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요즘 패션 브랜드는 카페를 운영할까

이틀 전이었어요. 명품 브랜드 루이 비통의 F&B 브랜드 르 카페 루이 비통이 정식 오픈했습니다. 반응은 뜨거워요. 3알에 4만8,000원짜리 만두는 금세 입소문이 났고 식당 예약 플랫폼 캐치테이블 예약도 빠르게 마감 중입니다. 루이 비통이 본격적으로 F&B 사업에 눈독을 들이는 걸까요? 패션 브랜드의 잇따른 카페 운영 속 진짜 전략을 들여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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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요즘 패션 브랜드는 카페를 운영할까

나폴리 맛피아로 알려진 권성준 셰프는 말합니다. “카페를 하고 싶은 분은 고민을 한 번, 두 번, 세 번 정도는 더 했으면 좋겠고요. 세 번을 고민해도, 여전히 하고 싶다고 해도,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웬만하면 하지 않는 걸 추천드립니다”라고요.

그만큼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의미일 텐데요. 웬일인지 상업의 최전선에 있는 패션 브랜드는 카페 운영에 적극적입니다. 최근 더 그래요. 그들은 왜 카페를 운영하려는 걸까요?

ⓒ젠틀몬스터

패션 브랜드가 가치를 올리는 방법

패션은 이미지메이킹이 8할입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그렇습니다. 소비자에겐 브랜드의 가치가 기능 이상으로 중요하죠. 그리고 그 가치는 사람들이 해당 브랜드를 얼마짜리로 인식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 인식을 단기간에 만든 대표 사례로 패션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를 꼽을 수 있습니다. 젠틀몬스터는 사업 초기부터 쇼룸을 획기적으로 만들어 화제를 모았습니다. 곧 사람들은 쇼룸 자체를 젠틀몬스터로 인식하기 시작했죠. 그들이 만든 공간이 파격적이고 트렌디하니까 상품 역시 그럴 것이라고요.

쇼룸은 일반적인 오프라인 공간과 목적이 다릅니다. 당장의 수익을 위해 만들지 않아요.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브랜드 인지를 긍정적으로 바꾸기 위한 의도가 다분합니다. 제품의 상향평준화가 이루어지자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진 거죠. 최근 상급지에 패션 브랜드가 들어가는 이유입니다. 성수동을 비롯한 핫플엔 패션 브랜드가 몰리고 있습니다. 핫플이 되면 F&B 브랜드는 밀려날 수밖에 없어요. 음식 판매로는 월세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하지만 패션 브랜드는 다릅니다.

패션 브랜드는 이제 쇼룸에서 더 나아가 다양한 소비자경험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카페는 그 일환 중 하나입니다. 재밌는 건 최근엔 브랜드를 전면에 드러내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독립된 브랜드로 보여야 구매자나 예비 구매자가 아니어도 찾아오는 비중이 높을 테니까요. 물론 카페명은 브랜드 전략에 따라 달라질 겁니다. 단, 브랜드명을 카페명으로 쓰는 브랜드는 압도적으로 유명하다는 공통점이 있죠.

패션 브랜드가 운영하는 대표적인 서울 카페 5곳입니다. 카페명까지 함께 보면 더 재밌을 거예요.

1. 르 카페 루이 비통

르 카페 루이 비통은 명품 브랜드 루이 비통의 새로운 미식 공간입니다. 파리, 뉴욕, 도쿄, 밀라노, 방콕에 이어 서울이 여섯 번째 도시인데요. 메뉴는 2만 원대 커피부터 7만 원대 랍스터, 11만 원 대 전채 요리(더 청담 박스)까지 폭넓습니다. 업계는 이를 단순 레스토랑 사업으로 보지 않습니다.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고 럭셔리한 경험을 확장하겠다는 행보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2. 카페 디올

명품 브랜드 크리스챤 디올은 카페 디올 청담과 카페 디올 성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명품 브랜드의 F&B 사업 성공에 초석을 다진 사례로 꼽히는데요. 특히 카페 디올 성수는 프랑스 파리에 있는 크리스찬 디올의 플래그십 스토어 30몽테인을 옮겨 놓은 듯한 매장 한켠에 자리해 오픈 3년 여가 지난 현재까지도 인기가 높습니다.

3. 카페 마당

카페 마당은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가 운영하는 북카페입니다. 청담 메종 도산 파크 지하 1층에 위치하는데요. 1만 원대 커피, 3만 원대 간단한 식사를 제공하며 초고가 소비의 문턱을 낮추는 공간입니다. 접시와 커트리, 소파에 이르기까지 모두 에르메스 제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4. 누데이크 하우스 노웨어 도산

패션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는 디저트 브랜드 누데이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누데이크 하우스 노웨어 도산은 누데이크의 국내 첫 플래그십 스토어 TASTE OF MEDITATION을 테마로 한 공간입니다. 절제된 무드와 여백 속 새로운 개념의 디저트를 선보이며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5. 카페 씨떼

카페 씨떼는 전세계 도시에서 영감받은 음료와 매일 갓 구운 갸또 드 보야주를 만날 수 있는 디저트 카페입니다. 가죽 슈즈 브랜드 쿠에른이 쿠에른 더 빌리지라는 이름으로 복합문화공간을 만들며 함께 선보인 공간인데요. 직접 신발을 신는 경험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브랜드 메시지를 다양한 감각으로 보여줍니다.

기획 공지온 ￨ 글 오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