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모꼬지기입니다.
이번 겨울은 평소보다 따뜻했다가도 또 엄청 추워졌다가 변덕이 심한 것 같아요. 어느 날은 생각보다 너무나 추웠고, 어느 날은 예상치 않게 너무나 더웠죠. 지나친 온도는 우리를 당황하게 만들고, 움츠러들게 만들어요. 그렇게 쌓인 감정은 어느새 눈덩이처럼 불어나 있죠, 여러분의 오늘은 어떤 겨울인가요.
일월 넷째 주, 『모꼬지기』 22호에는 또 다른 슬픔을 전하는 '오영', 봄의 시작을 맞이하는 2월 공연 캘린더, 그리고 아직 아픔이 채 아물지 않은 구독자님을 위한 플레이리스트까지, 총 세 가지 이야기를 선물해 드립니다.
⭐ 뮤직스타뜰
그렇다면 내게는 또 다른 슬픔이, 오영
by 현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방식으로 아프다. 각자가 느끼는 슬픔의 형태도 조금씩 다르겠지만, 아픔을 대하는 방식도 다르다. 그렇기에 나는 타인의 고통을 알지 못하고, 타인도 나의 고통을 완벽하게 읽지 못한다. 하지만, 어쩌면 우리의 고통을 이해하는 사람이 한 명쯤은 있지 않을까.
뮤직스타뜰 스물두 번째 아티스트, ‘오영’을 소개한다.
오영은 홀로 작사부터 작곡, 편곡, 믹스, 마스터링까지 모두 해내는 만능 싱어송라이터다. 사운드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여러 노래들을 발표하며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2017년부터 밴드캠프를 통해 비공식 EP [27.993.1087]과 [춤] 외 여러 장의 싱글을 발표했다. 또한, 각자의 음악을 하던 로션펑크, 프레드와 함께 밴드 ‘공공카페’의 보컬 및 기타, 프로듀서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유튜브와 사운드 클라우드 등 SNS를 통해 연주곡 커버 영상과 발매곡 초본을 팬들에게 공유하여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하게 된 작곡 숙제를 계기로 음악을 독학하기 시작한 오영은, 대부분 일상에서 만나는 생각들을 메모해 두었다가 노래로 만들곤 한다. 예를 들어 그의 곡 ‘침전’ 같은 경우, 꿈을 가졌던 우리가 독서실 작은 칸막이 안의 좁은 시야만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현실에 관해서 이야기한다. 그의 로우파이한 사운드와 리버브, 그리고 솔직한 가사는 참신하고도 아름다운 음악을 그려낸다.
슬픔의 방문
오영의 음악은 조용한 비명의 기억 속 생채기 난 잔상 같다. 청아하기보다는 어딘가 긁힌 것 같은 질감에 막 꿈에서 깬 듯 뿌연 소리가 주를 이룬다. 그는 이러한 나른하고도 거친 사운드에 슬픔과 공허함, 외로움에 대한 가사를 차근차근 읊는다. 비가역적인 비극 속 아프고도 씁쓸했던 우리네 감정을 여실히 드러내며, 그는 우리의 상처 입은 마음을 대변하듯 아픈 감정을 함께 공유한다.
“내 귀를 가져가 줘요
이 비명뿐인 세상에서는
난 안돼요
이루지 못한 일들 뿐이죠”
오영의 <나의 분해> 中
우리는 슬픔의 방문에 항상 무너진다. 쏟아지는 고통에 몸부림치고 이내 힘을 잃어 불행 위를 유영한다. 날카로운 슬픔은 떠내려가는 우리를 찔러 단단히 고정시키며 말한다, 도망갈 수 없다고 그저 여기에 머물러야 한다고. 어느 끝자락에 다다라서는, 조각난 감정이 조용한 소멸이 되지 못해 스스로를 부수고 또 자신을 조각낸다. 이 비명뿐인 세상에서 바랬던 아주 낮은 체온까지도 포기하며.
겹겹이 덧칠해나가는, 우리마음
2019년에 발매된 오영의 앨범 [우리마음]은, 우리 모두 가졌지만 같은 것은 하나 없는 마음의 여러 단면들을 담았다. 우리의 마음은 여러 가지 표정을 짓는다. 때로는 한없이 가벼운 바람에도 무너지며 때로는 어떠한 돌풍에도 흔들리지 않는 것이 우리의 마음이다. 그렇게 각양각색이 다 다른 모습이기에 특별하다.
같은 일상에도 하나하나 더해 달라지는 ‘Plus+’부터, 우리의 무한한 갈망일지도 ‘영원’, 나의 꿈은 흐린 색 ‘공상’, 외롭고 외롭고 외로운 ‘LIVE, INSECT’, 너와 함께할 수 있다면야 ‘약혼’, 엉성하지만 아름다운 ‘나무집’, 어쩌면 나와 같은 마음의 ‘괴물’, 그래도 여전히 함께하고픈 ‘연인’, 나의 끝자락에서 ‘Alaska’까지. 앨범 [우리마음]에는 아홉 가지 모습의 우리 마음을 담았다. 쓸쓸하고도 비뚤어진 마음들, 치사하지만 이렇게라도 붙잡고 싶은 감정들. 저 깊숙이 있던 우리 마음의 여러 모습들을 들여다보며, 마음을 체감하는 순간이 되길 바란다.
