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모꼬지기입니다.
우리는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일어나 어제와 같은 곳으로 향해 가요. 높고 커다란 빌딩 안 작은 책상에 온종일 앉아 정신 없이 일하다 어둠이 드리우고 나서야 집으로 돌아오죠. 그렇게 반복해서 흘러가 버리는 오늘에 속상하고 무기력해질 때, 일상의 창문을 열어 어디론가 떠나볼까요.
삼월 셋째 주, 『모꼬지기』 28호에는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는 음악 '잭킹콩', 새로운 트렌드를 만드는 '틱톡', 그리고 지루한 출근길 구독자님을 위한 플레이리스트까지, 총 세 가지 이야기를 선물해 드립니다.
⭐ 뮤직스타뜰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잭킹콩 (JACKINGCONG)
by 현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하루하루에 우리네 감정들은 어쩔 수 없이 자연스레 변화한다. 열정은 활기를 잃고, 관심은 온기를 잃고, 사랑은 색을 잃는다. 그렇게 황폐해진 나의 마음은 갈 길을 몰라 방황하며 꿈을 내려놓기 시작한다. 하지만 우리 마음속 깊은 곳 어딘가에는, 사랑 가득한 파랑새들이 아직 춤추고 있지 않을까.
뮤직스타뜰 스물여덟 번째 아티스트, ‘잭킹콩(JACKINGCONG)’을 소개한다.
잭킹콩(JACKINGCONG)은 심강훈(보컬, 트럼펫), 이범호(기타), 고서원(키보드, 신시사이저), 신유동(베이스), 장세훈(드럼)으로 구성된 5인조 밴드이다. 잭킹콩은 2018년 홍대 일대에서 여러 차례 공연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2019년 첫 EP [Moondance]와 싱글 [Don’t be blue], [Weather], 정규앨범 [Dress code] 등 잭킹콩만의 매력을 보여주며 재즈, 록, 네오 소울 등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고 있다. 또한, 2020 펜타유스스타에서 대상을 수상했고, 2년도 채 되지 않아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의 무대에 올라가며 지금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들의 공연 관전 포인트는 바로 ‘내적 빵댕이’이다. 그들은 겉으로만 흔드는 것이 아니라 고양이가 사물을 포획하기 전 엉덩이를 움직이는 것처럼, 일부러 움직이는 것이 아닌 저절로 몸이 흔들게 되는 음악을 추구한다. 밴드 결성 당시, 그들은 추구하는 음악의 리듬을 입으로 소리 내 보았고, 우연히 “잭, 킹, 콩”이란 소리를 캐치하게 되어 팀명을 “잭킹콩”으로 결정하게 됐다. 그저 발랄하고 가볍다고만 생각했던 ‘잭킹콩’이라는 이름은, 특유한 향기를 밀도 있게 끌어 올리며 자신들만의 세계를 안정적으로 꾸려가고 있다.
나긋한 온기를 닮은
잭킹콩은 자신만의 영역을 선명하게 구축하고 있다. 입체적인 리듬으로 둘러싸인 연주, 적절한 타이밍에 방점을 찍어주는 트럼펫, 독특하면서도 편안하게 쌓아 올리는 탄탄한 코드워크, 디스코그래피가 쌓일수록 잭킹콩 특유의 리드미컬하면서도 활기찬 정체성이 더욱더 견고히 정돈되고 있다.
“Flowers are dancing in the wind
Bluebirds flying above that scene
At my peaceful garden
Frustrations are forgotten
사랑이 가득한 이곳이 집이길 바래”
잭킹콩의 <Garden> 中
화려하고 색다르면서도 부담 없는 그런 음악. 잭킹콩은 그런 음악이다. 가벼우면서도 섬세한 터치와 밀고 당기는 특유의 그루브를 중심으로, 특정한 부분에 집중하여 대중적인 구성을 지니고 있다. 그 안에 일상에 대한 소회와 관찰의 정서를 담아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청자의 마음을 쓰다듬는다. 이렇게 감각적인 사운드에 잔재하는 잭킹콩의 메시지는 우리 모두의 마음을 치유한다. 마음속 한편에 있는 평화로운 정원을 찾기를 바라며.
