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기록

25년 2~3월 ; 두 눈이 퉁퉁 붓도록 울다가

싸워야 할 때와 사랑해야 할 때를 구분하는 것도 지혜다.

2025.04.13 | 조회 1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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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의 '실행, 영감, 회고, 그리고 질문’

 

Action

사람과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 몸부림쳤다. 처음에는 어떤 상황에서도 좋은 면을 보려고 애썼다. 하지만 곧 한계가 왔고 그 한계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힘들다는 말은 부족했다. 더 정확히는 버거웠다. 내일 아침 출근할 생각에 두 눈이 퉁퉁 붓도록 울다가 알람이 울리면 마지못해 나를 질질끌고 회사로 갔다.

29살에 겪었던 출근 전 한숨이 10년 뒤에 비슷한 모습으로 다시 찾아왔다. ‘때려칠까 그래도 버텨야할까, 이렇게 버티다가는 내가 무너질거 같은데? 가만있자… 이 비슷한 상황을 10년 전에도 겪었던 것 같은데…’ 나이 사십이 되도 어떻게 달라진게 하나도 없을까? 나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질수록 사는건 참 버겁다는 생각을 떨치기 어려웠다.

 

Inspiration

사랑만이 지혜라고 생각했다. 어떤 상황이든 어떤 사람이든 인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싸우자고 달려드는 상대를 ‘아닐거야’라는 말로 외면하는게 사랑하기 위한 노력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또 다른 이름의 회피였다. ‘싸우는 법을 배워야 할 때’라는 조언을 들었을 때, 싸워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괴로웠다. 사실 이토록 싸움을 피하고 싶어하고 무서워하는지 몰랐다.

내게 주어진 선택지는 2개였다. 싸우기 전에 도망치던가(이건 곧 퇴사를 위한 구직활동을 의미한다), 싸워보고 결과를 받아들이던가(이건 곧 죽이되든 밥이되든 부딪혀 보는걸 의미한다). 도망쳤을 때 더욱 혹독한 바깥 현실이 기다리고 있고, 버티다가 죽겠다 싶어도 그리 쉽게 죽지않는다는 사실을 알기에 ‘지금은 싸워야 할 때’임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억지로 좋게 보려는 생각부터 버렸다. 상대의 바닥이 하나 둘 보였다. 상대를 미워하는 내 바닥도 보였다. ‘저런 싸가지, 그래도 저건 아니지’와 같은 날 것 그대로의 감정과 함께 ‘니가 비난할 자격이 있어?’라는 반격이 즉각 찾아왔다. 하지만 그 반격은 무시하기로 했다. 이 싸움의 대상은 내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랑해야 할 때와 싸워야 할 때를 구분하는 것도 지혜다. 

 

Feedback

돌아보니 10년 전과 달라진게 있었다. 버겁다는 이유로 도망치기를 선택하지 않는 태도. 교묘하게 도망치려는 나를 노련하게 알아채고 싸움의 현장으로 스스로를 밀어붙이는 자세. 깨지기를 각오하고 매일 뛰어들다보면 어떻게든 달라져 있을거라는 소망. 자주 잊고 자주 흔들리지만, 이번에 배운 싸움의 자세를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싸움의 자세 1. 싸워야 할 때라면, 싸우기로 마음을 정한다.

싸움의 자세 2. 상대의 악하고 추한 면을 외면하지 않는다. 정면으로 들여다본다

싸움의 자세 3. 나의 악하고 추한 면도 인정한다. 동시에 타인에게 보여질 내 모습은 생각하지 않는다. 싸움 중에는 내 이미지고 뭐고 없다.

 

Question

지금은 싸워야 할 때인가? 사랑해야 할 때인가?

싸울 용기를 내야 할 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피하고 있지는 않은가?

 

 

다음달 까지, 그럼에도 화이팅.

P.S. 싸우기를 포기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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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osemary

    1
    11달 전

    분주함으로 잊고있다고 아차 생각나서 원펄슨 39에 이렇게 들려봅니다. 글 쓴지 한 달이 훌쩍 넘었는데... 지금은 어턴가요? 교묘하게 회피하려는것을 노련하게 알아차리고 기꺼이 싸움을 받아들인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교묘하게 회피한 삶을 살아온 나에게는.. 참 부러운 용기네요. 새롭게 시작하는 용기 라고 멋들어지게 이름지어놓은 내 과거. 사실은 견딜수 없어서 돌아서가고 피해서 딴길로 걸어온 발자취이지요.. 이왕 맘먹고 받아들인 싸움. 끝까지 지치지 않고 뭐라도 건져오는 싸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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