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
월간 마음건강, 잡지 구독 서비스 OPEN✨

월간 마음건강 프리미엄

다시 사람이라는 존재를 믿을 수 있을까요?

9월 19일 :: 집단지성 상담소

2025.09.19 | 조회 626 |
0
|
from.
장재열
월간 마음건강 뉴스레터의 프로필 이미지

월간 마음건강 뉴스레터

현대인의 마음건강을 위한 종합 라이프 스타일 매거진

오늘의 사연

 

첨부 이미지

 

오랫동안 친했던 친구들과 멀어졌고, 사랑했던 사람을 떠나보냈고, 직장에서 만난 사람들에게도 상처를 받았습니다. 한때는 새로운 사람과 대화하는 자리만 생겨도 집에 와서 화장실 변기통을 붙잡고 여러 번 헛구역질을 할 정도로 사람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컸어요. 사람에게 마음을 열고 싶지 않다는 감정이 점점 커지면서 어느 순간부터 제 삶의 모든 에너지를 ‘일’에만 쏟아부었습니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스스로에게 상을 주고 싶을 정도로 완벽히 연기했지만, 속으론 ‘누구도 내 마음속에 들어올 수 없어’라며 벽돌을 차곡차곡 높이 쌓고 있었죠.

그런데 이제는 ‘일’마저도 뜻대로 풀리지 않는 날이면 나 자신에게 엄청나게 화가 납니다. 일에만 집중하는데 일마저 잘 풀리는 것도 아니어서 요즘 고민이 참 많아지는 것 같아요. 삶은 일뿐 아니라 관계, 사랑, 취미가 함께 어우러질 때 균형이 맞춰지는 거라는 걸 알겠는데… 다시 새로운 사람도 만나보고 과거의 내 에너지를 다시 찾아보고 싶은데… 쉽지 않습니다. 예전엔 사람을 참 좋아했는데, 지금은 사람이 참 싫습니다. 어떤 지인은 “원래 나이가 들면 사람에 대한 에너지가 줄어드는 거야”라고 말하지만, 저는 지금 이 상태가 너무 오래 지속되면 결국 제 자신에게도 좋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그래서 묻고 싶습니다.

이런 저도, 사람을 다시 믿고 좋아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을까요?

by. 유캔두잇님

 

* 구독자 누구나 아래의 링크를 통해 사연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구독자의 답장

 

유캔두잇님의 사연, 어떻게 보셨나요? 유캔두잇님이 다시 사람을 믿을 수 있는 변화가 시작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한 분 한 분이 어느때보다 정성껏 답을 주신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온기, 유캔두잇님께 전해졌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한 번 살펴볼까요?

 

