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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ggozigi newsletter_29호

인디 뮤지션과 플레이리스트 추천, 그리고 새로운 음악 지식까지

2023.03.23 | 조회 4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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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꼬지기

우리들의 인디 음악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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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모꼬지기입니다.

   3월. 생명의 시작을 알리는 봄이 찾아오면, 지난날들은 멀어지고 새로운 날들이 그 자리를 가득 채워요. 괜히 설레는 ‘새로움’이란 단어는, 어김없이 내 마음을 간지럽히죠. 이렇게 마음이 콩닥거릴 때면, 나는 어쩐지 당신을 쫓게 돼요. 어쩌면, 우리 관계도 새로운 시작을 기대해도 될까요?

   삼월 넷째 주, 『모꼬지기』 29호에는 사랑스러운 찌질남 '십센치(10CM)', 올해 3월 29일에 펼쳐질 '세계 피아노의 날', 그리고 짝사랑 진행 중인 구독자님을 위한 플레이리스트까지, 총 세 가지 이야기를 선물해 드립니다.


⭐ 뮤직스타뜰

닿을 듯 말듯, 십센치 (10CM)

by 영

 

   너의 표정, 목소리, 걸음걸이까지. 오늘도 어김없이 나는 너를 먼저 발견했다. 네가 한걸음 다가오면, 내 귀 끝은 어느새 비상등을 울리고, 네가 한마디 건네면, 내 목소리는 결국 무너진다. 내 모든 것이 너를 쫓을 때면, 나는 어쩐지 숨 쉬는 법을 잊어버린다. 도대체 왜 내 사랑은, 네 앞에서 숨길 수 없는 걸까?

   뮤직스타뜰 스물아홉 번째 아티스트, ‘십센치(10CM)’를 소개한다.

(▲ 10CM 공식 홈페이지)
(▲ 10CM 공식 홈페이지)

   싱어송라이터 십센치(10CM)는1인 인디밴드로, 2017년 윤철종이 팀을 탈퇴하면서, 현재는 권정열이 유일한 멤버로써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처음 홍대에서 활동을 시작했던 10CM는 이후 버스킹의 아이콘으로 이름을 알렸으며, 2010년 4월 22일 첫 EP <10CM (The 1st EP)>를 발매해 본격적인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같은 해 8월 디지털 싱글 ‘아메리카노’를 발매하여 누구나 열광하는 인디밴드로 떠올랐고, 2011년 ‘무한도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에서 하하와 ‘센치한 하하’팀으로 활동하며 인디 음악 유행을 선도했다. 이후 ‘스토커’, ‘봄이 좋냐’ 등 수많은 히트곡을 발매하여 소위 ‘대중픽’ 인디밴드로 자리 잡았으며, 최근 ‘그라데이션’ 발매로 또 한 번 10CM 열풍을 불러왔다.

   십센치의 노래에는 한 가지 특징이 있다. 바로 화자로 등장하는 ‘소심한 사랑꾼’. 누구나 사랑을 해보았다면, 꽁꽁 숨기기만 했던 그 마음을, 그는 노래 속 화자에게 투영시킨다. 그렇게 모두의 속마음을 대변하는 화자는 가끔은 소심함을 넘어서 찌질한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때로는 애절하고, 때로는 담담하고, 또 때로는 귀여운 그만의 찌질함은 어쩐지 끌리는 묘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결국 십센치는 유일무이한 ‘사랑스러운 찌질남’으로 등극하며, 계속해서 익숙하지만 새로운 매력으로 많은 이들을 사로잡고 있다.

 

위잉위잉, 비상사태

    날이 따뜻해지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바로, 모기. 좁은 방 안을 이리저리 도망 다니는 모기는 오늘도 잡힐 듯 말 듯 애간장을 태운다. 찾아온 더위 탓에 창문은 열지 못하고, 모기와의 숨바꼭질이 길어지고. 어느새 길고 어두웠던 밤마저 환한 아침을 맞이한다.

 방에 모기가 있어

근데 잡을 수 없어

창문도 열 수 없다면

Do You Think Of Me?

10CM <방에 모기가 있어>

 

   그렇게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면, 나는 네가 떠오른다. '갑자기 찾아온 모기는 오늘 밤도 위잉 위잉 시끄럽게 너를 괴롭히겠지. 시끄럽기만 하면 다행일지도 몰라, 어쩌면 너를 가렵게 만들 수도 있거든. 근데 만약에 혹시나 조금이라도 가렵다면, 나는 이 어둠을 뚫고 너에게 달려갈 수 있어. 그럼 대신, 너는 내 생각 한 번쯤 해주지 않을까?’

