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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3일 :: off레터

2026.03.13 | 조회 2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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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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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편지

 

이렇게 열심히 책을 읽으려 공간도 만들어 두었지만... 현실은.
이렇게 열심히 책을 읽으려 공간도 만들어 두었지만... 현실은.

작가님, 어떻게 하면 책장을 좀 넘길 수 있을까요?

책을 사긴 하는데 막상 펴기가 힘들어요.

자꾸만 넷플릭스나 쇼츠만 보게 되고요.”

 

요즘 자주 듣는 하소연입니다. 새해 다짐으로 샀던 책들에 먼지가 쌓여갈 즈음인 4, 5월 무렵엔 특히 더하죠. 새해 첫날 헬스장을 끊어 기부 천사가 되듯, 출판계에도 기부 천사가 속출하는 시기거든요. 봄맞이 대청소를 하다 초면같은 책을 마주치면 그렇게 민망할 수가 없다고들 하십니다.

 

아무래도 제가 글을 쓰는 작가니까 진득하니 완독하는 비결을 알 거라 기대하시지만, 솔직히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에너지를 다 쓰고 귀가한 날엔 활자가 도무지 읽히질 않거든요. 눈을 부릅뜨고 책을 노려봐도 눈으로만 읽힐 뿐, 머릿속은 내일의 할 일에 가 있기 일쑤이지요. 결국 완벽주의 성향이 좀 있는 저는 죄책감을 덜어내려고 연말이면 다 못 읽은 책을 나눔 하거나 노끈으로 묶어 재활용에 내놓곤 했지요.

 

솔직히 제가 완전히 완독한건 얘네가 다일겁니다. 제가 쓴 책 6권...
솔직히 제가 완전히 완독한건 얘네가 다일겁니다. 제가 쓴 책 6권...

작년 연말도 그렇게 다 못 읽은 죄책감 덩어리들을 노끈으로 묶고 있는데, 우연히 고등학교 시절 친구가 떠올랐습니다. 그 친구는 미션스쿨 대학으로 진학을 했는데요, 그 이후로 사는 게 팍팍할 때면 학교에서 나눠준 성경책을 아무 페이지나 탁 펼쳐서 읽곤 했습니다. 왜 그러냐는 제게 "가끔 이러면 나한테 딱 필요한 문장들이 나온다? 신기하지?"라며 그리스 로마 시대 사람들이 아폴론 신전에 가서 신탁을 구하는 느낌이 뭔질 알 것 같다고 말을 하더군요. 그 기억이 떠오르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왜 나는 책을 꼭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려고만 했을까? 학습을 위한 독서가 아니라 마음을 돌보기 위한 독서라면, 그 목적을 위해서 책이라는 도구자체는 활용하는 방식을 조금 바꿔봐도 되지 않나?’

 

그날 이후, 저는 저만의 짧은 독서 리추얼인 랜덤 독서를 만들어 실천하고 있습니다. 그게 뭐냐고요? 밤에 책장에 서서 장편 소설을 제외하고 시집이나 에세이, 교양서 등 스토리가 이어지지 않고 단락이 분절된 책을 무작정 한 권 뽑습니다. 그리곤 눈을 감고 책장을 차르륵 넘기다 아무 곳이나 펼쳐 손끝에 닿은 문단을 소리 내어 읽는 겁니다. 그러다 보면 포춘쿠키를 쪼개듯 어떤 날은 다정한 위로를, 어떤 날은 전혀 엉뚱한 문장을 만나 피식 웃음이 터지기도 합니다.

 

200일째 꾸준히 해오며 느낀 건, 우연히 마주친 이 짧은 문장이 마음 건강에 미치는 영향력이 생각보다 크다는 점입니다. 당면한 과제에만 좁게 파묻혀 있던 시야에 낯선 이야기가 침범하면서 생각지 못한 인지적 환기가 일어나거든요. 이 우연한 환기가 반복되면 심리적 기능적 고착에서 벗어나는 데 큰 도움이 되고요. 기능적 고착이란 과거의 성공 경험이 굳어져 어떤 문제든 늘 하던 방식으로만 접근하려는 심리적 상태입니다. 남들보다 두 배의 시간을 들여 인정받았던 사람은 어떤 난관이든 무조건 '양과 시간'으로 승부하려는 맹신이 생기고, 결국 늘 사무실의 마지막 불을 끄고 나가는 삶이 당연해지는 게 바로 기능적 고착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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