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호] 어찌할 수 없는 일이 생겼을 때

아프리카에서 차 사고?! / 나는 무언가에 이렇게 정면돌파할 수 있을까

2024.08.01 | 조회 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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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bbles

바닷가의 조약돌을 줍듯 각자의 취향을 수집해요. 우리의 취향 수집에 함께할 돌멩이들을 찾습니다.

7월의 마지막 레터를 보내드립니다

새롭게 다가올 8월도 함께 힘내보아요🙆🏻‍♀️🙆🏻‍♂️


Thu

온다 / 잠보! 아프리카!
주민 / 다시 정주행한 애니메이션, 두 번째 이야기

 

  • 잠보! 아프리카!

안녕하세요. 온다입니다.

사실 아프리카 여행이라고 하면 힘들고 지친 로드트립 혹은 배낭여행의 이미지를 많이 떠올리잖아요. 그런데 전 그렇게까지 힘들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비록 몸 만한 가방이 무겁고, 사람으로 버스에서 시간씩이나 이동을 하고, 가끔은 씻기조차 어려워도  정도는 충분히 예상하고 와서 괜찮았거든요.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는요.

세서림에서 피시 리버 캐니언으로 이동하던 중 제대로 된 사고가 터졌습니다. 끼이익하는 큰 소리를 내며 급 커브를 돌고 어딘가에 부딪히던 순간 생각했어요. 이건 진짜 사고다.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겠다.’ 라고요. 이전에도 몇 번씩이나 모래에 빠지고는 했지만 진짜 사고' 라는 생각이 들었던 건 처음이었어요. 내려보니 곳곳에 흩어진 파편들과 함께 기름통이 터져 기름이 새고 있었습니다. 무려 도로 한복판에서요. 사막을 양 옆에 낀 도로에 햇볕만 쨍쨍 내리쬐는 가운데, 한시간을 기다렸지만 인터넷도 되지 않는 상황. 지나가는 차 중 종종 멈추어 가는 길에 신고해 주겠다는 차도 있었지만, 떠난 후엔 정말 신고를 해 주었는지도 알 수 없어 그저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트렁크에 있던 캠핑 의자를 꺼내 도로 옆 그늘에 펴버렸습니다. 몇 시간이나 기다려야 할지 알 수 없다면 조금이나마 편히 기다리자는 마음으로요. 누군가는 에어매트에 공기를 넣고 또 누군가는 책을 낭독해주었어요. 나중엔 완성된 에어매트에 다 같이 누워 자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절망적인 상황이었지만 퍽 낭만적이기도 했습니다. 살아가면서 이렇게 하염없이 시간을 죽일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될까요? 특히나 바쁘게 살아가는 한국인이라면 더더욱 찾기 힘들겠지요. 그래서 그 순간을 즐기려고 노력했거든요. 그렇게 고립된 지 4시간 만에 드디어 은인이 나타났어요! 가까운 롯지에 데려다 주시겠다고 하셔서, 차는 그대로 둔 채 짐만 챙겨 겨우 그곳을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일정은 촉박해 속이 타들어 가는데 어이가 없어서 웃음만 나는 상황이었어요. 와중에 도착한 롯지 상태가 좋았고, 주인분께서도 친절하셔서 에라 모르겠다! 쉬는 김에 제대로 쉬어가자!” 밖에 없었습니다. 사고 경위를 써달라고 하셔서 드렸더니, 렌터카 업체에 대신 연락도 해주시고 번이나 확인하시면서 엄청 세심히 신경 써 주셨거든요.

다음날 새로운 차가 도착했고 조금 넓어진 차에 오히려 좋아!’하는 기쁜 마음으로 롯지를 떠났습니다. 그런데 이럴 수가…! 출발한 지 1시간도 되지 않아 또 타이어가 생을 마감하고 말았습니다.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그저 작은 차로 조금 험한 도로를 시속 30km로 달렸을 뿐인데……사실 사고 전에도 한번 타이어가 터졌었거든요. 검색해가며 예비용 타이어로 겨우 교체했는데 이번엔 예비용 타이어도 없었어요. 이틀 동안 타이어 두개, 차 한 대를 갈아치울 일이 생길 줄이야. 운 좋게도 저희 첫 차를 실은 분들이 같은 방향으로 가다 저희를 발견하셨어요. 너희니? 너희 타이어를 개를 해먹는 거냐며 무안을 주시긴 하셨지만 덕분에 어찌 저찌 또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예상보다 이틀이나 늦게 피시리버캐니언에 도착했어요. 탁 트인 전경과 거대한 계곡을 바라보며 '아 나는 그저 먼지만한 존재에 불과하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러 일을 겪고 난 뒤의 긴장이 풀린 몸이라 더더욱 이를 체감할 수 있었어요. 


  • 나는 무언가에 이렇게 정면돌파할 수 있을까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하이큐에 대한 지난 레터는 어떠셨나요? 요즘 진행 중인 파리 올림픽 중, 일본과 아르헨티나의 배구 경기에서 하이큐의 많은 OST가 울려퍼졌습니다. 여기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는데요. 하이큐의 뛰어난 세터였던 오이카와 토오루가 국적을 변경하고 아르헨티나에서 대표 선수로 뛰고 있다는 설정이 있었기 때문이죠. 일본이 승리한 뒤 울려퍼지는 BURNOUT SYNDROMES의 FLY HIGH!!는 귀한 경기의 마지막까지 전율이 오르게 했습니다.

