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출 줄 아는 것도 용기이니까

작은콩의 조금 느린 서른 즈음의 일기

-오늘의 편지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에세이툰을 그리는 작은콩입니다. 마음건강에 필진으로 참여한 지 작년 9월부터 한 10개월이 넘었으니 조금은 친밀한 느낌으로 인사를 건네봅니다. (우리 이젠 좀 친해진 거 맞죠?) 하지만 동시에, 아쉽지만 마무리 인사를 함께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실은 이제부터 월간 마음건강 필진을 떠나게 되었거든요. 그동안 제 글과 그림을 사랑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특히 매 글마다 아주 진심 가득이('가득히'가 아니라 '가득-이' 라고 적어야 느낌에 맞을 것 같아요.) 담아 길게 댓글 남겨주셨던 독자님들 다 기억합니다. 물론 꼭 댓글을 달아주시지 않았더라도, 읽어주시는 여러분들 덕분에 제가 작가로 존재할 수 있었어요. 세상에 제 자리를 만들어 주셔서 항상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큰 힘을 주는 댓글들

조금 갑작스럽게 느껴지실 것 같아 이유를 설명해 드리자면… 몇 해 전 처음 읽고 제 삶을 많이 바꿔준 책이 있었는데요. 바로 <원씽(The One Thing)>이라는 책입니다. 열 가지 스무 가지 모든 일을 다 잘하려는 게 아니라, 딱 한 가지. 가장 중요한 목표에 집중하여 도미노를 쓰러뜨리듯 한 단계 한 단계 쌓아가는 법에 관한 내용이죠. 제게 이전부터 꼭 해내고 싶었던 ‘원씽’이 있다면 바로 책 작업이었습니다. 한 편씩 짧은 단편 스토리만 올리던 인스타툰을 넘어 좀 더 긴 호흡으로 독자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인스타툰을 그린지도 벌써 5년 차가 되어가니, 그동안 쌓아온 이야기를 정리해서 한 번은 매듭을 짓고 넘어가야겠다는 생각도 있었고요.

그래서 2년 넘는 시간동안 조용히 준비해 왔습니다. 매년 몇 권을 내는 작가님들도 계시지만 저는 첫 책이어서인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듬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많이 헤맸고 돌아온 것 같지만 어쨌든 끝날 것 같지 않던 원고가 드디어 윤곽이 잡혔고, 이젠 책 작업에 집중해 보려 합니다. 이를 위해 긴 글을 써야 하는 레터는 멈추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아무래도 제가 돌보는 병이 있다 보니, 욕심만큼 일을 잔뜩 늘려서 다 해내려고 하면 몸이 화를 내거든요. 체력과 기합으로 극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서 조용히 두 손 중 한 손에 잡은 것은 내려놓기로 하였습니다.

준비중인 원고 일부

이제부터는 저보다 더 훌륭한 새로운 필진이 오셔서 매월 마지막 수요일 여러분께 레터를 보내드릴 겁니다. 아쉽지만, 멈출 줄 아는 것도 용기니까요. (멈춤과 쉼에 대한 글을 늘 써왔는데 직접 언행일치로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게 되었으니 이 또한 좋은 일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저는 인스타툰과 글로 독자님들을 만날 거니까 완전한 이별은 아니랍니다. 마음건강 레터에서는 아니더라도, 또 다른 온라인 세상에서 언제든 편하게 만나도록 해요. 그리고 머지않은 날에 책으로도 꼭 인사드릴게요.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독자님들 모두 몸도 마음도 건강하시길 바라며, 앞으로도 월간 마음건강과 작은콩 만화 모두! 많은 사랑 부탁드릴게요. 감사합니다 :)

(아래 작가 소개 프로필 버튼을 누르시면 제 인스타툰을 더 보러 가실 수 있답니다.💛)

한 번에 한 발자국씩! 해나가겠습니다 :)

다음 필진은 어떤 분일까요?

안녕하세요. 장재열입니다. 작은콩 작가님과는 아쉬운 이별을 하게 되었지만, 이별은 또 다른 만남의 시작이기도 하겠지요. 작은콩 작가님만큼이나 소중한 시간을 함께해 줄 후속 에디터이자 사진작가, 손지민 님을 잠시 소개하려 합니다.

다가오는 8월부터, 매달 넷째 주 수요일에는 "마음건강 큐레이션_풍경 편"이 새롭게 시작됩니다. 이 코너를 연재해 주실 손지민 작가님은 작은콩님과 닮은 점도 있지만, 또 다른 특별함을 지닌 분이에요.

지민 님은 30대 초반, 손 작가님은 빅뱅, 우에노 주리 등 세계적인 스타들과 협업하며 유럽에서도 작품성을 인정받는 등 누구보다 빠르게 커리어의 정점을 찍은 사진작가였습니다. 그러나 30대 후반, 전 세계적으로 500명도 채 안 되는 희귀 난치병 진단을 받게 됩니다. 온몸의 근육과 신경이 점점 사라지는 병으로, 사진기는커녕 숟가락조차 들 수 없는 시기를 겪었지요.

모든 것을 잃어가던 그때, 그녀는 처음으로 자신 내면의 마음을 들여다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달려오던 삶을 멈추고 3년여의 투병을 지나, 지금은 뉴욕대 예술심리치료 박사 과정에 진학하여 인생의 2막을 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나의 재능으로 세상 속에서 나를 빛내는 삶을 살았다면, 이제는 같은 아픔을 겪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라는 마음을 품고요.

앞으로 그녀는 한 달에 한 번, 뉴욕에서 몇 장의 사진을 보내올 예정입니다. 이 코너에는 어떤 말도 담기지 않습니다. 우리가 바쁜 일상 속에서 문득 풍경을 마주할 때 느끼는 뜻밖의 회복처럼, 수많은 텍스트의 홍수 속에서 잠시 멈춰, 손지민 작가의 시선으로 담은 풍경을 함께 바라보며 마음을 쉬어갈 수 있는 시간이 될 거예요.

8월부터 시작됩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brand story

월간 마음건강 by 오프먼트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월간 마음건강 뉴스레터와 매거진은 늘 애쓰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일과 쉼의 밸런스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연구하는 마음건강 예방 브랜드 오프먼트 offment에서 만듭니다. 아래의 홈페이지 버튼을 눌러, 본 아티클 외에도 교육, 워크숍, 공공 프로젝트 등 다양한 형태로 전개되고 있는 오프먼트의 프로젝트를 만나보세요. 그리고 뉴스레터와는 또 다른 깊이가 있는 월간 마음건강 매거진 버전도 만나보세요. 조금 더 긴 호흡과 깊이 있는 인사이트가 담긴 매거진 전용 아티클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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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필진 직접 만나 이야기 해보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거나, 혹은 '나도 이렇게 좋은 글을 써서 타인에게 에너지를 전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진 않았나요?

장재열 작가는 물론 다양한 관점을 가진 월간 마음건강의 에디터 그룹, 그리고 따듯하고 안전한 사람들인 월간 마음건강 동료 구독자 까지. 좋은 사람들과 함께 교감하며 삶을 조금 더 변화로 이끌어가고 싶다면, 컨트리뷰터로 함께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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