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작담이 통신] 아프지마

마음으로 꾹꾹 씹어 삼키는 약

2024.06.07 | 조회 1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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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담이 통신

목수의 아무런 이야기

아프지 말라는 말로 인해 아프지 않게 되는 건 아니고, 속히 아픔 가라앉히지 못해 미안한 마음도 들지마는. 아프지 말라는 한마디 덕분에 먹은 게 죽뿐이라 헛헛했던 마음이 든든해집니다. 결국 그로 인해 낫는 것과 다름없지요. 글 읽는 구독자분들도 아프지 말고 건강하세요!

지난 토요일, 인천북페어에 호호호작담 제품을 들고 참여했습니다. 제 테이블은 야외였는데요, 그늘막 아래에 있으니 선선하니 썩 좋더라고요. 많은 분 만나며 즐거운 하루 보냈습니다. 그렇게 즐겁기만 했다면 좋았겠지만, 오전부터 삐져나오던 기침의 빈도가 갈수록 잦아지더라고요. 다음날 결국 앓아누웠습니다. 고열과 식은땀을 동반한 오한이 이어지고 두통과 침 삼킬 때마다 아픈 목은 시간이 갈수록 심해졌습니다. 지난 월요일은 친구들과 당일치기로 강릉 바다 보러 가기로 했는데, 파투를 내고 말았습니다. 꽤 오래전부터 계획했던 거라 너무 미안했던 거 있죠. 그리고 그로부터 약 일주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완전한 회복을 이루지는 못했습니다. 내내 맑은 날이 이어진 탓에 미안함은 더욱 커졌습니다. 시간 맞추기도 어렵고 곧 더워지니 속절없이 가을이나 돼야 다시 계획 세울 수 있을 테니까요. 엉엉.

말간 날씨의 인천북페어현장
말간 날씨의 인천북페어현장
오픈 전이라 드물었던 인파. 이후에는 북적북적했지요
오픈 전이라 드물었던 인파. 이후에는 북적북적했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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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집 근처 병원에 갔고, 타온 약 다 먹고 나서는 공방 근처 병원에 갔습니다.집 근처 병원은 1분도 채 안 돼서 진료가 끝났습니다. 기다린 시간보다 짧은 진료시간이었어요. 공방 근처 병원은 요즘 이런 환자들이 많으니 이후에도 조심하라는 말과 함께 구체적으로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상세히 물어보고 졸린 약, 시럽 등을 추가해도 괜찮겠냐는 등 진료가 꽤 길었습니다. 사람에게 믿음이나 감동을 주는 건 사실 그렇게 대단한 정성과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파서 병원 간 와중에도 이런 게 브랜딩이고 마케팅인가 생각하다니요.

최근에는 새로운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경제경영 서적들 중 집어 든 책은 뇌과학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내내 소설책만 읽고 살았던 저는 이런 삶의 지식과 지침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글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책은 저에게 도피처이고 숨구멍인데 그것 또한 대놓고 공부인 게 싫었어요하지만 자영업자라면, 어른이라면 모름지기 이런 글을 외면할 수는 없는가 싶더라고요. 그런데 읽다 보니 이것도 이것 나름의 재미가 있더군요. 아직 초반을 읽고 있는데요. 내용 중엔 그런 게 있었습니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를 연구하는 교수에게 어느 날 전화가 한통 옵니다. 어머니가 오랫동안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병상에 누워 계신데, 병원에서는 자율신경 반응일 뿐 자의식은 없으실 거라며 곧 떠나보내드려야 할 것 같다는 거예요. 한 번이라도 어머니가 가족들 말을 이해하고 계신지. 그렇다면 전해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는 내용의 통화였습니다. 교수는 이 일이 실패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미 저명한 학자가 동일한 실험을 했고 누적된 데이터가 결과를 말해주고 있었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교수는 간절한 요청을 외면하지 못하고 몇 차례 실험에 돌입합니다. 결과적으로 어느 정도 성과를 얻었고 어머니는 가족들의 말을 이해하고 듣고 이해한다는 사실을 알아냅니다. 나아가 더욱 고차원의 실험을 준비하던 중 환자는 유명을 달리하지만, 가족들은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는 사실 만으로 교수와 연구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읽고 좋은 대목은 밑줄그어 인스타그램에 올리곤 해요
읽고 좋은 대목은 밑줄그어 인스타그램에 올리곤 해요

딱딱할 것 같았던 책에서 이런 감동적인 부분을 찾아내고는 혼자 광광 감동받은 거 있죠. 이후에는 어떨지 모르겠지만요.

동영상이 지배하는 시대에 책은 펼치는 게 어렵지, 이후에는 책만큼 역동적이고 무럭무럭 피어나는 게 또 없어요. 최근에는 도서관에서 도서 대출해 읽는 터라 속도를 좀 붙여볼까 합니다. 좋은 책은 종종 소개를 해볼게요.

혹시 요즘 즐겨보는 책이나 음악 등이 있으시다면 댓글로 전해주세요. 시작되는 주말도 즐거움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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