지독한 말들에서 벗어나, Dress code
잭킹콩의 첫 번째 정규앨범 [Dress code]는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결을 유지한다. 베이스와 드럼의 끈적끈적한 그루브에 보컬의 묵직한 목소리, 틀을 깨듯 날카로운 신시사이저와 일렉기타로 빈틈없이 메워진 사운드는 세상에 던지는 질문처럼 들린다. 보컬 심강훈의 트럼펫 연주로 막을 여는 ‘Intro’부터 말없이 바라만 봐주던 너에게 ‘Take me to the moon’, 너를 위한 춤 ‘Is this what you want?’, 고민은 잠시 내려놓고 ‘Dive’, 나의 모자란 부분에 ‘모자이크’, 이제는 사라질 ‘Blue letter’, 오만한 시선을 깨부숴 ‘Dress code’, 텅 비어버린 ‘Zero’, 더 가까이 ‘Zoom in’, 이야기의 막을 내리는 ‘Outro’까지, 이들의 음악은 다채롭고, 그래서 더 매력적이다.
폭력적인 편견과 오해는 우리를 좀먹는다. 심지어, 자기 입맛에 맞게 나를 재단하는 시선이 사실 진짜 내가 아닐까 하는 불안이 밀려오기도 한다. 이에 잭킹콩은 다음과 같은 메시지로 편견의 굴레를 무참히 깨부순다. “거울을 싹 다 깨부숴 여긴 없어 Dress code 춤을 춰 여긴 우리만의 dance hall!”
“텅 비어 찌그러져 남이 버린 깡통처럼
가벼운 것들은 붕 떠다닐 뿐
속이 없는 말로 눈물을 흘릴 수 없기에
Zoom in”
잭킹콩의 <Zoom in> 中
🎵 음악주저리
듣는 순간 중독되는 틱톡 (TikTok) 음악
by 영
당신은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까지, 총 몇 개의 음원이 발매되었고, 발매되고, 발매될 것인지 알고 있는가? 카세트테이프, LP 등 실체가 필요했던 과거와는 달리, 오늘날 디지털 음원의 발매가 쉬워지면서 하루에 수십 개의 음원이 시장으로 쏟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수많은 음원 중 과연 우리는 몇 개의 노래를 알고, 듣고 있을까?
사실, 우리는 지금까지 흔히 말하는 아는 노래, 그리고 익숙한 노래를 선호해오곤 했다. 하지만 틱톡(TikTok)이 등장하면서 음원 시장의 판도는 완전히 뒤집히고 말았다.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틱톡은 오랫동안 무명이었던 가수를 한순간에 톱스타로 만들었으며, 수십 년 동안 외면받았던 음악을 음원차트 상위권에 자리 잡게 하는 역주행을 실현시켰다.
초기 ‘15초’에서 시작된 틱톡 영상은 현재 60초 정도의 짧은 영상 콘텐츠를 중심으로 하며, 영상에 익숙한 MZ 세대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기존 음악을 듣기 위해서라면 3분의 영상을 보아야 했던 과거 와는 달리, 이제는 ‘단 1분’의 영상만으로도 중독성 있는 음악을 즐길 수 있게 하면서, 지루한 콘텐츠를 기피하는 MZ 세대의 니즈를 확실하게 간파했다. 여기에 대중들이 직접 노래와 춤 영상을 창작해 올리는 2차 콘텐츠, 즉 ‘챌린지’가 유행하며 다양하게 변형된 콘텐츠가 무한히 만들어졌고, 동시에 음악과 영상에 대한 강한 몰입력을 보여주며 그들을 열광시켰다. 이렇게 음악과 영상을 중심으로 성장한 틱톡은 새로운 유행을 선동하며 음악계에서 가장 중요한 플랫폼으로 떠오르게 됐다.
하지만 틱톡이 처음부터 이렇게 크게 유행하기 시작한 것은 아니다. 등장 초반부터 열광했던 중국, 미국과는 달리, 한국에서는 오글거리는 감성이라는 이유로 외면받던 시절이 있었다. 그렇다면 오늘날 틱톡이 한국의 음악 콘텐츠의 중심으로 자리잡기까지 어떠한 과정이 있었을까?
