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에 꿈을 꾸었다. 한 목사님이 추천서를 부탁했다. 자신이 어떤 자리에 나가는데 필요한 추천서. 내가 물었다. "어떤 사람이어야 합니까?"
"잃을 것이 없는 자."
그 자리는 죽음 같은 곳이라고 했다. 꿈에서 깨어 누워 있었다. 잃을 것이 없는 자. 마음에 남는 문장이었다. 무슨 뜻일까.
잃을 것이 많은 사람
나는 잃을 것이 많은 사람이다.
평판. 오랫동안 영성 지도를 해 온 사람으로서, 완벽한 사람으로 보여야 한다는 무게를 지고 있다. 화를 내지 않고, 실수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사람. 이렇게 쓰고 나니 웃음이 나오지만, 오래 이런 생각이 내 안에 있다.
인정. 내가 안내하는 수련에 몇 명이나 올까. 숫자로 확인받고 싶다.
관계. 거절하면 상대가 섭섭해할 것이다. 솔직하게 말하면 관계가 끊어질 것이다. 이런 두려움으로 진실을 말하지 못하고, 모호하게 둔다.
더 깊이 보면, 평판도 두렵지만 근본 뿌리는 다른 곳에 있다. 관계가 끊어지는 것이다. 잘못한 사람이 되면 사랑을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 그래서 나는 옳아야 하고, 잘못이 없어야 하고, 결백해야 한다. 이것은 체면이 아니라 오래된 생존의 방패다.
평판을 지키려 하고, 인정을 기다리고, 두려움으로 진실을 미루는 것. 이것이 매여 있는 것이었다. 꿈에서는 "잃을 것이 없는 자"라고 했지만, 깨어 있는 나는 잃을 것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그래도 하나씩
그날, 꿈의 문장을 안고 하나씩 해 보았다.
마무리해야 할 영성 지도 관계가 있었다. 용기를 내서 함께 걸어온 이들에게 연락을 했다. 한참 후에 한 분에게서 응답이 왔다. 그래야 할 것 같다고. 축복으로 마무리하고 싶다고. 다른 한 분에게서는 응답이 없었다.
가고 싶지만 상황이 허락되지 않는 모임들이 있었다. 그것을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정중하게, 아쉬움과 함께 못 한다고 보냈다.
나의 의사를 명확하게 해야 할 것들을 하나씩 했다.
하나를 하고 나면 가슴이 뛰었다. 후련함이 올라왔다. 감사함이 왔다. 몸이 가벼워졌다.
머물러 있는 것
가벼워지면서도 한편으로는 무거웠다.
내가 못 한다고 했을 때, 그 분들이 섭섭했을까. 거절감을 준 것은 아닐까. 부담은 내려놓았지만, 그들이 느꼈을 마음에 대한 걱정은 남아 있었다.
진실을 말한 후에도 마음이 무겁다. 그 무거움 자체가 진실의 일부다.
걱정이 올라올 때마다 알아차렸다. "아, 지금 이 마음이 올라오고 있구나." 밀어내지 않았다. 빠져들지도 않았다. 그것이 거기 있다는 것을 보면서, 머물러 있었다.
밤에 올라오는 걱정 앞에서도, 머무는 자리는 다시 그 자리다.
두려움이 있는데도 진실을 말하는 것. 말한 후에 무거운 마음과 함께 있는 것. 걱정을 알아차리면서도 그 자리를 떠나지 않는 것.
새어나간 기운
오랜만에 딸이 집에 왔던 날이었다. 그날 밤, 아내는 방에서 줌 모임을 하고 있었고, 딸은 방 안 화장실에서 목욕 중이었다. 방에 들어갈 수도, 화장실을 쓸 수도 없었다. 내일 새벽에 일어나야 했다. 마감이 있었다. 아무도 잘못한 것이 없었다.
그런데 아내가 나왔을 때 한마디가 나갔다. "나는 어떻게 하라고, 모임이 이렇게 늦게 끝나면." 말만이 아니었다. 표정에, 기운에, 짜증과 화가 실려 있었다.
다음 날 아침 딸이 말문을 열었다. 어제 아빠의 행동에 삐졌다고. 어렸을 때부터 반복된 그 패턴이 다시 드러났다고. 말하면서 딸의 눈에 눈물이 살짝 비쳤다.
민망했다. 미안했다. 변명이 올라오려 했다. 나는 잘못이 없다고, 상황이 그랬을 뿐이라고. 결백의 방패가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그런데 딸의 눈물 앞에서 그것을 내려놓았다. 모른 척하지 않았다. 딸을 불러 충분히 들었다. 미안하다고 했다. 안아주며 말했다. 이렇게 부족해도 너를 깊이 사랑한다고. 딸이 말했다. "나도 알아."
그 한마디에 가슴이 열렸다. 내가 원했던 것은 옳음이 아니었다. 사랑받고 있다는 확인이었다. 그리고 딸은 그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결백을 증명하기 전에, 사랑이 먼저 있었다.
저녁에는 아내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당신을 귀한 존재로 여기는 표현과 행동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안아주었다.
흠이 드러났는데, 연결은 끊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깊어졌다. 연결은 완벽해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잘못한 후에 돌아올 때 깊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완성되지 않은 채로
나는 아직 잃을 것이 많은 사람이다. 평판이 걱정되고, 인정이 필요하고, 관계가 끊어질까 두렵다. 조급함이 표정으로 새어나가고, 돌아와서야 안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이 있는 채로 머물러 있는 것. 진실을 말하고 나서 무거운 마음과 함께 있는 것. 딸의 눈물 앞에서 결백의 방패 대신 부족한 사랑을 내미는 것. 걱정이 올라올 때 알아차리면서 그 자리에 있는 것.
완성되지 않은 채로 배우고 있다.
꿈은 "잃을 것이 없는 자"라고 했지, "잃을 것이 없어진 자"라고 하지 않았다. 없어진 자라면, 두려움이 사라진 사람이다. 더 이상 흔들리지 않는 사람. 그런 사람은 없다. 없는 자는 다르다. 두려움이 여전히 있는데, 거기에 매이지 않기를 선택하는 것이다. 매번 새로. 매번 떨리면서.
놓아줌이란 손에서 무언가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쥐고 있던 손을 펴는 것이다. 잘못한 뒤에도 돌아올 수 있다는 것—흠이 있어도 사랑이 끊어지지 않는다는 것.
"나도 알아." 그 말이 있으면, 나는 잠시 잃을 것이 없는 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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