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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은 늘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사라지더라고요

6월 20일 :: 집단지성 상담소

2025.06.20 | 조회 7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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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장재열

오늘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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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자기 짝이 있더라"

"만날 인연은 어떻게든 만나더라"

 

이 말, 구독자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오늘의 사연자는 숱하게 들어온 그 말들이 정말 내 인생에도 일어나는 일일까? 영영 혼자로 지내게 되는 것은 아닐까? 혼자로 사는 것이 어느덧 익숙해졌지만, 이대로 괜찮을지 고민인 40대 여성입니다. 한번 만나볼까요?

 


 

오늘의 사연

 

 올해 딱 마흔이에요. 혼자된 지는 4년 정도 되었습니다. 여자는 나이에 더 영향을 받는다는 말, 구시대적이라고 생각하며 무시했는데... 정말 그런 것 같다고 느낄 때가 종종 생기기 시작했어요. 30대 후반부터 정말 누구와도 잘 안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점점 혼자의 삶도 그럭저럭 괜찮구나. 오히려 머리 아프지 않아서 좋다며 즐기는 상태까지 왔습니다. 그러다가도 문득 헛헛하고 불안한 마음이 드네요. 주변에선 '다 자기 짝이 있다. 너무 애쓰지 마라.'라는 말을 하시는데, 솔직히 모르겠어요. 애 쓰려다가 잘 안되는 건 자존감이 떨어져서 힘들고, 반대로 애쓰지 않고 흘러가게 두다 보면 그냥 이 상태로 쭉 늙어갈 것만 같고... 지금은 혼자 사는 것도 나쁘진 않다지만, 과연 60대, 70대에도 혼자인 삶은 괜찮을까. 그리고 노년기가 되어 결국 평생 나는 짝을 못 찾은거였다는 생각이 헛헛하게 다가오진 않을지. 이대로 혼자인 삶을 지내도 될지 모르겠어요. 기혼인 분들, 커플인 분들, 정말로 다 자기 짝이 있다는 말이 진짜라고 생각하시나요? 진심으로 궁금합니다.

by. 라탄바구니 님

 

* 구독자 누구나 아래의 링크를 통해 사연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구독자의 답장

 

 라탄 바구니님의 사연, 어떻게 보셨나요? 내 마음이랑 너무 닮아있다는 분도, 또 그 시기를 지나 생의 반려를 만난 분도, 내 미래도 비슷할까 걱정인 분도 있었습니다. 다양한 독자 여러분의 답장, 한번 살펴볼까요?

 

@마음엄마_안녕하세요. 글을 읽으면서 참 마음이 아팠어요. 저는 50대 초반에 재혼했답니다. 저도 한동안은 글쓴이님처럼 "이제 끝났나보다" 하며 살았어요. 그런데 세상 일은 정말 모르는 법이에요. 다 자기 짝이 있다는 말 저는 믿어요. 다만 그 짝을 만나는 건 나이와 상관없이 '자신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에 따라 달라지더라고요. 혼자인 삶을 즐기시는 건 정말 큰 축복이에요. 거기서부터가 시작이니까요.

헛헛하고 불안한 감정도 자연스러운 거예요. 저도 그랬어요. 그럴 땐 지금의 나를 더 따뜻하게 감싸 안아주세요. 사랑은 외부에서 오는 게 아니라, 내 안에 있는 힘에서 시작되니까요. 늦은 나이에도 인연은 옵니다. 꼭 사랑이 아니더라도 좋은 동반자, 친구처럼 함께할 사람은 분명히 있을 거예요. 너무 조급해하지 마세요. 자신을 아끼며 지금처럼 솔직하게 살아가는 모습, 정말 멋지십니다.

@Jbro_저라면 그냥 혼자 사는 나를 어느정도는 받아들일 거 같아요. 이게 뭔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 하실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인연이란 게 무조건 존재하는 건 아니거든요. 저도 30대 후반에 결혼 못 하고 이대로 끝인가 싶었는데, 오히려 그렇게 내려놓고 나니까 마음이 한결 편해졌어요. 결혼, 짝, 인연이라는 거 생각해보면 다 상대적인 개념입니다. 중요한 건, '나 혼자서도 괜찮은 사람인가' 하는 거죠. 그게 준비가 되면, 오히려 누가 다가올 수도 있고. 아니면 그냥 혼자여도 충분히 괜찮은 삶을 살 수 있죠. 지금 느끼는 불안은, 사회가 자꾸 '짝이 있어야 한다'고 주입한 프레임 때문일 수도 있어요. 진짜 자기 인생 주도권 잡으면, 그 불안이 생각보다 작아집니다. 쿨하게 사세요. 인생 짧아요.

@은하수밤_저도 글쓴이님과 비슷한 나이에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어요. 정말 공감 가요.

