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창작학회 '눈길'입니다.
눈꽃이 겹겹이 쌓여 아름다운 눈길을 만들 듯, 눈꽃 같은 글들을 출판으로 아름답게 피워내기를 바라며 매학기 독립문예지를 내고 있습니다.
2025 상반기 눈길의 독립문예지 7호의 주제는 '공백과 여백'입니다.
공백과 여백에 시간선을 담아 과거의 공백, 현재의 공백, 미래의 공백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갈 예정이에요!
이번 뉴스레터 7월 특집호에서는 1년의 공백 뒤 자신에게 보내는 눈길 학우들의 편지를 담아냈습니다.
뉴스레터를 읽어보시고, 공백과 여백에 대해 각자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 건 어떨까요?
김유나
- 1년 뒤 나에게 보내는 편지
그날의 날씨는 어때. 지금은 여름을 다신 견디지 못하겠다며 앓는 소리를 하고 있지만 너는 또다시 한 번 찌는 여름을 살아내고 있겠지. 네 스물은 꽤나 요란스러워서 골이 아프지만 그래도 이게 다 너를 위한 시간이라고 생각하며 버틸게. 어려운 일이겠지만 하루빨리 내가 괜찮은 사람이길 바라. 네가 보기엔 어때, 그리던 모습에 가까워진 것 같아? 아니라면 안타깝지만 그래도 너무 나무라진 마... 최선이었을 거야.
오늘 나는 굉장히 무거운 다짐을 했어. 너는 여전히 같은 마음이야? 꼭 그랬으면 해. 아니라면 오늘의 내가 너무 부끄럽다. 혹여나 잊었을까 내 다짐을 조금 묻혀놓자면, 네가 사랑하는 것과 너를 사랑하는 것들에게 최선에 최선을 다해. 꼭. 너는 꼭 그래야만 해.
욕심 많은 너를 사랑해. 쥔 건 없지만 가질 것만 꿈꾸는 너를 응원해. 그 누구보다 나는 너를 위해. 그러니 화이팅!
강윤아
- 1년 뒤 나에게 보내는 편지
1년 후 나에게
안녕 2026년의 나야 1년 후에도 잘 지내고 있니
요즘 난 여름의 빙수 가게에서 말그대로 빙수 기계가 되어가는 중인데
이 편지를 읽는 지금의 넌 뭐하고 사니?
제발 가족 경영의 폐해 따위는 없는 좋은 알바를 찾았기를…
어쨌든 지금의 내가 너에게 좋은 사람이길 바라
그리고 네가 좋아하는 하현상은 군대 갔니? 좀 슬프겠구나ㅜㅜ
그래도 이별하지 말고 끝까지 기다려서 꼭! 꽃신을 쟁취해내렴
뭐든 잘 해내고 또 사랑하고 있길 바란다
아프지 말고 나를 잘 부탁할게!! 화이팅:)
지금의 내가
김수현
- 1년 뒤 나에게 보내는 편지
어디론가 훌쩍 떠나버리고 싶은 일상을 벗어났기를 바라며,
내일이면, 내년이면, 더 좋아질 거라는 말과는 다르게 여전히 지독한 평행선을 걷는 기분이야. 지금은 7월 말이고, 때이른 폭염에 영원히 고통받고 있어. 시퍼런 하늘에 흰색 페인트라도 부어버리고 싶을 만큼 말이야. 그때는 어떠니? 여행은 잘 다녀왔어? 난 대학에 오고 많은 것들을 느꼈어. 하고싶은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나에게 얼마나 만족감을 주는지! 첫 걱정과 달리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나름 알차게 지내고 있어. 물론 이걸 읽을 너도 마찬가지겠지만. 그리고 별개로 말해주고픈 건, 굳이 막아둔 선 안에서 적당히 하려고 하지 않아도 돼. 그냥 하고 싶은 만큼, 쏟고 싶은 만큼 마음껏 하자. 그게 무엇이든 말이지.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열심히 살아보자. 우리.
육지민
- 1년 뒤 나에게 보내는 편지
안녕
아직도 모르는 게 많은 사람이니 그걸 그냥 즐기고 있니 난 해답은 모르지만 모두가 그렇게 말하더라 거긴 많이 덥니 아직도 여름을 싫어하니 난 얼른 추위가 왔으면 해 뙤약볕 작열은 너무 힘들거든
1년 후 받게 될 편지가 이번 계절에 쓰이는 게 좋은 일인 걸까 어쩌면 너는 더위에 절어 인상을 쓰고 있을 지도 모르지 이걸 보고 좀 웃을 것 같아 여름에 쓰길 다행이네
그래도 오늘은 바람이 불었어 더운 너의 날에도 한소끔 쉴 날이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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