#아무노래챌린지
틱톡 챌린지에 대해 들어봤다면, 한 번쯤 ‘#아무노래챌린지’에 대해 접해본 적 있을 것이다. 2020년에 발매된 지코의 ‘아무노래’의 하이라이트 부분에 맞춰 안무를 따라하는 댄스 챌린지는, 틱톡과의 마케팅 협업을 통해 등장했다. 중독성 있는 훅과 재미있는 안무는 많은 대중들을 사로잡았고, 이후 이효리, 청하, 화사, 송민호 등 톱스타들의 참여가 더해져 ‘#아무노래챌린지’는 인스타그램 속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후 ‘아무노래’ 관련 틱톡 영상 수는 8억 뷰를 돌파했으며, 각종 국내 주요 음원사이트 실시간 차트 1위를 이어갔다. 이렇게 한국에서 ‘#아무노래챌린지’는 한국에서 챌린지가 음악에 미치는 영향을 여실히 보여주는 첫 사례로 자리 잡게 됐다.
#꿈빛파티시엘챌린지
<꿈빛 파티시엘>은 2010년도 만화 채널인 투니버스에서 인기리에 방영한 일본 애니메이션으로, 당시 신인이었던 아이유가 OST에 참여했다. ‘#꿈빛파티시엘챌린지’는 크리에이터인 ‘@하은’이 2011년 ‘꿈빛 파티시엘’ OST를 활용해 한림예고 재학생들과 안무를 제작해 올리면서 시작됐다. 이후 10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게 되었고 틱톡 내 누적 조회 수 2억 뷰를 돌파했으며,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내에서도 유행을 선도하는 역주행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또한, 아이유가 구독자 700만 기념으로 ‘꿈의 파티시엘 OST’ 라이브와 댄스를 직접 선보이며 챌린지에 참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나문희의첫사랑챌린지
‘#나문희의첫사랑챌린지’는 조금 독특한 형식으로 등장했다. 한 버니즈(뉴진스 팬덤 명)가 뉴진스 해린이 SBS 가요대전에서 선보인 원더걸스 ‘텔 미(Tell Me)’댄스에 허밍어반스테레오의 ‘바나나 셰이크’를 배속한 음원을 붙인 영상을 게시한 것이다. 원래 ‘바나나 셰이크’ 음원에서 배속을 빠르게 하자 원 가사인 ‘너무 휘어졌어’가 ‘나문희의 첫사랑’이라고 들리면서 이에 흥미를 느낀 MZ 세대들이 ‘#나문희의첫사랑챌린지’를 만들었고, 해당 동영상이 큰 주목을 받으며 하나의 유행이 시작됐다. 이후 실제 배우 ‘나문희’님도 해당 챌린지에 유쾌하게 참여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큰 재미를 주기도 했다.
한국에서 환영받지 못했던 초기와는 달리, 현재 틱톡은 트렌드를 만드는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그 중심에 영상과 음악이 함께하면서, 과거에 외면받던 음악도, 지금 등장한 음악도 모두 대중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우리는 과연 앞으로 어떤 음악과 함께 트렌드를 만들어 갈까? 앞으로 새로운 음악이 가져다줄 또 다른 트렌드, 다시 한번 색다른 반향을 가져오길 기대해 본다.
💿 둠칫두둠칫
지루한 출근길, 순간이동이 필요해
by 현
“나의 세상은 언제 흐를까
생각하던 사이에 이야기는 끝나가
갑자기 짠 나타날 기적이란 없어
일단 헤치고 나아가보는 거야”
태성의 <NPC> 中
아아 또 아침, 눈 뜨자마자 알람을 몇 번이나 다시 맞추고 5분만을 얼마나 더 외쳤는지 몰라요. 그렇게 이불 안에서 조금 뭉그적대다 보면, 속절없이 흘러가는 시간이 야속해져요. 혹시 나 대신 회사에서 일해줄 도플갱어 어디 없을까요. 별 의미 없는 시간들만 흘러가는 것 같은 하루하루, 난 지금 순간이동이 필요해요.
우리 같이 무료한 일상을 탈출해봐요.
모꼬지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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