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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
온다 / 잠보! 아프리카!
주민 / 통밀 식빵으로 요로코롬, 조로코롬
- 잠보! 아프리카!
안녕하세요. 온다입니다!
빈트후크에서 7시간을 달려 ‘에토샤 국립공원’에 도착했습니다. 워낙 이동 시간이 길었던 터라 이제는 어떻게 갔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아요. 다만, 오는 길목 길목마다 많은 동물을 만났던 건 생생합니다. 가젤이나 임팔라, 타조, 그리고 코끼리까지. 특별히 동물을 보려고 멈춘 게 아닌, 그저 지나다니는 것만으로도 이들을 자주 마주칠 수 있었어요.
원래는 공원 내 여러 캠핑사이트 중에서도 Halali 사이트로 예약했었는데요. 지난 레터 속 커플의 말처럼 가는 길이 너무 험해, 도중에 포기하고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오프로드에서 속도를 낼 수 없었던 저희 차로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데다가, 모래에 바퀴가 푹푹 빠지던 중이었거든요. 다행히 멀리 이동하지 않아도 되는 Okaukuejo 사이트로 변경할 수 있었어요.
캠프장 내 가까운 곳에 워터홀이 있어 짐을 풀자마자 그곳으로 달려갔습니다. 지는 해가 만들어낸 온통 주황색인 세상에서 모두가 조용히 워터홀을 방문하는 동물들을 지켜보고 있었어요. 혹시나 도망갈까 말소리 하나 내지 않은 채로요. 어쩐지 경건하기까지 한 분위기에 저도 동참했습니다. 기린이 어떻게 물을 마시는지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으세요? 앞다리를 크게 벌린 굉장히 신기한 자세로 물을 마시더라고요. 그 모습이 조금은 웃기고, 또 신기했습니다. 울타리 하나를 가운데 두고 야생과 공존한다니… 경이로운 경험이었어요.
해가 다 지고 나서야 자리로 돌아와 저녁을 해 먹었습니다. 먹은 후엔 조명을 모두 끄고 하늘을 바라보았어요. 밤하늘을 바라보는 건 언제나 좋은 것 같아요. 붉고 큰 달과 은하수가 떠 있는 밤이었습니다. 워터홀은 시간대마다 변하는 배경과 달라지는 동물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달밤엔 코뿔소들이 푸르릉 소리를 내며 싸우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한참 동안 지켜본 이후, 새벽에도 한 번 더 워터홀에 다녀왔어요. 달빛 아래 조명만이 켜져 있는 고요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거든요. 아침의 워터홀 또한 참 고요하고 예뻤습니다. 해가 떠오르는 핑크빛 하늘이 배경이 되어 잘 어우러졌거든요.
이런 워터홀을 두고 떠나는 것이 매우 아쉬웠지만 다음 캠핑 목적지-스피치코프-로 향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조수석에 자리하던 평소와 달리 이날은 멀미 때문에 뒷자리에 앉아서 갔는데요. 어쩐지 뒤에서 찬바람이 들어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어라…뭐지?! 했는데 세상에…… 트렁크가 열려 있던 거였어요! 덕분에 제 가방이 있던 자리엔 공기만 남아있었습니다. 아찔한 순간이었지만 그만 크게 웃지 않을 수 없었어요. 제 가방 말고도 키친 타월이나 휴지처럼 중요하지 않은 것들이 마치 헨젤과 그레텔마냥 지나온 길마다 떨어져 있었거든요. 다행히 근처에 있던 분들이 주워서 맡아주고 계셔 가방을 다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정말이지 노트북도 있고 카메라도 있어서 잃어버리면 안 됐었는데, 걱정할 틈도 없이 웃어 젖힐 만큼 웃기고 어이없는 해프닝이었어요.
도착한 스피치코프는 에토샤와는 달리 연속된 돌산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나미비아는 정말 다양한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팔라 보였지만 위쪽으로 올라갈 수 있어서 큰 바위들 위에 올라가 사진도 찍고 구경도 하다 결국엔 다 같이 누워 버렸습니다. 햇빛은 눈 부셨지만, 많이 덥지 않아 낭만을 즐기기 딱 좋은 날이었어요. 서로를 베고 누워 별 거 아닌 이야기들을 나누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스피치코프 캠핑 사이트는 서로 거리가 떨어져 있어 이 세상에 우리 말고는 없는 느낌을 받기 딱 좋은 곳이었어요.
