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작담이 통신] 허당

좀 쌀쌀 맞으신가?

2024.08.02 | 조회 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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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담이 통신

목수의 아무런 이야기

지난 주말에는 인천역 인근 상상 플랫폼에서 '제물포 웨이브 마켓'이 열렸습니다. 많은 이들 만났고 즐거웠지요. 그리고 무척 피곤했어요. 부스가 큰 탓에 준비할 게 많았거든요. 저만 그런 줄 알았더니 다른 팀도 그랬다고 하더라고요. 모두들 고생 엉엉. 그래도 많이 찾아주신 덕분에 잘 마쳤습니다. 감사합니다.

호작담 부스는 요렇게 꾸몄습니다. 구경 못 오신 분들 보시라고.
호작담 부스는 요렇게 꾸몄습니다. 구경 못 오신 분들 보시라고.
이틀 내내 인파가 많았어요. 그들이 모두 내 작업을 사주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틀 내내 인파가 많았어요. 그들이 모두 내 작업을 사주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번 주는 한가할 예정이었습니다만, 웬걸요. 세상에서 가장 고된 한주를 보냈습니다. 글 쓰고 있는 목요일 늦은 밤, '아유 발바닥 아파...' 실시간으로 앓고 있는 사람 저요... 보통 작담이 통신은 목요일 낮에 쓰는데, 이번 주는 그럴 여유가 없었더랬지요. 왜냐면요. 알고 지내는 목공장 사장님께서 "용호야 다음 주 바빠?" 물으시길래 "아뇨 별거 없어요." 얘기한 게 전부거든요? 근데 다음날 갑자기 "내일 아침 아홉시까지 와." 이러시는 거예요. 파워 J로써 혼란스러움 감출 길 없지만, 호기롭게 콜을 외쳤지요. 뭘 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채로.

제주도에 캐릭터 관련해 커다란 매장이 생기는데 거기 들어갈 가구를 짜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할 게 많은 데 인원이 부족하다고 저를 부르셨어요. 한주만 도와달라고요. 뭐, 기술직 알바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고될 거라곤 생각 못 했지만요. 정말 큰 규모였어요. 저는 가구 만드는 기계로 변신 당하고 말았습니다. 이건 뭐 거의 묶어놓고 가구만 만드는 거예요. 허허. 아침 8시에 출근해 밤 10시에 퇴근했지요. 퇴근하고 만보기 앱 보니 17,000보를 걸었더라고요. 어쩐지 발바닥이 너무 아팠어요. 그래도 오늘로써 알바 끝입니다! 단기 알바 알차게 했죠 뭐. 내일은 선약이 있어서 겨우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휴.

이게 되나 싶던 게 결국 되더라고요. 맙소사.
이게 되나 싶던 게 결국 되더라고요. 맙소사.

주말에는 미뤄둔 제 일을 부지런히 챙겨야겠습니다. 작담이 통신부터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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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스스로가 외부에 비치는 모습이 어떤지 알고 계시나요?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어떤 때에는 '내가 그렇다고?' 생각 들기도 합니다.

저는 외부적으로 차분함이나 꼼꼼한 같은 결의 낱말로 비치는 사람이었어요. 실제로 그렇다는 게 아니라 온라인상의 느낌으로 한정하면 그런듯합니다. 대체로 작업실에 틀어박혀 지내는 터라 정제된 글로 저를 접하는 이가 훨씬 많기 때문이겠지요.

재밌는 말을 들었습니다. 최근에는 같은 지역에서 창작, 기획하는 이들과 모임을 갖기 시작했어요. 두 번의 모임을 가졌는데, 제가 두 번 모두 일정을 착각한 거예요. 첫 모임 때는 공간 운영자분께 ‘주차 공간이 따로 있을까요?’ 메시지를 보냈는데, 주차 공간이 없다는 말 이외에는 아무 말씀 없으시더라고요. '좀 쌀쌀맞으신가?' 싶어 하며 '이따 봬요' 메시지 보냈는데, '저희 모임 오늘 아니에요! 다음 주예요!' 이렇게 답이 온 거죠. 아차차. 일주일 전부터 주차 공간을 물어보니까 오잉 싶으셨다고 하더라고요. 호호.

그리고 이번 주, 두 번째 모임. 시간 맞춰 잘 갔는데 모임 주최하는 작가님의 반응이 또 뭔가 쌀쌀? 아니 이게 무슨? 알고 보니 약속 시간이 3시 30분인데 저는 2시 30분인 줄 알고... 그것도 10분 전에 도착한다고 2시 20분에 가니까... 아직 엄청 친한 것도 아닌데 그러고 있으니까 아이구... 스케줄러에 열심히 써놓긴 하는데 한순간에 잘못 인지하더라고요. 특히 요즘 정신이 없어요. 그리고 그날 이야기하다가 제 나이 이야기가 나왔는데, 다른 분들이 제가 입은 티셔츠를 가리키시는 거예요. 한구석에 1989라고 프린팅이 되어 있는 거죠. 저는 이 티셔츠를 2년 동안 입으면서 1989가 적혀 있는지 전혀 몰랐거든요. 화들짝 놀라니 저보고 허당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재밌었어요. 스스로가 생각하는, 타인이 말하는 내 모습을 접하는 순간은 아주 나쁜 말이 아니라면 대체로 재밌습니다. 그래도 정신머리는 잘 챙겨야겠어요. 저 날도 가구 만드는 기계로 알바 하다가 끼니 거르고 급하게 간 건데 말이에요.

모임에서는 공간 운영하는 작가 님께서 차를 내어주셨어요. 코스로다가 차분하게.
모임에서는 공간 운영하는 작가 님께서 차를 내어주셨어요. 코스로다가 차분하게.
우려마시고 덜어둔 찻잎이에요. 예뻐서.
우려마시고 덜어둔 찻잎이에요. 예뻐서.

다음 주는 바깥의 일 아닌 호작담과 호호호작담 만으로 분주하게 시간 보낼 예정입니다. 이번 주 정말 덥더라고요. 장마는 끝났다고 해요.

모두 선크림 열심히 바르시고, 물 많이 마시고요. 건강한 한주 보내고 다음 주에 뵈어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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