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기록

24년 5월 19일, 버리지 못한 물건이 알려준 사실

뜻밖에도 책상정리가 ‘너는 원래 그런 녀석이 아니라고’ 말해주었다.

2024.05.18 | 조회 195 |
2

이번 주의 '영감, 실행, 회고, 그리고 질문’

 

Inspiration

본가 이사가 예정되어 부득이 책상 정리를 해야했다. 한참을 미루고 미루다가 ‘엄마한테 혼나기 싫어서’ 부랴부랴 책장과 서랍의 모든 물건을 꺼냈다. 하나씩 확인하면서 버릴지 남길지 고심했다. 모아둔 옛날 영화티켓을 보면서 ‘내가 이렇게 영화를 많이 보는 사람이었구나’ 감탄하기도 하고, 온갖 학습자료(!)들을 보며 ‘나쁘지 않은데’하고 놀라기도 했다.

어떤 것은 미련없이 버렸으나 어떤 것은 버리기까지 몇 번을 주저했다. 심지어는 몇 년이 흘러도 다시 꺼내보지 않을 것 같지만 ‘그래도’ 남겨둔 것들이 있다. 이를테면 공부하며 필기한 노트, 미완의 드로잉 노트, 촘촘히 세운 여행계획표, 짤막한 메모가 적힌 티켓 같은 물건들. 이걸 왜 이렇게 못 버릴까 생각해보니 ‘무언가에 관심을 갖고 시도하고 노력하던 그 때의 내 모습’을 기억하고 싶기 때문인 것 같다.

사실 ‘포기하기를 포기하자’고 외쳤던 지난주의 결심이 부끄러울 정도로 게으르게 보내는 날이 이어졌다. 부끄러움은 자책이 되어 ‘나는 원래 그런 녀석’이라고 비난하고 있었는데 뜻밖에도 책상정리가 ‘너는 원래 그런 녀석이 아니라고’ 말해주었다. 호기심도 많고, 배우기를 좋아하고, 경험을 사랑하는 녀석이라고 바로잡아줬다. 

 

Action

독립 전까지 사용한 책상과 서랍을 비워냈다. 책상정리가 알려준 ‘20~30대의 나’에 대한 몇가지 사실들. 

1. 참 많은 것을 배우려고 시도했다. (일명 호기심 천국)    
  - 영어 그리고 스페인어 교재와 노트 다수    
  - 온갖 회화 재료, 판넬, 그리고 반쯤 채운 드로잉 스케치북 다수   
  - 캘리그라피 연습하며 사용한 화선지 다수   
  - 고장난 카메라, 자동 카메라, 수동 카메라, 토이카메라, 직접 인화한 흑백 사진   
  - 목공소의 과제를 수행하며 직접 그린 도면, 목공용 앞치마 그리고 장갑   
  - 리치몬드 베이커리에서 동경제과 출신 선생님이 8주간 알려준 디저트 레시피   
  - 크리에이티브 하고싶어서 들었던 발상 수업자료   
  - 낮은 음의 매력에 빠져서 꽤 꾸준히 레슨받은 베이스, 악보, 노트   
  - 그림이 좋아서 그림을 알고 싶어서 샀던 다양한 책들   
  - 먹고 살기위해 배웠던 것들의 흔적들. 예: 일러스트, 포토샵, 통계, 엑셀

2. 직접 가고 보고 느낀 경험을 간직했다. (좋았나봐)   
  - 영수증이 아닌 빳빳한 티켓 형식의 CGV/대한극장 영화 표 (진짜 많아서 나도 놀랐다)   
  - 그 시절 뮤지컬 그리고 연극 티켓   
  - 국내 전시회 입장권 그리고 엽서   
  - 여행지 별 계획표, 대중교통 이용권, 입장권, 종이지도, 팸플릿   
  - 초등학교 때 수없이 따라그린 만화캐릭터 엽서와 사진, 사용하지 않은 그시절 스티커들

 

Feedback

1. 부정적인 의미의 ‘나는 원래 그래’라는 말을 경계하자. 별로 도움이 되는것 같지 않아. 

2. 과거에 배웠던 것들, 재밌었던 경험들, 그리고 하고싶었던 것들을 다시한번 끄집어 내보자. 힌트가 있을지도 몰라.

 

Question

내가 여전히 버리지 못하는 것은 뭘까? 그리고 그것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다음주 까지, 다시 화이팅.

P.S. 잘 쓰려고 하지말자. 솔직하게 기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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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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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osemary의 프로필 이미지

    rosemary

    1
    2년 이하 전

    넌 원래부터 그런 녀석이었어. 참 많은것을 배우려고 시도하는 호기심천국. 경험을 기록하는, 먹고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미루지 않고 그냥 배워버리는. 원래 그랬고, 계속 그럴꺼야~~ 너의 기대에 비해 너의 실행력이 속도를 따라주지 못해 좌절했을뿐. 그냥 멈춰있기만 하지는 않잖아~ 내가 볼 땐 그래~ 라고 반말을 해버림?ㅋㅋ

    ㄴ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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