주변에선 자꾸 "애쓰지 말라", "마음 내려놓으라" 하는데… 정작 내려놓고 나면 또 너무 공허하고, 그렇다고 나서자니 잘 안 되고. 그 감정의 롤러코스터 너무 잘 알아요.

저도 아직 답은 못 찾았지만, 요즘은 이렇게 생각하려고요. "짝이 있다면 언젠가 만날 거고, 없다면 내 삶을 더 멋지게 채우자."

누군가를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고 버겁게 느껴질 땐, 그냥 나 자신한테 집중해보세요. 스스로를 사랑하는 게 제일 어려우면서도 가장 필요한 일이더라고요.

우리 같이 잘 살아봐요. 혼자서도, 때론 누군가와 함께여도. 외롭지 않게.

@자하연_글쓴이님의 고민은 사실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정이에요. 그리고 그 불안은 어쩌면 ‘미래에 대한 정보 부족’ 때문에 생기는 걸 수도 있어요. 통계적으로 볼 때, 중장년층 이후에 새 인연을 맺는 사람들도 분명 존재하고, 혼자 살면서도 삶의 만족도가 높은 사람들도 많대요. 즉, 이게 “이래야만 한다”는 정답은 없는 문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질문을 다시 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짝이 없으면 정말 불행할까?"
"나는 어떤 삶을 원하나?"

막연한 두려움보다, 내가 원하는 삶의 그림을 구체적으로 그려보세요. 그러다 보면 짝을 찾든 안 찾든, 지금보다 명확한 방향이 생길 거예요. 감정은 존중하되, 판단은 이성적으로. 그러면 후회가 적습니다.

 

 


 

장재열의 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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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탄 바구니님, 보내주신 사연 잘 읽었습니다. 

문장과 문장, 단어와 단어 사이사이에 얼마나 많은 마음이 담겨 있었을지 느껴졌어요. 어딘가 한구석 쓸쓸하고, 또 한편으로는 이대로 살아도 괜찮을지도 모르겠다는 조용한 체념 같은 것들도 느껴지고, 저도 또래 싱글이어서 일까요? 읽는 내내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라탄 바구니님이라고 가정하고 혼자가 된 지 4년이라는 그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셨을지 한번 상상해 봤어요. ‘괜찮은 척’하는 게 아니라 정말로 어느 순간부터는 혼자 있는 게 나쁘지 않다고 느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내면의 중심을 잡으려 애쓰셨을까요?  그러다가도 문득문득 드는 헛헛함, 괜찮다고 느끼면서도 불쑥 올라오는 불안, 그리고 외로움이 있었을 거예요. 그런데 저는 그것마저 느껴지지 않을 때가 더 위험하다고 생각하고요. 오히려 라탄 바구니님이 지금 자신의 마음을 정직하게 들여다보고 있다는 증거처럼 보이더라고요.

 

사실, 나이가 들수록 사람을 만나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건 맞는 것 같아요. 예전엔 쉽게 열리던 마음도 이제는 여러 겹의 경험과 상처로 덧씌워져 있달까, 누군가와 진심으로 연결되는 게 정말 어렵다고 느껴질 때가 저도 참 많거든요. 그럴수록 ‘혼자인 게 나쁘지 않다’고 스스로에게 말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또 정말로 익숙해지곤 하죠. 그 익숙함이 삶을 편안하게 만들어주기도 하지만, 어느 순간엔 ‘이대로 늙어갈까 봐’ 하는 두려움으로도 다가오고요. 라탄 바구니님이 그런 감정을 숨기지 않고 이렇게 글로 적어 내려오신 게 저는 참 고맙고 대단하게 느껴졌어요. 스스로를 잘 돌보고 살아오신 분이라는 게 느껴졌거든요. 그러다 보면 ‘정말 모두에게 짝이 있을까, 나는 이대로 쭉 살지 않으려나’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긴 해요.

 

다만, 질문 주신 것에 대해 저는 꼭 ‘있다’고도, ‘없다’고도 말하지 않으려고 해요. 사람마다 인연을 만나는 방식도 시기도 너무 다르고, 어떤 사람은 사랑이 아닌 우정에서 평생의 동반자를 찾기도 하니까요. 다만 확실한 거 하나는 있어요. 라탄 바구니님처럼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은, 그리고 혼자의 시기 동안 자기를 잘 들여다본 사람은 혹여 앞으로 누군가를 만나게 된다면 이전보다 훨씬 더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점이에요. 또 혹시 그런 인연을 만나지 않더라도, 이렇게 자기를 들여다보며 살아가는 시간이 퇴적되면 남은 삶 또한 결핍으로만 채워지진 않을 거라는 말도 드리고 싶어요.

