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호] 행복은 어디에서나 찾을 수 있어

아프리카 일상 / 먹는 걸 좋아하는 사람의 음식 취향

2024.07.04 | 조회 1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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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bbles

바닷가의 조약돌을 줍듯 각자의 취향을 수집해요. 우리의 취향 수집에 함께할 돌멩이들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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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

온다 / 잠보! 아프리카!
주민 / 지조 있는 먹부림을 위하여

 

  • 잠보! 아프리카!

안녕하세요. 온다입니다!

사파리에서 만난 동물들에게 작별 인사를 남기고, 나미비아로 이동하기 위한 중간 길목인 보츠와나로 향했습니다. 그동안 제 속은 매우 시끄러웠어요. 고백의 시간-부모님과 약속한 일자에 돌아가지 않는다는-이 다가오고 있었거든요. 소란한 속과 달리, 보츠와나는 평화롭기만 했습니다. 비자를 기다리며 며칠간 느긋한 일상을 보냈어요.

어느 날엔 시간을 죽이러 쇼핑몰 구경을 갔다가 한국 드라마의 팬이라는 계산원을 만났습니다. "I love you가 한국어로 뭐야?" 하며 묻길래 "사랑해."라고 대답해 줬더니 함박웃음을 지어줬어요. 너무 좋아하는 바람에 저희도 함께 웃었습니다. 그의 최애 드라마는 <꽃보다 남자>라고 했는데, 유독 아프리카에서는 이민호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 흥미로웠습니다. 또 다른 날엔, 장을 보고 오는 길에 길을 잃은 저희를 지나가던 분께서 친절히 차에 태워주시기도 했어요.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지 연락하라는 말과 함께요. 평소 가깝게 지내던 카페 사장님께서도 영상통화를 하며 너무 행복해 보인다고 해주셨어요. 어떻게 고백의 운을 띄워야 할지 고민하느라 매일매일 속이 조금씩 타들어 가고 있었음에도 그렇게 보였던 것을 보면 정말 행복하긴 했나 봅니다.

하루 만에 다 먹어버린 탓에 몇 번이고 다시 사와야 했던 크랜베리 주스와, 드라이기가 없어 머리를 맡겨야 했던 따뜻한 볕, 베이스 소리가 듣기 좋은 노래들이 낮을 채웠습니다. 길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도 모두 여유로워 보여, 가보로네는 참 평화로운 분위기를 가진 도시라는 감상이 남았어요.

그런 와중에도 나미비아로 넘어가기 위한 준비는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현지에 자리를 잡은 한인 분께서 비자 발급과 캠핑 장비 준비 등에 감사하게도 큰 도움을 주셨어요. 그 과정에서 인간은 참 다면적이구나 하는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분명 외지인은 이쪽인데도 불구하고, 보츠와나 사람들에게 하대하는 듯한 태도가 언뜻 비쳐 나오는 광경들을 종종 목격할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동시에 아프리카 빈곤 포르노 문제*에 대해서는 열려있는 스탠스를 취하고 계셔서 양가적인 감정을 느꼈습니다.

*자선단체 등에서 동정심과 기부금을 목적으로 빈곤을 자극적으로 연출한 것.

비자가 나오기까지 예상보다 이틀이나 더 걸리는 바람에 일주일이 지나서야 가보로네에서 출발할 수 있었어요. 첫 번째 목적지까지 걸리는 시간은 무려 7시간 30. 가는 동안 보았던, 타오르는 듯한 선셋이 장관이었습니다. 단조로운 직선 도로였지만 그곳을 지나가는 동물들, 시시각각 바뀌는 하늘의 색과, 중간중간 세워진 나무 밑 휴식처 덕분에 조금 덜 지루한 여정이 되었어요.

차가 작아 속도를 낼 수도 없었던 관계로, 깜깜한 밤이 되어서야 원래 목적지가 아닌 엇비슷한 곳에 도착했습니다. 너무 늦어서 더 이상 이동할 수가 없었거든요. 주변에서 찾은 캠핑 사이트는 본래 예약해야 하는 곳이었으나, 사람이 없어서 그랬는지 늦은 밤에도 리트리버 한 마리와 함께 친절하게 맞이해주셨습니다. 해가 뜨고 마주한 캠핑장은 전날 밤보다 조금 더 포근한 느낌이었어요. 따뜻한 차를 마시며 아침잠을 깨우고, 채비를 하는 동안 옆자리 커플이 말을 걸어왔습니다.