저녁엔 어제와 같이 다 같이 불을 끄고 밤하늘을 구경했습니다. 어제보다 더 별 보기에 좋은 환경이었어요. 각자 캠핑 의자에 앉아 별을 보다 낮에 올라갔던 돌산에 다시 올라갔습니다. 자연의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던 순간이었어요. 다들 먼저 잠을 청했는데, 전 근처에서 산책을 했습니다. 달만이 저를 비추고, 혼자 걷다 보면 제 발소리만 들리는 게 참 좋았거든요. 돌산으로 이루어진 사막이 그렇게 조용할 수가 없었어요.
다음날 아침엔 귀여운 바위너구리도 만났어요. 처음 보는 정말 귀엽게 생긴 동물이었는데, 생긴 것과 달리 이상한 소리를 내는 친구들이었어요. 경계심도 엄청 많았고요. 덕분에 즐겁게 구경하며 짐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캠핑을 하며 체력 소모가 많았던 만큼 중간 휴식을 위해 스바코프문트로 향했습니다!
- 통밀 식빵으로 요로코롬, 조로코롬
지난 4번의 음식 취향 이야기는 어떠셨는지요. 저에게는 좋아하는 걸 와다다 쏟아낼 수 있는 시간이었지만 주제가 가벼운 만큼 글의 깊이에서 스스로 아쉬움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저는 먹는 걸 정말 좋아해요. 그래서 이야기가 아주 끊이지 않을 걸 알지만 또 시리즈라는 건 잠시 투비컨티뉴드가 필요하기도 하니까요. 먹을 것을 이야기하는 기간 동안 저는 또 새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날이 이렇게까지 더워지기 전에 얼마 동안은 아무런 바지런함 없이 하루를 무기력하게 보내고는 했어요. 외출하는 날이 많았기 때문에 혼자 축 늘어져서 충전하는 시간이 필요하기도 했고요. 최근에는 운동을 하고 활력을 얻으면서 힘이 조금 남았을 때에는 먹고 싶은 것을 해먹기 시작했어요.
저는 여름이 되면 밥알을 씹기가 조금 싫어질 때가 와요. 더우면 밥보다는 면이나 빵이 더 먹고 싶어지더라고요. 날이 추웠을 때는 배 터지게 먹는 걸 좋아했는데 지금은 배부르면 기분이 안 좋을 때도 있어요. 마침 집에 있는 통밀 식빵으로 이것저것 가볍게 해먹기 너무 좋았는데, 이걸 구독자님과 함께 공유하고 싶었어요.
일찍 일어난 날에는 바나나 또는 과일이랑
식빵으로 가장 해먹기 쉬운 건 오픈 샌드위치죠. 이건 사실 샌드위치라고 하기도 조금 그렇긴 하지만요. 어쨌든 제 아침입니다. 사과나 바나나, 땅콩버터만 있으면 너무 쉽게 먹을 수 있어요. 빵은 말랑하고 촉촉한 것보다는 바삭한 걸 좋아해서 수분이 없어질 때까지 프라이팬에 구웠습니다. 땅콩버터를 얇게 바르고, 과일을 조금 이쁘게 깎아 그 위에 올리면 끝입니다.
최근 아침에 사과를 땅콩버터와 함께 먹으면 혈당 스파이크를 줄일 수 있다는 이야기가 펴졌죠. 저도 아침에 그렇게 먹어보았는데 아쉽게도 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빵에 바나나 대신 올려봤는데 먹기 괜찮더라고요. 이걸 먹으면 얼마 남지 않은 점심시간까지 지내기에 딱 좋아요.