@느달_유캔두잇님... 그동안 겪은 상처들이 참 크고 깊으셨을 것 같아요. 한 번 크게 다친 마음은 사람을 다시 믿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고요. 저는 그 시간을 예전엔 인생의 암흑기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회복기라고 불러요. 병이 나으면 다시 걷듯이, 마음도 천천히 회복할 수 있더라고요. 처음부터 사람을 좋아하려 애쓰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요. 길 가다 마주친 고양이에게 인사하듯, 데면데면한 존재와의 가벼운 교감부터 시작해 보는 게 저는 덜 부담스럽더라고요. 그것이 어느새 다시 더 많은 사람과의 관계로 확장될 수도 있고요. 너무 조급해하지 마시고, 지금 이 상황도 나에게 필요한 시간이지 않을까 생각하며 천천히 가셨으면 합니다. @현민수_저도 비슷하게 사람이 싫어진 시기를 참 길게 겪었습니다. 그때 느낀 건, 관계 회복은 <마음가짐>보다 <환경>이 더 중요하다는 거였죠. 무리해서 모임을 나가거나 이전의 관계를 다시 이어가려 하기보다, <공통의 목적이 있는 어딘가>에 참여하는 걸 추천드려요. 단, 모임의 목적은 공통이지만 '함께'라는 느낌이 아닌 연대감이 적고 매 회차 참여자가 바뀐다거나 하는 다소 모래알 같은 곳들로요. 목적이 있으면 대화가 자연스러운데, 또 뭔갈 같이 하는 게 아닌지라 느슨한 관계고 언제든 내 페이스 대로 불편하면 닫아버려도 되는 안전함이 있어서 좋더라고요. @바람처럼_저는 이혼을 하고 나서 몇 년 동안 사람을 완전히 피하면서 살았어요. 그땐 왜 그렇게 모든 사람들에게 불신감이 짙었는지, 다신 마음을 안 주고 다신 안 속는다라는 마음으로 가족까지도 멀리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 ‘깊은 외로움’이 스멀스멀 올라왔고, 그때부터 작은 모임에 나가보기로 했습니다. 처음엔 배고파서 죽지 못해 밥 먹듯 꾸역꾸역 외로움을 채우려고 '이런다고 달라지나, 애쓴다'라는 마음이었고, 다녀와서 저도 유캔두잇님 처럼 몸에서 이상이 올 정도였는데요. 의외의 장소, 의외의 순간, 정말 평소라면 말을 잘 걸지 않을 거 같은 느낌의 사람에게서 뜻밖의 따뜻함을 전해 받는 경험이 있었어요. 별거 아닌 배려였는데도 그 한 사람, 한순간이 저를 뭔가 녹여버린 것을 느꼈죠. 유캔두잇님도 언젠가 그런 순간을 만나실 거예요. 그날이 올 때까진 내가 나랑 잘 지내는 순간을 쌓아가시면 어떨까 합니다. 진심으로 응원할게요.

 


 

장재열의 답장

 

첨부 이미지

유캔두잇님, 어서오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사람을 향해 사연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디 이 시간이 조금이나마, 어떤 의미로든 유캔두잇님에게 온기로 가 닿길 바래요. 사연을 읽으면서 실타래의 이미지가 제 머릿속에 그려지더라고요. 실타래가 엉키면 여기 조금 저기 조금 잡아당기다가는 더 꼬이기만 하잖아요. 그런데 한쪽 끝을 딱 잡고 차분히 거기서부터 풀어나가면 신기하게도 어느샌가는 풀립니다. 지금 유캔두잇님의 삶도 인간관계 중심으로 말씀하셨지만 어쩌면 실타래와 비슷한 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일, 사람, 마음 세 가지가 서로 얽히고설켜서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몰라 더 어려운 건 아닐까.

 

여기서 중요한 건요, 실타래의 한쪽 끝을 잡고 풀어나가려면 엉덩이 붙이고 앉아서 집중할 힘과 체력이 다소 필요하다는 겁니다. 그게 부족하다면 풀어나가는 과정 과정마다 짜증이 나다가 에라 모르겠다 던져버리고 벌렁 드러눕게 되기 십상이지요. 근데 한잠 자고 나면 또 어찌저찌 풀어볼 마음도 생기고 체력도 생겨요. 마찬가지로 지금은 유캔두잇님에게도 무언가 채움이 필요하다는 시그널이 아닐까 싶어요. 만약 그렇다면 제일 먼저 할 일은 잠깐 멈추고 쉬는 것입니다. 그냥 몸을 쉬라는 게 아니라 걱정이나 불안, 회의감 같은 부정 정서들도 잠시 내려놓고 머리를 비우는 연습을 해보자는 거죠. 어떻게 하냐고요?

멤버십 구독자만 읽을 수 있어요

가입하려면 아래 버튼을 눌러주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다른 뉴스레터

© 2025 월간 마음건강 뉴스레터

현대인의 마음건강을 위한 종합 라이프 스타일 매거진

메일리 로고

도움말 자주 묻는 질문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특별시 성동구 왕십리로10길 6, 11층 1109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