너희 어디가? 혹시 세서림에 가는 거면그 차로 가면 계속 모래 사이에 빠질걸? 우리 차(SUV)로도 네 번 넘게 빠졌어.” 라고요. 누가 보기에도 조금 무리였음을 이때 빨리 깨달았어야 했는데국립공원에 가면 그 차로도 갈 수 있는 길이 있는지 한번 물어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친절한 조언을 뒤로 하고 마침내 나미비아 국경을 지나 4시간 반을 달려 수도인 빈트후크에도 도착했습니다!

 


  • 지조 있는 먹부림을 위하여 - 몽셸, 딱딱한 복숭아

지난 번의 감자칩과 콜라 이야기는 어떠셨나요. 제가 언급하지 못했던 것이 하나 있었어요. 파란 포카칩과 초록 포카칩으로 취향이 나뉜다는 건데요. 제가 이 둘을 아직 명확히 구분하지 못 하고 있고, 뭐를 더 좋아하고 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지난 화에서 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럼, 오늘 가져온 것도 지난번에 이어서 간식들입니다. 여러분이 어떤 선택을 할지 너무 궁금해요!

 

몽셸은 질리지가 않아요

오리지널인 초코파이, 네모낳고 깔끔한 오예스, 달달하고 몽실한 몽셸 중 여러분은 어떤 것을 가장 좋아하시나요? 이것 말고도 초코파이류가 많지만 가장 형태가 비슷하고 비교하기 쉬운 이 세 가지를 골라봤습니다.

초코파이와 몽셸은 마시멜로가 들어갔다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마시멜로의 퐁실함의 정도나 빵의 차이가 있지요. 저는 몽셸을 조금 더 좋아합니다. 초코파이보다 목이 덜 막히더라고요. 몽셸은 언제 먹어도, 몇 개를 먹어도 질리지가 않아서… 저는 제 돈으로 이런 류의 간식을 사먹지 않습니다. 한번에 하나만 먹을 자신이 없거든요.

한때는 오예스와 몽셸 중에서 엄청난 고민을 했던 시기가 있기도 했었어요. 오예스는 초코맛을 진하게 느낄 수 있고, 몽셸은 가장 달달했어서 각각 너무 좋아했거든요. 하지만 여러 차례 비교하면서 먹다보니까 오예스는 조금 떫은 끝맛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이 셋 중에는 몽셸을 가장 좋아하게 되었어요.

 

복숭아 제철이니까요

두 번째로 싸우고 싶은(?) 주제는 바로 ‘딱복이냐, 물복이냐’입니다. 여러분은 어느 쪽을 더 좋아하시나요? 저는 엄청 어릴 때부터 물복만 좋아했습니다. 달고 수분이 많으니까요. 여름 제철인 과채는 모두 수분이 많고 엄청 단 것 같아요. 하지만 물복은 그 중 가장 달고 촉촉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끊임없이 먹을 수 있더라고요.

하지만 제가 직접 과일을 깎아먹으면서는 생각이 달라졌어요. 일단 물복은 칼이 필요 없을만큼 무르기 때문에 귤 껍질을 벗기듯 손으로 벗겨내면 된다는 장점이 있죠. 하지만 저는 손에 뭘 묻히면서 먹는 걸 그렇게 선호하지 않아요. 그래서 깎을 때마다 손에 다 묻어버리는 물렁한 복숭아는 점점 피하게 되더라고요. 먹기 쉽다는 장점이 저에게는 단점으로 다가왔었답니다.

그래서 저는 그 뒤로 엄마가 복숭아를 구매하실 때마다 항상 물복 말고 딱복을 부탁드려요. 딱복이라고 해서 복숭아의 단맛이 안 나는 것도 아니고, 수분도 충분하거든요. 칼로 깎아먹기도 편하고, 잘 씻으면 껍질도 함께 먹을 수 있어서 먹기가 정말 편합니다. 더 많은 분들이 딱복의 맛을 즐기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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