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호] 구독자에게 언제의 페블스를 사랑하냐고 물으면 바로 지금!

백예린의 언어들 / 더디더라도 조금씩

2024.11.28 | 조회 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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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bbles

바닷가의 조약돌을 줍듯 각자의 취향을 수집해요. 우리의 취향 수집에 함께할 돌멩이들을 찾습니다.

이제 완전한 겨울이에요.

넘어지지 않게 조심해야겠어요!❄


Thu

온다 / 사랑을 담아, 예린
주민 / 더디더라도 조금씩

 

  • 사랑을 담아, 예린

온다입니다!

구독자님에게는 가사와 멜로디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한가요? 누군가는 노래를 들을 때 멜로디만 듣기도 한다던데, 제게는 멜로디만큼이나 가사가 중요해요. 아무리 멜로디가 좋아도 가사가 별로면 오래 들을 수도, 좋은 노래도 아니라는 생각이 큽니다.

특히 섬세한 가사들, 그 중에서도 본인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가사들에 크게 감동하고는 해요. 이전에 세븐틴에 대해 이야기할 때도 '우지감성'으로 한번 언급한 적이 있죠예린의 가사 또한 마찬가지예요. 아마 그의 섬세한 성격에서 나오는 가사이지 싶습니다.

고가도로에 삐져나온 초록잎 /아마 이 도시에서 유일히 /적응 못한 낭만일 거야 플라스틱 하나 없는 / 우린 들어갈 수 없는 곳 어기고 싶어 망치고 싶어 하는 / 사람들투성이 자주 보러 올게 / 꼭은 아니지만 지켜보려 할게 / 시키지 않았지만 / 또 놀러 올게 - 지켜줄게

연약하고 섬세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무너지지만도 않습니다. 다시금 일어서는 단단함을 가지고 있어요. 이런 가사가 담긴 많은 곡들이 자전적인 성격을 띄고 있어 더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더라고요. 실제로 예린의 가사에 담겨있는 화자들은 모두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차분하고, 표현을 잘 하지는 못하지만 섬세한 감정과 다정함을 지니고 있는 한 사람을 만나볼 수 있죠.

사람들은 도무지 알 수가 없어 가까워지면 멀어지는 사람 다가가면 밀쳐내기나 하고 대꾸를 잘 하지 않는 그런 사람 알고 보니 그게 나였네 - 그게 나였네
I am a quiet talker / Sensitive lover I wasn't really a hugger / But a kisser to some guys But I don't with my family / Am I a nice girl / As a daughter - Nicer

그리고 그 중 최고는 역시 <Square>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Square> 속 ‘나’는 누가 털어간 것 마냥 부서진 것 같고, 강한 사람도 아니고, 사랑스러운 사람도 아니라는 것을 알아. 그래도 너만은 어떤 말을 해줘야 하는지 알지? 라고 묻는 여린 사람이에요. 하지만 동시에 ‘누군가 너를 힘들게 했어? 나만은 너의 것이 되어 줄게.’라며 위로를 건네는 따듯함을 지닌 사람이기도 하죠. 너무 많은 사랑을 받은 곡이라 진부하게 느껴지더라도, 어쩔 수 없이 최애곡이 될 수 밖에요.

별개로 예린의 곡들 중 가장 사랑스러운 가사를 가진 곡은 바로 Bunny예요. 유튜브에서는 한글 해석과 함께 Bunny를 들으실 수 있는데요. 처음에는 분명 나는 너의 토끼야라고 번역되던 가사가 마지막에 다다라서는 나는 너의 토깽!🐰으로 바뀐다는 사실! 뒤에 깔리는 맑은 웃음소리가 이 사랑스러움을 더욱 증폭시킵니다이 포인트를 구독자님께서도 꼭 놓치지 않기를 바라며

아 참, 혹시 올해 유튜브 뮤직 리캡 확인해보셨나요? 저는 대담한 반항아라는 예상치도 못한 수식어가 붙어서 깔깔 웃었는데요. 재생수 TOP5를 보니 이해가 갈 것도 같더라고요. 가장 많이 들은 곡이 히게단의 숙명, 그리고 그 다음이 세븐틴의 LALALI(날라리)라서납득이 되었습니다. 꽤나 흥미로우니 구독자님도 확인 해보시길 바랍니다!