오늘 소개할 또 다른 재주행 애니메이션 작품은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이하 히로아카)>입니다. 청소년 대상 만화 잡지인 <점프>에서 연재 중인 작품 중 최근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해요. 애니메이션은 7기까지 나와 있고, 일본에서는 새로운 극장판이 바로 내일인 8월 2일에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극장판에 나올 주인공들의 스킬이 현재 연재분보다 더 발전된 기술들이라, 어쩌면 본편에서 기술을 갈고 닦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전에 극장판에서 먼저 기술을 쓰는 모습을 선보일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네요.

애니메이션 7기 포스터
애니메이션 7기 포스터

💡히로아카에는 세계관이 있어요!

히로아카는 ‘개성’이라고 하는 특수한 능력을 가진 이들은 별도의 교육기관에서 히어로 양성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세계입니다. 물론 히어로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만 지원하면 되고, 원치 않거나 능력이 없는 이들도 일반적인 교육 기관을 거쳐 히어로를 제외한 다양한 직업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런 세계에서 주인공 미도리야 이즈쿠는 ‘무개성’으로 태어나는데요. 하지만 히어로가 너무나도 되고 싶었던 미도리야에게 어떠한 기회가 찾아옵니다. 그렇게 시작하는 이야기가 바로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시리즈예요.

 

저는 히로아카에서 좋아하는 캐릭터가 따로 있기는 하지만, 오늘 다루고 싶은 캐릭터는 미도리야의 소꿉친구인 바쿠고 카츠키예요. 최근에 재주행을 하면서 이 친구가 정말 멋지다는 걸 알게 되었거든요. 제가 아직 4기를 보고 있기 때문에 오늘 소개해드릴 내용은 4기 중반까지의 감상만 포함하고 있습니다!

바쿠고는 정말 어릴 때부터 미도리야와 함께했던 아이예요. 넘버원 히어로였던 올마이트를 동경해서 함께 카드팩을 사기도 하고, 히어로 흉내를 내면서 놀기도 했죠. 우리가 포켓몬 트레이너 놀이를 하듯이 말이에요. 이런 성장 과정에서 바쿠고는 늘 미도리야보다 강했어요. 항상 그래왔으니, 잘 울고 약해빠진 미도리야가 개성이 생기더라도 당연히 자신의 개성이 더 셀 것이고 따라서 올마이트 같은 히어로에는 본인이 더 걸맞다고 생각했겠죠.

하지만 미도리야가 모종의 사건을 통해 넘버원 히어로 올마이트의 개성을 얻은 뒤 급속도로 힘을 키워나가면서 바쿠고는 초조해지기 시작합니다. 자신보다 약했던 친구가 지금은 자기가 따라잡을 수도 없을 정도로 강해졌거든요.

거기에 더해 히어로들의 주요 적이었던 빌런연합에 바쿠고가 납치 당하는 일이 발생하기까지 합니다. 바쿠고를 인질로 하여 탈출에 성공한 빌런연합을 히어로들은 제대로 공격하지 못하고 놓칠 수 밖에 없었죠. 그런 바쿠고를 구하고 연합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빌런연합의 수장과 넘버원 히어로 올마이트가 붙었고, 이 싸움에서 올마이트는 한계를 맞이합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바쿠고가 자괴감에 빠지게 되어요. 그래서 싸움을 겁니다(?).

(…) 어째서 난 올마이트를 끝장낸 거야? 내가 좀 더 강해서 빌런에게 끌려가지 않았다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거야.


왜 항상 뒤에 있던 녀석의 등 뒤를 쫓게 됐지? (…) 왜 데쿠입니까? 나도 약해요. 그래서 당신처럼 강한 사람이 되려고 했다고요.

3기 23화

바쿠고가 미도리야와 싸우는 동안, 그리고 싸우고 난 뒤 말리러 온 올마이트에게 바쿠고가 한 말이에요. 바쿠고에게 1)올마이트가 납치 사건으로 인해 힘을 잃은 것, 2)올마이트의 선택을 받은 게 미도리야인 것은 굉장히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죠. 하지만 이번에 미도리야와 부딪혀 보고, 이후에는 올마이트에게 개성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미도리야의 물려받은 능력과 성장세도 인정하고 더 이상 죄책감도 갖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힘을 이어 받은 미도리야보다 더 강해져서 위로 올라갈 것이라고 말하죠.

이런 바쿠고의 태도를 정말 본받고 싶었어요. 인정하기 어려운 것에 직접 싸워보고, 나를 뛰어넘는 친구의 급격한 성장에 자존심 상하지만 그 능력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줬잖아요. 게다가 거기에 맞게 나도 더 발전할 거라고, 이제는 내가 모든 걸 흡수해서 너를 뛰어 넘을 거라고 말했고요. 저도 자존심이 정말 강한 편인데요. 내가 이런 상황에 처했을 때 내 상황을 자조하며 무너지지 않고, 더 성장하려고 노력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면 확신이 안 섰거든요. 그래서 이 아이를 꼬옥 다루고 싶었습니다. 여러분은 자존심 상하는 일에 어떤 식으로 대처하는 편이신가요?


➡큐리어스

페블스와 이야기해요 💬

➡구글폼

여러분의 조약돌을 기다리고 있어요 💌

 


민짱🌈
: 이 세상의 귀여운 모든 것들을 사랑합니다! 귀여움이 세상을 구한다!!
제토🧚 : 주로 갓생을 추구합니다. 밖으로 쏘다니는 외향 인간.
주민💎 : 언젠가는 모두가 알게 되겠죠, 고양이가 우주 최고입니다.
온다🫧 : 직업은 트래블러, 취미는 여유와 낭만 사이에서 유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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