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마음건강 프리미엄

회사에서 점점 밀려나는 나, 불안해요.

10월 4일 :: 프리미엄 다섯번째

2024.10.04 | 조회 7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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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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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열의 오프먼트

나를 위한 일상 속 잠시 멈춤, 월간 마음건강 매거진

오늘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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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집단지성 상담소, 어떠셨나요? 누군가의 사연에 대해 상담가인 저 말고도 많은 분들이 답변을 달고 이야기를 건네는 과정, 서로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 온기를 나누는 그 과정은 모두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었을 겁니다. 사연자도, 답변을 다셨던 독자님들도, 그리고 그걸 지켜보는 저나 또 다른 많은 구독자 여러분 모두가 마음 따듯해지는 기분이시지 않았을까, 그리고 어쩌면 저의 답변보다 더 좋은 답변을 발견하셨을 수도 있을 거에요. 그럴 수 있습니다. 꼭 상담가가 아니어도, 우리에겐 살아온 세월만큼의 지혜가 조금씩은 쌓여 있거든요. 타인에게 그걸 꺼내어주는 따듯함과 용기만 있다면, 우리 모두가 머리를 맞대는 이 순간 가장 좋은 방향으로 서로를 도울 수 있을 겁니다. 

이번 사연도 함께 온기를 나누길 바라며, 만나볼까요?

 


 

오늘의 사연

 

열심히 다녔던 회사에서 보스와 조직이 바뀌면서 밀려나게 되었어요. 권고사직을 제안받고 강등도 서슴지 않게 얘기하는 회사를 보며, 매일 아침 노트북을 켜고 버티고 있는 저 자신이 용하면서도, 가끔 너무 서럽고,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몸서리칩니다. 이직의 여왕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만큼 나이가 드니 이직도 쉽지 않네요. 마음 치유에 좋은 책이나 영화도 보고, 명상도 해보고, 아침에 걷기도 해보고. 별짓을 다 하고 있네요.  가장 힘든 건 방학이라 저와 거의 종일 붙어 있는 (우리 회사가 재택이 대부분이라서요) 아들입니다. 엄마처럼 회사 다니면 스트레스 너무 많이 받을 것 같아서 공부하기 싫다고. 모든 게 복잡한 시기, 어떻게 저는 이 시간을 지날 수 있을까요.

by.  노마드 님

 

장재열의 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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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님, 사연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마도 아이의 방학은 끝나서 가장 힘든 부분이 조금은 잦아들었을 것 같은데 어떠실까요? 직장을 대하는 마음은 조금 나아지셨을까요?

저는 이번 사연을 읽으면서는 '아, 결국 사람 문제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물론 한 개인으로서의 사람이 아니라 '조직'이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이긴 하지만, 내가 느끼는 감정들은 서럽고 불안하고 몸서리쳐지고 있다고 하셨어요. 이런 감정은 '배신감'을 느낄 때 드러나는 증상들과 상당히 유사합니다. 누군가 한 명을 딱 집어 배신감을 느끼는 것은 아니지만 직장과 나라는 사람이 서로 라포를 형성하고 하나의 '관계'로서 인식하고 있다 보면 이렇게 문득 사람과 사람 관계처럼 되어버려요. "어떻게 날 이렇게까지 대하지?" 싶은 순간들을 마주하게 되고요. 동아시아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모든 존재를 인식할 때 '관계성'을 기반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미국에서 하루아침에 해고 통보하는 문화를 들으면 당사자인 미국인보다 한국인들이 더욱 기겁을 하는 이유도 그것이지요. 

저는 이 사연을 노마드님의 '직장' 문제라고 생각하면 크게 걱정 되지는 않아요. 이직의 여왕이라는 타이틀이 예전같지 않다고 하셨지만, 여전히 자기 자신을 위해서 여러가지 노력을 하고 스스로를 돌보고자 애쓰는 모습을 보면서 '여전히 문제를 헤쳐 나갈 수 있는 단단한 분이구나'라는 게 직관적으로 느껴졌거든요. 오히려 걱정되는 건 커리어와 이직이 아니라, 사람과 관계 속에서 다치는 마음이에요. 조직을 믿지 못하고 사람을 믿지 못하고, 언젠가는 밀려날 거라는 무형의 불안감이 지속되는 것. 그래서 내가 너무 스스로 방어 태세를 갖추며 살아가게 되는 것이 가장 지양해야 할 일이겠지요. 해결 방법은 뭘까. 한참 생각했어요. 그러다 답을 발견했지요. 바로 다른 구독자님들의 답변이었어요. 그 어느 때보다도 정성스럽게 아주 많은 분들이 글 남겨주셨어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느끼는 배신감, 불안감, 수치감은 또 다른 사람들이 분명히 따스하게 덮어주고 안아주고 보듬어 줄 겁니다. 오늘은 저보다 더 현명했던 구독자 여러분에게 마이크를 넘기고 싶어요. 한번 본적도 없는 사람들이 건네는 이 말과 지혜 그 자체가, 노마드님께 분명히 큰 힘이 될거라 확신합니다. 그럼 만나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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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months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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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months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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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months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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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months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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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bout 2 months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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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bout 2 months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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