“일렁이는 내 어둠아
내 말을 삼켜주오
파랗게 물든 밤들아
나만을 섬겨주오
길이 남을 불을 지피자
내 사랑아”
오영의 <연인> 中
📅 공연캘린더
달콤 쌉싸름한 고백, 2월의 공연
by 영
2월, 겨울의 끝을 보내고, 봄의 시작을 맞이하는 시기가 되면, 우리의 마음도 싱숭생숭해진다. 아직은 추운 바람과 조금 따뜻해진 햇살은 마음을 얼리기도, 또 녹이기도 한다. 이럴 때면, 꽁꽁 숨겨왔던 나의 마음이 살포시 고개를 내민다. 이번에는, 달콤 쌉싸름한 고백이 담긴 2월의 공연으로 내 마음을 전해보자.
1. MPMG WEEK 2023
주식회사 MPMG의 레이블 감사제 'MPMG WEEK'는 지난 1년간 함께한 팬들을 향한 감사와 더불어 새해의 기대를 담아 다양한 공연과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코로나 이후로 2년 만에 다시 돌아온 'MPMG WEEK 2023'은 2월 1일부터 5일까지, 총 5일간 진행된다.
[MPMG MUSIC LIVE]
MPMG MUSIC LIVE는 각양 각색의 매력으로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는 MPMG MUSIC의 아티스트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색다른 라인업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고 서로의 경계를 뛰어넘는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78 LIVE]
78LIVE는 단 78분 동안만 진행되는 독특한 러닝타임의 공연이다. 개성 넘치는 아티스트들이 선보이는 타임어택 SHOW로, 그들이 쏟아내는 매력에 흠뻑 빠져보자.
[Limited Edition]
Limited Edition은 평소와 다른 조합의 무대를 볼 수 있는 한정판 공연으로, MPMG WEEK마다 색다른 조합으로 신선한 놀라움을 선사한다. 각자 다른 밴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멋진 아티스트들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차원이 다른 음악의 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
[Another Nice Day]
이번 MPMG WEEK과 함께하는 Another Nice Day는, 뮤직 페스티벌 'Have A Nice Day'와 함께한, 혹은 함께 할 세 팀의 아티스트가 함께하는 정기 공연이다. 우리의 하루를 좋은 음악으로 신진 아티스트들을 소개하는 것을 목표로, 음악의 또 다른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
2. 브릭데이 with BAND
콘텐츠브릭은 플랫폼보다 콘텐츠가 중요해진 시대 속에서 차별화된 기획과 새로운 시도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스토리를 만든다. 스페이스브릭은 이런 콘텐츠브릭이 운영하는 홍대 공연장으로, 다양한 공연들이 열리며 관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2월 1일_솔직한 청춘 '프랭클리']
[2월 8일_이틀 된 신발로 무리하는 애들 '투 데이 올드 스니커즈']
[2월 15일_깊고 잔잔한 위로 '하다']
[2월 22일_멈추지 않는 락의 물결 '틸더']
3. 먼데이 프로젝트 시즌 6
2023년 새롭게 돌아온 먼데이 프로젝트 시즌 6는 평일 공연 활성화를 위해 2014년 시작된 월요일 콘서트로 혁오, 이진아, 안예은, 카더가든, 윤딴딴 등 실력 있는 200여 팀의 뮤지션들이 함께 했으며, 합정과 성수 등 서울 전 지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2월 6일_WAS SUMMER: 지소쿠리클럽 단독 콘서트]
[2월 7일_WAS SUMMER: 차세대 단독 콘서트]
[2월 13일_THE ROCK STAR: 곽태풍 단독 콘서트]
4. 롤링홀 28주년 기념 공연
음악이 멈추지 않는 공간 '롤링홀'은 1995년 클럽 '롤링스톤즈' 개관 이후, 2004년 홍대로 이전하며 27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커뮤니케이션 문화공간으로 이어져 왔다. 올해 28주년을 맞은 롤링홀은 2023년 상반기 동안 릴레이형 실내 뮤직 페스티벌을 개최할 예정이다.
[2월 4일_스탠딩에그 단독 콘서트 '스탠딩 콘서트']
[2월 9일_Tuesdady Beach Club 단독 콘서트 'WAY']
[2월 10일_김마리 단독 콘서트 'Fly!']
[2월 11일_KARDI 단독 콘서트]
[2월 12일_정우 단독 콘서트 '옛날이야기해 주세요']
[2월 16일_OFF.E, 변하은, igloobay 콘서트]
[2월 17일_109 단독 콘서트]
[2월 19일_박소은 단독 콘서트 '마지막 문장']
[2월 23일_행로난 단독 콘서트]
[2월 25일_9와 숫자들 단독 콘서트 'New Year's Rollin']
💿 둠칫두둠칫
아직 잔설이 녹지 않은 그 곳은
by 현
“스스로를 갉아먹는 나의 밤이
날 다 먹어 치울 때쯤
난 당신의 기억 속에서
조용히 완전히 영원히 사라지길”
너드커넥션의 <조용히 완전히 영원히> 中
아무래도 난 이 추위를 견뎌낼 수 없을 거예요. 누군가에게는 눈이 포근한 선물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나에겐 그저 차디찬 얼음일 뿐이죠. 따스한 햇살에 나의 눈도 다 녹아 없어지길 바랬지만, 여전히 남아 날 괴롭히죠. 찌르고, 할퀴고, 깊숙히 파고들고. 상처투성이가 되버린 마음은 이 하얀 눈이 어서 녹기를 바라며 눈을 감아요. 시간이 흐르면 나의 잔설도 다 녹을까요.
그 때가 오기를 바라며.
모꼬지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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