 

  • 더디더라도 조금씩 

한 주 잘 보내셨나요, 구독자님?

어제부터 갑작스럽게 겨울이 되었어요. 이제는 정말 겨울옷을 입어야 할 것 같아요. 제가 다니는 학교에 있는 나무들은 아직 단풍잎들이 가득 달려 있거든요. 떨어지지도 못 한 채로 눈을 다 맞고 있더라고요. 단풍이 떨어지는 시기도 늦었고, 눈이 오는 시기도 늦었네요. 작년보다 9일 정도 늦었다는 뉴스를 어제 얼핏 들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최근 고민이 많기도 했고, 수능날이 겹치기도 해서 어떤 말을 전달하면 좋을지에 대해 집중해서 레터를 작성했었습니다. 그 동안 별 일은 없었어요. 사실 별 일이 없었던 게 레터를 통해 일상을 공유하고자 했던 저에게는 큰 별 일이기도 했습니다. 먹는 것도 특별할 것이 없었고 약속까지 취소하면서 틀어박혀 과제에만 집중하고 있었거든요. 과제가 그렇게 복잡하거나 많은 편은 아니였습니다. 그런데 조금 여러 과제가 근 2주 사이에 몰려 있었을 뿐이에요. 

이런 이야기를 하려면 저의 부끄러운 모습에 대해 고백해야 하는데요. 저는 할 일이 한꺼번에 몰렸을 때 정신력이 취약해지는 편이에요. 효율적으로 시간이나 힘을 쓰는 것도 잘 못 하고요. 과거에는 그런 상황이 닥치면 바로 모든 걸 포기해버리는 경향이 있었어요. 파도 한번에 무너지는 모래성처럼요. 하나씩 차근차근 해내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인데, 부담감에 못 이겨 시야가 좁아지고는 외면하는 일이 잦았습니다. 그러다가 마감일 바로 전 날에 부랴부랴 하면서 더 힘들어지기도 했죠.

최근에는 정신적으로 조금 성장한 탓인지, 저의 능력치를 어느 정도 깨달은 탓인지 막 포기하고 널부러져 있지는 않습니다. 기한이 주어지면 그 기한 동안 조금씩 하고 있어요. 이제 몰아서 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그렇게 차근차근 하다보니, 그게 저에게는 맞는 방법인 것 같더라고요. 

이제야 저의 성향을 알게 된 것에 자괴감이 온 적도 있어요. 제가 무너지는 일이 잦아서 집중력이 안 좋은 줄 알았는데, 그냥 원래 별로인 것 같더라고요. 그래도 이제 방법을 찾았으니까 괜찮아요. 그렇게 저를 다독이기로 했습니다. 그래야 하루를 살아가죠. 걱정하기보다는 할 일들을 나열하고, 하나씩 지워나가는 게 저에게는 더 중요해요. 걱정만 하다가 아무것도 안 했던 적이 이미 너무 많아요. 

그렇게 생활 습관을 조금 바꾼 뒤 하나 성취한 게 있어요. 대학에 온 뒤 1년에 1권도 안 읽던 책을 올해 들어 이미 6권의 완독을 마친 상태입니다. 책을 읽으려면 온전히 그것에 집중할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요. 아주 짧은 몇 분도 좋더라고요. 그걸 이제야 알았어요. 최근에는 과제 아이디어만 생각하느라 독서를 멈추고 있지만, 종강하면 다시 읽기 시작해봐야죠. 

저는 이렇게 조금씩 성향을 이겨나가는 제가 기특합니다. 가끔은 조급해지기도 하지만요. 남들보다는 한참이 느리고 더디지만, 그래도 성장해나가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스스로 기특하다는 말을 여기서 처음 해보네요. 뱉으니까 기분이 꽤 좋아지는데요? 구독자님도 이번 한 주 스스로를 기특하다고 다독여주세요. 나만큼 나를 사랑해야 하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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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짱🌈
: 이 세상의 귀여운 모든 것들을 사랑합니다! 귀여움이 세상을 구한다!!
제토🧚 : 주로 갓생을 추구합니다. 밖으로 쏘다니는 외향 인간.
주민💎 : 언젠가는 모두가 알게 되겠죠, 고양이가 우주 최고입니다.
온다🫧 : 직업은 트래블러, 취미는 여유와 낭만 사이에서 유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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