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작담이 통신] 매일하면 직업이다

짓는 사람들

2024.06.14 | 조회 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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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담이 통신

목수의 아무런 이야기

안녕하세요, 작담이 통신의 통신원 김용홉니다. 한 주 동안 무탈하셨는지요? 저는 몸살감기 앓다가 현실로 복귀했지만, 여전히 약간의 기침과 두통을 안고 지냅니다. 감기가 독한 건지, 제가 약한 건지 모르겠지만요. 구독자분들은 건강 잘 챙기세요!

 


저는 대학 시절 영상디자인을 전공했습니다. 그리고 그래픽 디자이너로 회사 생활을 했더랬지요. 그 시절 저를 알던 이들은 제가 목공 하며 지낼 거라고는 상상도 못 할 거예요. 왜냐면 저마저 이런 스스로의 삶 예상 못했으니까요. 인생은 한 치 앞도 알 수 없어요. 정말 그래요. 오래전 알고 지낸 그들은 어떤 하루를 보냈을까요? 

제 삶에 DMC역이 있을 거라고 상상 못 했죠. 목공 배우러 매일 갔거든요. 밤낮없이 새벽도 없이요. 이 사진도 동틀 무렵 작업 마치고 귀가하며 찍은 사진이에요. 
제 삶에 DMC역이 있을 거라고 상상 못 했죠. 목공 배우러 매일 갔거든요. 밤낮없이 새벽도 없이요. 이 사진도 동틀 무렵 작업 마치고 귀가하며 찍은 사진이에요. 
틈만나면 철푸덕 바닥에 앉아 작업하던 목린이 시절. 오이시 양말은 당시 최애 양말이었어요ㅎㅎ
틈만나면 철푸덕 바닥에 앉아 작업하던 목린이 시절. 오이시 양말은 당시 최애 양말이었어요ㅎㅎ

 

 

5년 정도 지난 일이에요. 재밌게 본 독립출판물이 있었는데, 지인에게 '나 이분이랑 친해지고 싶다!'라고 말한 일이 있었습니다. 비슷하게 앓던 고민과 끝끝내 이어가면서도 깊게 생각하지 않는 실천력에 공감 했습니다. 무심한듯 내뱉는 말과 글의 센스도 퍽 마음에 들었어요. 문득 책 속 에피소드가 떠올라 검색을 해봤어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작가는 누군가가 인정해줘야지만 될 수 있는 줄 알았는데, 나 혼자 힘으로도 작가가 될 수 있는 걸까?' 마지막 컷 그림이 인상적이라 기억하고 있었어요. 책상에 앉아 글을 쓰는 작가 본인, 벽에 붙여둔 메모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어요. '매일하면 직업이다'

서귤 <책 낸 자> 중에서
서귤 <책 낸 자> 중에서

 

엊그제는 인천에서 함께 활동 중인 작가분들을 만났습니다. 이런저런 수다 나누다가 그런 말을 했어요. 작가는 무언가 만드는 직업인일 뿐이라고요. 스스로 정한 기준에 닿지 못한다고 작가를 작가라고 부르지 못하는 것에는 수긍이 어렵다고요. 우리 아빠가 얼마를 벌 수 있어서 용접공인 게 아니었던 것처럼 그저 매일 하는 일이 직업인 게 무슨 문제가 있을까요?

검색하다 보니 작가님 근황도 알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글을 쓰고 계셔요. 어려워하던 작가의 울타리에 누구보다 깊숙이 자리 잡고 계셨어요. 기존 작업물과 아주 다른 색의 글을 쓰고 계셨는데, 그로 인해 작가님이 행복한지 저는 모릅니다. 하고 싶던 것을 한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해야 하는 건 아니니까요. 초기 작업을 즐겁게 봤던 독자로서 멀리서 응원을 보낼 뿐이에요!

2주 전 작담이 통신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썼었지요? 블로그 이웃이었던 분의 근황을 알게 된 이야기요. 다들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더라고요. 이제 제 차례인가요?

다음 주 작담이 통신 쓸 때는 기침을 안 하면 좋겠어요. 으 괴로와...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또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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