늦은 아침에는 당근 라페를 올려서
구독자님은 당근 라페 만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올해 처음으로 만들어 봤었는데요. 오후 1시에 시작해서 오후 5시 가까이는 되어서야 한입 먹을 수 있었답니다. 아무리 절여도 물이 많이 생기지는 않는 거예요. 그래서 실패했는지, 성공했는지도 모른 채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에는 도구를 사용했어요. 몇 해 전에 사두었던 시장 출신 채칼이 있었는데요. 이게 라페를 하기 딱 좋은 칼날을 갖고 있더라고요. 며칠 전에 그걸 사용해서 감자채전을 한 번 해먹은 뒤에 꼭 라페를 다시 도전하기로 마음 먹었어요. 당근은 젓가락에 꽂고 하면 편하다고 하더라고요. 젓가락이 요리 시간을 엄청 줄여주었어요. 저번에는 칼로 직접 채를 썰었거든요.
채 썬 당근은 소금을 조금 뿌려 약 10분 정도 절여야 한다고 나와 있는데요. 저는 조금 더 놔뒀다가 꾹 짰습니다. 짜니까 절여진 물이 많이 나오더라고요. 이번에는 성공하겠구나 싶어서 만들 때부터 기분이 좋았습니다. 다 짜낸 채 썬 당근은 올리브유, 그레인 머스타드, 레몬즙과 함께 버무려요. 저는 올리브유가 없어서 아보카드 기름을 사용했었고, 원래 레시피에는 설탕이나 꿀도 넣었으나 저는 단맛을 뺐습니다.
그러고 나면 끝이에요. 빵은 갈색 빛이 돌게 굽고, 달걀 후라이 하나 위에 당근 라페를 올려 역시 오픈 샌드위치로 먹었습니다. 이건 조금 늦게 일어났을 때 아점으로 먹기 좋아요.
햄버그도 올려서 식사를 대신해요
제가 어제 만들어 먹은 따끈따끈한 이것까지 같이 공유할게요. 집에 소고기 조금과 돼지고기가 있었어요. 패티를 만들 때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섞어도 맛있다는 말을 들은 게 기억이 나니까 저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간도 있겠다, 잘 드는 칼도 있겠다 오늘은 고기를 한번 다져봐야겠다 싶었죠. 다진 고기는 계란, 부침 가루와 섞었는데 사실 계란 양이 조금 많아서 부침 가루도 더 넣을 수 밖에 없었답니다. 구독자님은 계란 친구를 조심하셔요.
패티는 식빵 크기에 맞게 구워서 치즈를 올리고, 양상추를 얹어 먹었습니다. 빵은 토스팅해서 마요네즈와 그레인 머스타드를 발랐어요. 패티만 넣고 끝낼까 했는데 제발 야채 좀 먹으라는 엄마의 말이 떠올라서 마침 냉장고에 있던 양상추가 기억나 호다닥 넣었습니다. 양상추를 넣을 때는 대 부분을 손으로 조금 눌러 부셔 넣으면 좋아요. 양상추는 워낙 말랑하기는 하지만 대 부분을 누르면 더 먹기 쉬워진답니다. 아, 손으로 들고 먹기 편하게 이번에는 뚜껑을 덮어 주었어요. 저는 점심과 저녁으로 해먹었네요.
통밀 식빵으로 만들어 본 삼시세끼 어떠셨나요? 해먹기 쉬운 것부터 조금 시간이 걸리는 것까지 차례대로 준비해보았어요. 그리고 아침부터 저녁까지의 순서기도 하죠. 아, 당근 라페 같은 경우에는 한번 했을 때 잔뜩 해두고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꺼내 먹으면 돼요. 만드는 첫 날을 제외하면 빵과 달걀을 익힐 시간만 있으면 충분하답니다.
식빵을 통밀로 먹는 이유는 건강을 위해서도 있고, 씹는 맛도 좋아서예요. 저희 집은 늘 이 식빵을 먹는답니다. 하지만 이 식빵을 강요하는 건 아니예요. 레시피는 얼마든 취향대로 바꾸는 법이죠. 구독자님도 한번쯤 만들어 먹어보셨으면 좋겠어요. 다 맛있는 것들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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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짱🌈 : 이 세상의 귀여운 모든 것들을 사랑합니다! 귀여움이 세상을 구한다!!
제토🧚 : 주로 갓생을 추구합니다. 밖으로 쏘다니는 외향 인간.
주민💎 : 언젠가는 모두가 알게 되겠죠, 고양이가 우주 최고입니다.
온다🫧 : 직업은 트래블러, 취미는 여유와 낭만 사이에서 유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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