   십센치의 고백은 소심하지만 솔직하다. 정말 사소한 것을 보더라도 나를 떠올려 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애절하고 어쩌면 찌질해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찌질해 보이는 이 고백도, 그의 장난스럽고 멜로디와 귀여운 가사를 만나면, 어느새 웃음을 터트리는 사랑스러운 고백으로 변모한다.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간절해지는 그 마음이, 조금 찌질해 보여도 어쩔 것인가? 나는 단지 그만큼 너를 좋아하는걸.

"예를 들게 봐봐, 방에 모기가 있어. 근데 잡을 수 없고 창문도 열 수 없어. 그럼 내가 생각나지 않아?"

- 10CM의 <방에 모기가 있어 (4.4)> 앨범 소개 中

 

내가 너의 마음을 가질 수는 없을까?

(▲ 지니 [The 3rd EP] 앨범 정보)
(▲ 지니 [The 3rd EP] 앨범 정보)

   십센치의 세 번째 EP [The 3rd EP]는 언제나 마음 앞에선 솔직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다. 각박한 일상 속에서도 고작 사랑 앞에서 애달픈 우리는 어떤 마음을 숨기고 있던 걸까. 그는 지금껏 조각조각 숨겨놓았던 마음들을 풀어 놓으며 사랑 앞에서 여전히 미숙한 우리네 모습을 노래한다

   두 번째 EP [The 2nd Ep] 이후로 약 8년 만에 발매된 이번 EP는 총 5개의 트랙을 담고 있다. 새로운 십센치의 모습을 보여주는 첫 번째 타이틀곡 ‘어제 너는 나를 버렸어’는 이별 뒤에도 바쁘게 일상을 이어나가는 주인공을 그리며 다음 수록곡 ‘열심히 할게’는 상대방에게 닿을 수 없는 말을 담담히 이어나가는 주인공을 그린다. 가장 십센치다운 두 번째 타이틀곡 ‘가진다는 말은 좀 그렇지’는 소심하지만 상대방을 아끼는 주인공을, 10년 전 데모로 제작됐던 수록곡 ‘Conditdion’은 우울한 일상에 지친 주인공을 그리고, 마지막 수록곡 ‘Please Don’t Stop Your Singing’은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계속해서 이어지기를 그의 간절한 바람을 그려낸다.

    ‘너 내 거 해라’. 언젠가 유행했던 고백 멘트가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게 내뱉지 못하는 십센치는 가장 그 다운 방법으로 마음을 표현한다. 너를 좋아한다는 말 한마디마저 차마 전하지 못하는 소심하고도 찌질한 이 사랑은, 결국 너에게 닿을 수 있을까.

"연락을 기다릴지도

아닌가 귀찮을지도

어쩌면 널 사랑하진 않았었나봐

10CM <어제 너는 나를 버렸어>

 


🎵 음악주저리

88개의 건반이 살아 숨쉬는, 세계 피아노의 날 (World Piano day)

by 현

 

   대중에게 가장 보편화된 악기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피아노일 것이다. 88개의 흑백 공간에서 펼쳐지는 선율과 화성, 그리고 풍부한 울림까지. 피아노는 누구나 편하게 접할 수 있는 악기이자, 다루는 사람에 따라 각양각색의 스타일을 발산하는 악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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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의 탄생과 발전

   피아노는 피아노포르테(Pianoforte)의 약칭으로, ‘부드럽게 연주하다라는 의미의 ‘Piano’세게 연주하다는 의미의 ‘Forte’가 합쳐진 이름이다. 독주뿐만 아니라 반주로도 쓰이는 만능악기 피아노의 음역은 7옥타브가 약간 넘으며 평균율로 조율할 수 있다. 또한, 음량이 풍부하고 셈여림의 변화를 조정하기 용이하며 여러 개의 음을 동시에 칠 수 있기 때문에, 선율악기와 화성악기의 두 가지 기능을 다 겸비하고 있다.

