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e스포츠 크리틱이 IESF(국제e스포츠연맹)의 Ambassador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IESF 블로그에 1주일에 한 번씩 e스포츠 산업과 관련된 다양한 이슈에 대해서 연재할 예정인데요. 연재글은 IESF 블로그 선공개 후 1주일 뒤 뉴스레터로도 발행됩니다.
IESF 블로그에는 국제e스포츠연맹의 다양한 활동과 다른 Ambassador들의 흥미로운 오리지널 컨텐츠도 꾸준히 올라온다고 하네요. 다들 한 번씩 방문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Esports Insider(이하 ESI)와 젠지 CEO 아놀드 허의 인터뷰를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마찬가지로 ESI와 인터뷰를 했던 T1 CEO 조마쉬는 팀 비즈니스와 선수단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했는데요. 아놀드 허 CEO는 이와 달리 주로 GGA에 대한 이야기로 인터뷰에 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최근 젠지의 비즈니스 행보를 보면 GGA가 상당히 중요한 포지션임을 짐작할 수 있는데요. 맨체스터 시티와 젠지의 파트너십 1년 연장 발표 자료에서는 GGA가 구체적으로 언급되었습니다. 또한 GGA의 발로란트로 글로벌 트라이아웃 때에는 아놀드 허 CEO가 직접 매체 인터뷰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아놀드 허 CEO가 젠지의 비즈니스 중 GGA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아놀드 허 CEO의 ESI 인터뷰는 단순히 답변만 정리해 전달하지 않고 GGA에 대한 정보와 이슈들을 버무려 해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About GGA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기 전에 GGA가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젠지 글로벌 아카데미'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GGA는 교육기관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e스포츠 산업에서 '아카데미'는 프로게이머가 되길 희망하는 아마추어들을 교육하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하지만 GGA는 프로 데뷔를 위한 훈련 이외에도 학업 병행을 통해 국내 e스포츠 특화 대학은 물론 해외 대학교 진학까지 연결하는 것을 특장점으로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GGA는 홈페이지를 통해 2021년부터 현재까지 졸업생 전원이 목표한 국내 및 미국 대학에 합격했다는 것과 학생 및 학부모의 진학 성공 수기를 자랑하고 있기도 합니다. 프로게이머를 꿈꾼다고 해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올인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게이머 외의 가능성을 고려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것이죠.
때문에 GGA는 다른 e스포츠 교육 비즈니스에 비해 다양하고 세분화 된 커리큘럼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특히 진학 플랜은 중고등학교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상당한 매력을 느낄 만한 구성입니다. 어떤 측면에서 GGA는 단순히 프로게이머를 배출하는 유망주 Farm이 아니라 대안학교 같은 기능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젠지가 교육 사업을 하게 된 이유
지난 2017년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프로게이머의 평균 데뷔 연령의 80% 이상이 10대였습니다. 과거의 자료이긴 하지만 이는 <스타크래프트>가 대세였던 시절이나 지금이나 크게 차이가 없을 것입니다. 아무리 게임을 잘한다고 해도 곧바로 데뷔하는 경우는 별로 없기 때문에, 대부분은 중고등학교 학업을 해야하는 때에 프로게이머에 도전하는 셈입니다.
즉, 아카데미를 찾아오는 학생들은 반드시 부모님과 함께 진로를 탐색해야 하고, 젠지 역시 이 과정에서 상당히 많은 이야기들을 들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입시 학원이 서울대학교 입학을 장담할 수 없는 것처럼, GGA 같은 'e스포츠 교육기관'도 꼭 해줘야 할 이야기가 있었을 것입니다.
모두 프로게이머가 될 수는 없다
GGA가 학업과 게임 교육을 병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출시하게 된 이유입니다. 생각해보면, 과거 <스타크래프트> 시절에는 자퇴를 감수하면서 프로게이머에 도전하는 사례들이 있었는데요. 그런 선수들이 의미 있는 성공을 하면서 자퇴 및 학업 포기라는 극단적인 도전을 하는 경우들이 꽤 있었습니다.
하지만 '배수의 진'을 치고 '모 아니면 도' 식의 도전을 하기에 10대 중후반의 나이는 너무 어립니다. 엘리트 스포츠의 경우 체육 특기를 살려 대학에 진학하거나, 생활 체육 쪽으로 다음 단계를 노려볼 수 있지만 e스포츠는 아직 그런 인프라가 없는 상태죠.
2009년 즈음 제가 포모스에서 기자 생활을 할 때의 일입니다. 사무실이 있는 건물에는 위메이드 폭스 프로게임단의 연습실도 있었는데요. 오후 3~4시 정도가 되면 택시에서 내리는 어린 학생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구로구의 사무단지에 왜 어린 초등학생이 왔을까요? 그 학생은 바로 전태양 선수였습니다. 학교를 마치고 연습실에서 프로게이머의 꿈을 키워갔던 것이었죠.