 

 생각해 보면 우리는 외로움을 완전히 없애며 살 수는 없을 거예요. 그건 기혼자도 유자녀도 마찬가지죠. 그렇기에 결국 어떤 조건 속에 있든 우리는 외로움과 공존하는 법을 배워야 할 수 있어요. 굳이 위로를 드리자면요 아마 ‘언젠가는 사라질 존재’라면 그 모든 존재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감정이 외로움과 두려움 아닐까 하는 점이에요. 그래서 더더욱 그걸 지우려 누군가를 찾고 취미나 소비에 빠져들기도 하지만, 사실 지금 이 순간, 살아 있는 이 시간들이 소중하게 느끼는 감각을 되살리는 게 가장 진정한 공존의 방식일지도 몰라요.

 

라탄 바구니님.  마지막으로 드리고픈 말이 있어요.

 

지금껏 잘 살아오셨다는 걸 글 속에서 저는 느꼈어요. 10년 반을 4만 통 넘는 사연을 읽은 저인 걸요. 글만 봐도 이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조금은 알아요. 그래서 또 한 가지 확신할 수 있어요. 앞으로의 시간도 꼭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을 거예요. 짝이든 인연이든, 어떤 형태로든 새로운 연결은 우리가 살아 있는 한 계속 가능하니까요. 너무 애쓰지도, 너무 포기하지도 말고, 오늘 하루를 잘 살아내다 보면, 어쩌면 어느 날 예기치 않게 마음이 움직이는 순간이 다시 찾아올지도 몰라요. 삶은 늘 그런 방식으로 조금씩 열려가니까요.

 


 

다음달 사연 미리보기

 

:: '같이'를 중요시하는 조직문화, 어디서 숨통을 틔우지?

 

서른두 살, 극 I 인 직장인입니다. 지금 다니는 회사는 분위기가 유독 '같이'를 중요시해요. 출근해서 퇴근까지 누구와도 말을 하지 않으면 뭔가 문제 있는 사람처럼 보이고, 점심도 늘 같이 먹어야 하는 분위기예요.

근무시간이 긴 편인데, 그나마 숨 돌릴 수 있는 점심시간에도 괜히 혼자 먹고 싶다는 말을 꺼내기가 어려워요. 다들 같이 가는 걸 당연하게 여기니까요. 그런데 저는 진짜 딱 그 시간만이라도 조용히 밥 먹고, 이어폰 끼고 생각 좀 정리하고 싶은데, 그런 말 한 번 꺼내는 것도 눈치 보이고 괜히 이상한 사람 될까 봐 망설여져요. 사람들이 싫은 건 아니에요. 다만 하루 종일 뭔가를 맞추고, 대화하고, 텐션을 유지하려고 하다 보니 너무 지치고, 가끔은 말수도 줄고 표정도 굳어요.

이게 제 성격 탓인지 모르겠지만, 혼자만의 시간이 이렇게 절실한 게 이상한 건가요? 요즘은 점심시간이 가까워질수록 괜히 가슴이 답답해지기도 해요. 누구는 이런 게 별거 아니라고 하겠지만, 제겐 꽤 큰 문제처럼 느껴집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by. 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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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로시의 프로필 이미지

    도로시

    1
    10달 전

    또 한 명의 싱글로서, 많은 분들의 이야기와 재열작가님의 말씀이 공감되고 위안도 되었습니다. 세상은 함께살아가기 때문에 인간관계를 배제할 수 없는데요. 그러다 보니 주변인들의 시선도 무시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근데 내가 어떻게 대처하냐에 따라 대화나 상황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더라고요. 나 자신이 먼저 단단해져야 나에 대해 깊이 생각하며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이따금씩 외로워질 때가 있습니다만, 미래의 인연을 기다리는 과정이라고 생각해봐야겠습니다. 라탄 바구니님의 마음이 많이 편안해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말씀 해주신 재열 작가님 감사합니다.

    ㄴ 답글 (1)
  • 사랑이누나의 프로필 이미지

    사랑이누나

    0
    10달 전

    라탄바구니님의 사연 덕분에 저도 함께 상담을 받은 기분이네요 저는 40대 중반 싱글인데요 저도 똑같은 감정의 변화를 느끼며 지나온 시간이라 더욱더 공감이 가네요 언젠가 가수 이효리님이 방송에서 "내가 좋은 사람이 되니 좋은 사람이 곁에 많이 생겼다"라는 말을 하는 걸 봤어요. 그때 저는 머릿속에 '그래! 저거네!'라고 생각했고요 결국 모든 건 나로부터 시작되는거 잖아요. 내가 나를 사랑하고 나를 아끼고 나를 돌보니까 좋은 사람이 온다!가 아니고요 ㅎㅎㅎ 나에게 집중하니 너무 바빠서 불안을 느낄 시간이 사라지고 주변 사람들이 저에게서 좋은 에너지가 뿜어져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더 많은 사람들과 더 좋은 기운을 교감하고 점점 더 삶이 풍만해졌어요 라탄바구니님도 분명 이 고민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더 단단해질거라 확신해요 이또한 우리가 진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보자고요^^ 제가 함께 응원할께요😊

    ㄴ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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