   사실, 피아노 발명의 역사는 다른 악기들에 비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4세기, 유럽에서는 동양에서 만들어진 덜시머(Dulcimer)나 프살테리움(Psalterium)이 널리 쓰이고 있었다. 울림판에 현을 치고 타현하거나 발현하여 연주하는 악기에서 시작되어, 1610년 해머 액션에 댐퍼(Demper)가 없는 악기로 만들어졌다가, 1709년 이탈리아의 쳄발로 제작자인 바르톨로메오 크리스토포리(Bartolomeo Cristofori)가 해머를 이용하여 피아노의 현을 때리는 원리를 완성시키며, 오늘날과 같은 형태의 악기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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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 피아노가 언제부터 사용되었는지는 정확한 기록이 없다. 다만, 1907년 4월 <황성신문>에, “새문 밖 법인여관에서 피아니스트 신나피아헌트 양이 한국인과 함께 음악회를 가졌다.”는 내용의 기사가 실렸고, 이것이 피아노와 관련된 최초의 기록이다. 이로 미루어 보아, 1907년 즈음에 피아노가 한국에 들어왔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세계 피아노의 날

“Why does the world need a Piano Day? For many reasons. But mostly, because it doesn’t hurt to celebrate the piano and everything around it: performers, composers, piano builders, tuners, movers and most important, the listener.”
– Nils Frahm

세상에는 왜 피아노의 날이 필요할까요? 많은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큰 이유는, 피아노와 피아노를 둘러싼 모든 이들, 연주자, 작곡가, 피아노 제작자, 튜너, 음악감독, 그리고 가장 중요한 ‘듣는 사람’을 축하한다고 해서 손해 볼 것은 없기 때문이죠.

   ‘세계 피아노의 날’은, 독일의 음악가이자 프로듀서인 닐스 프램(Nils Frahm)이 제창해 2015년부터 시작된 기념일이다. 피아노 건반이 88개인 것에서 착안하여, 매년 88번째 날로 지정된다. 예컨대 2023년 세계 피아노의 날은 3월 29일이다. 세계 피아노의 날은 피아노 음악의 발전과 다양한 피아노 음악 관련 프로젝트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과 네트워크 구축을 목적으로 제정됐다.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연주자, 애호가, 제작자, 조율사, 운반사 등 피아노와 관련된 모두가 수 세기에 걸쳐 이어져 온 피아노 연주의 기쁨을 계속 나누는 것이 목적이다.

(▲ 2021년 ‘세계 피아노의 날’ 기념 온라인 공연)

   매년 세계 피아노의 날에는 전 세계에서 다양한 기념 이벤트가 열린다. 지난 몇 년간은 코로나로 오프라인 공연을 이어가지 못해, ‘언택트’ 콘서트를 개최하기도 했다. 특히 2021년도 세계 피아노의 날에는 독일의 클래식 음반사 Deutsche Grammophon (도이치 그라모폰)가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소속 피아니스트들을 모아 텅 빈 공연장, 피아니스트의 집, 박물관 등 다양한 장소에서 온라인 공연을 진행했다. 이 공연에는 Maria Joao Pires, Yannick Nezet-Seguin, Katia & Marielle Labeque, Joep Beving, Chad Lawson, Kit Armstrong, 등과 함께 한국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이루마도 참여하며 전세계인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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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세계 피아노의 날에는 런던, 베를린, 오슬로, 도쿄, 멕시코 시티 등 다양한 나라에서 기념 행사를 진행하며, 공식 SNS 및 홈페이지를 통해 엄선된 피아노 플레이리스트, 세계 피아노의 날 기념 특별 트랙을 만나볼 수 있다. 피아노의 아름다움을 기념하는 전세계의 축제, 세계 피아노의 날. 검은색과 하얀색 건반 위, 자유롭게 유람하는 손가락으로 음악과 조화를 울릴 때의 그 음악의 깊이는, 여러분에게 희열과 황홀감을 전해줄 것이다, 진하고도 또 깊게.

 


💿 둠칫두둠칫

이 세상 모든 짝사랑에 대하여

by 영

“달콤한 색감이 물들어 조금씩

정신을 차렸을 땐 알아볼 수도 없지

가득 찬 마음이 여물다 못해

터지고 있어

내일은 말을 걸어봐야지

10CM의 <그라데이션>    

 

   똑똑. 굳게 닫혀있던 문이 활짝 열리는 순간, 나는 숨을 쉬는 법조차 잊어요. 심장은 터질 것 같이 두근거리고 두 눈은 이리저리 움직이지만, 이미 시선 끝엔 당신만 보이죠. 애써 다른 생각을 하며 고개를 돌려도, 결국 그 끝에서 당신만이 선명해져요.

   어떡하죠, . 당신만 나타나면 세상이 발갛게 물들어요.

모꼬지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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