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낑깡입니다🍊
여러분은 인생에서 기억에 남는 실패 경험이 있으신가요? 실패라는 것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어서 이왕이면 없었으면 좋겠고, 있다 하더라도 그냥 잊어버리고 싶기도 할 것 같아요.
저도 이왕이면 실패를 피하기 위해 안전한 선택을 하는 삶을 살아왔거든요. 대학을 갈 때도, 회사를 선택할 때도 조금 더 욕심내기보단 적당한 수준에서 괜찮은 곳들을 찾았고, 실패할 여지가 있다면 시작조차 하길 꺼려 했어요. 뭐든 잘 해낸다는 이미지를 갖고 싶었고, 실패의 확률을 줄이다 보니 꽤 괜찮은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았어요.
그런데, 사람은 살면서 크고 작은 실패를 할 수밖에 없어요. 결과를 이분법적으로 성공과 실패로 나눈다면 더더욱 그렇겠죠. 모든 것을 성공하는 건 영화에나 나올법한 일이니까요. 그래서 우리에겐 실패하는 경험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실패라는 것에 경험치가 있고 어느 정도 면역력이 쌓여야 무너지지 않을 테니까요. 이번에 놀러 왔던 6살 조카가 언니에게 혼나는 모습을 보면서 이 생각은 더 견고해졌어요. 그리 문제 되는 일은 아니었지만,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알려주는 언니와 그것을 받아들이기까지 서러운 순간을 견디는 아이를 보고 성장이라는 걸 배웠거든요. 무엇이든 해주고 좋은 순간만 보여주고 싶은 것이 부모 마음일 텐데, 아이가 사회의 일원으로 약속을 지키고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훈육하는 언니가 대단해 보였어요. 그리고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 받아들이고 반성하는 아이 또한 정말 기특했어요. 귀여운 에피소드로 지나갈 수도 있지만, 이런 작은 실패와 극복, 배움이 쌓여 실패에 대한 면역력이 생기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알쓸인잡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왔었는데요. 김영하 작가님이 그러셨죠. 아이들이 서점에서 고른 책이 모두 재미있을 수 없지만, 재미없는 책을 골랐던 실패의 경험이 쌓여 나에게 맞는 책을 고르는 눈이 생기는 거라고요. 아이들이 무조건 성공할 수 있게 책을 골라주는 것보다 직접 성공과 실패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하는 것이죠. 실패와 성공을 포함한 다양한 경험이야말로 인간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정신 근육을 만드는 방법 아닐까요? 험난한 세상, 연약한 근육으로는 살아가기 쉽지 않을 테니까요!
최근 읽었던 장류진 작가님의 소설 <연수>에서도 비슷한 설정이 나와서 꽤 공감이 되었는데요. 모든 성공적으로 해내며 살아왔던 주인공이 예상치 못한 실패를 거듭하며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나와요. 남들을 보면 별일 아닌 것 같은데 자꾸만 실패할 때 느껴지는 허탈함과 자괴감이란... 실패의 경험치로 정신 근육이 단련된 누군가는 '그럴 수도 있지, 다시 해보면 되지'라며 툴툴 털고 다시 시작할 수 있겠지만, 정신 근육이 연약한 사람은 비교적 큰 타격을 받게 되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뭐든 실패하라는 게 아니에요. 실패도 하나의 과정인 것이기 때문에 너무 망했다 생각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는 거예요. '어떻게 이런 걸 실패할 수 있지?'라며 무너지기보단 '이렇게 해서 실패했으니 다음번엔 이런 방법으로 해봐야겠다'라며 일어나길 바라는 거예요. 실패를 '패배의 결과'라고 보기보단 '나아감의 과정'이라고 보고 '그럴 수도 있지'라는 마음을 갖길 바라요. 저 스스로에게도 하는 말이랍니다 :)
어느 목표점을 향해 열심히 살아가는 것도 좋지만, 우리의 인생은 목표를 달성했을 때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지니깐요.
모두 자기만의 속도 조절을 하며 꾸준히 나아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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