지난 2022년 LCK 팀에 있었을 때에는 학교를 마치고 연습실에 와서 연습을 하는 유쓰팀 선수들을 여럿 볼 수 있었습니다. 어린 선수들이 대회 출전으로 인해 학교에 가지 못할 때 선생님과 소통하여 출석을 조정하거나, 학교 측의 요청 사항을 해결하는 것 역시 팀 매니저의 중요한 업무였죠.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지만, 저는 프로게임단이 어린 학생들이나 청년들에 대해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인 학교 생활에서 배우고 익혀야 할 것들을 제때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하지만 프로게임단이 핸들링 할 수 있는 범위는 팀에 선발된 어린 선수들에 한정 됩니다. 그렇다면, 프로게이머에 도전하는 어린 지망생들은 누가 도울 수 있을까요?
정확한 현실 파악의 중요성
GGA가 자신있게 홍보하는 '학업과 프로게이머 도전의 병행'은 상당히 의미 있는 비즈니스입니다. 대다수의 교육 프로그램들은 '프로게이머가 되기 위한 게임 훈련'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아무리 소질이 있어도, 아무리 좋은 교육을 받아도 프로게이머가 되어 성공할 확률은 상당히 낮습니다. 이에 대해 아놀드 허 CEO는 정확한 현실 파악이 왜 중요한지 설명합니다.
이는 프로게이머에 도전하는 어린 친구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저는 지난 번 한국e스포츠협회의 인재양성 프로그램 '더 케스파'의 론칭에 대해서 e스포츠 취업 교육이 자칫 '희망고문 비즈니스'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는 취지의 뉴스레터를 발행한 바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GGA가 추구하는 방향성은 최소한 올바른 곳을 향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GGA의 확장 가능성
최근 GGA는 젠지를 대표하는 비즈니스가 되어가는 모습입니다. 지난 8월 EPL의 프로축구단 맨체스터 시티와의 파트너십 1년 연장을 발표하는 자료에서도 GGA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있는데요. <리그 오브 레전드>, <FC온라인> 코칭 클래스를 비롯해 아마추어 e스포츠 대회 등이 GGA를 중심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은 지망생들을 대상으로 했던 교육 프로그램이 이제는 대안학교, 아마추어 e스포츠 비즈니스까지 확장이 되고 있는 모습인데요. 이에 대해 아놀드 허 CEO는 교육 프로그램의 확장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현재 GGA는 다른 e스포츠 교육 기업들에 비해 상당히 앞서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국내외 대학교들과의 협력은 하루 아침에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죠. 최근에는 해외의 e스포츠 관련 대학에서 젠지 사옥을 방문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는 모습입니다.
GGA는 글로벌에서의 확장 차원에서도 매력적인 비즈니스입니다. 맨체스터 시티와의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유럽 무대에 GGA를 가지고 진출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젠지의 글로벌 비즈니스 확장의 핵심 아이템이 GGA가 될 가능성은 높아 보입니다.
실제로 GGA는 이번 EWC 2024 기간 동안 사우디 아라비아의 국영 통신 기업 stc의 계열사인 stc play와 함께 약 4주간의 일정으로 'Esports Certification Courses(e스포츠 지도자 교육 프로그램)’를 진행했는데요. GGA가 글로벌 비즈니스 확장에 있어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는 사례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젠지의 글로벌 비즈니스
글로벌 시장을 향한 젠지의 움직임은 최근 더 돋보입니다. 사우디 아라비아에 글로벌 허브를 구축했고, 중국에서는 <카운터 스트라이크 2> 팀을 창단하기도 했습니다. 대회와 커뮤니티가 존재하는 지역에 직접 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아놀드 허 CEO의 말과 일치하는 행보입니다.
커뮤니티와의 교류 강화, 소비자 중심의 접근을 위해서도 GGA는 상당히 중요한 매개체가 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대회에 열심히 출전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팬덤을 키워가는 활동 만으로는 시장에 완벽하게 안착하기 어려운데요. 커뮤니티와 보다 직접적으로 스킨십 할 수 있는 GGA 중심의 비즈니스라면 각 시장의 특성에 맞게 다양한 형태를 이룰 수도 있을 것입니다.
프로게임단이 선수단만 운영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e스포츠의 국경도 사실상 거의 사라졌기 때문에 프로게임단의 비즈니스가 거점 지역에서만 전개될 이유도 전혀 없죠. 지난 T1 조 마쉬 CEO의 인터뷰도 그렇고, 이번 젠지 아놀드 허 CEO의 인터뷰에서도 공통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것이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입니다.
다만, 글로벌 시장은 워낙 다양하고, 게임단들은 주력으로 하고 있는 비즈니스가 모두 다릅니다. 때문에 글로벌 진출 전략은 게임단마다 다양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젠지의 경우는 GGA 쪽에도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지 않나 생각이 됩니다.
2024년의 사우디를 계기로 게임단들의 글로벌 비즈니스들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앞으로 팀들이 각각 어떤 전략을 세우는지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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