위원). 오 시장은 서울시와 피해자가 낸 <첫 변론>의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었음을 언급하며, 이 영화가 성희롱 피해를 부정하고 있어 2차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 관련 자료 보기

▶ 국정감사 영상 회의록(2023.10.16.) - 행정안전위원회(서울특별시)

2023 국정감사 영상회의록 - 서울특별시

🌈 글쓴이 | 권세미

연극 연출가이자, 드라마투르그, 극작가이다. 젠더, 소수자, 비정상성이 무대에 수행되는 방식에 관심을 갖고 뉴미디어 기술과 극장의 결합을 통해 관객 경험을 확장할 수 있는 작업에 주목한다. 현재 다매체를 활용한 트랜스미디어 그리고 공연과 연계한 뉴미디어 기술을 주제로 수학하며 공연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본 뉴스레터는 미디어운동에 대해 새롭게 질문하고 좀 더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여러 사람들이 함께 고민하고 찾아가기 위해 발행됩니다.

미디어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각종 담론과 현상이 범람하는 가운데 과연 우리가 주목해야 할 대상은 무엇인지,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있어 정작 중요하게 필요한 미디어의 변화는 무엇인지 관점을 제공하는 공간을 만들고자 합니다.

이름에 맞게 ‘임팩트’ 있는 뉴스레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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