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에 사각형 구멍을 뚫어야 한다면 어떻게 할까요? 구멍을 뚫는 거니까, 드릴을 써 볼까요? 하지만 드릴로는 동그란 구멍만 뚫릴 것 같습니다. 축이 고정된 채 회전하는 공구는 아무리 애를 써도 원을 훑고 지나갈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래서 실무에선 뚫기보단 갉아내고 깎아내는 방식을 씁니다. 예컨대 로터리 브로칭(rotary broaching)이라는 방식이 있습니다. 로터리 브로칭 공구는 드릴처럼 돌지 않습니다. 대신 공작물이 회전하고, 회전하는 공작물에 닿으면 같이 끌려 돕니다. 공작물에 대해서 상대적으로는 회전하지 않는 셈입니다. 다만 이 때 공구 축이 아주 살짝 기울어져 있어서 공구가 끄덕끄덕 흔들리면서 코너가 차례로 돌아가며 재료를 갈아냅니다. 네모난 심이 제자리에서 움찔움찔하면서 네모나게 갈아내는 것입니다. 글보다는 영상으로 보시면 쉽게 이해가 될 거예요.
육각 렌치가 들어가는 육각형 홈의 경우도 뚫어서 만드는 게 아니라 보통은 육각 펀치로 나사 머리를 눌러 찍어서 만든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실은 드릴로도 사각형 구멍을 못 뚫는 건 아닙니다. 정밀도, 수명, 적용 범위에 모두 약점이 있어서 다른 방법들에 비해 산업 현장에서 잘 쓰이지는 않지만, 정말로 사각형 구멍을 뚫어 버리는 드릴이 있습니다. 신기하게도 사각형 구멍을 뚫는 드릴은, 삼각형 기반의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해리 J. 와츠(Harry J. Watts)라는 인물이 1915년, 1916년에 특허를 낸 드릴로, 지금도 그가 세운 Watts Brothers Tool Works라는 회사에서 만들고 있습니다.

비결은 저 단면입니다. 뢸로 삼각형(Reuleaux triangle) 이라는 도형을 기반으로, 까빠져나갈 오목한 홈을 세 군데 파 놓은 형태입니다.
뢸로 삼각형은 만들기 쉽습니다. 정삼각형의 세 꼭짓점을 중심으로 각 변의 길이를 반지름으로 하여 세 개의 원호를 그려서 만듭니다. 핵심 성질은 폭이 방향과 무관하게 언제나 같다는 것입니다. 평행한 젓가락으로 이 도형을 집는다고 했을 때, 어떤 각도에서 집으려 해도 젓가락 사이의 간격이 똑같습니다. 이런 곡선을 정폭곡선(curve of constant width)이라 부르는데, 원이 가장 익숙한 예지만 원만 있는 게 아닌 거죠. 이름은 19세기 독일 기계공학자 프란츠 뢸로에서 왔지만, 도형 자체는 오랜 옛날부터 있어 왔습니다.
뢸로 삼각형은 정사각형 안에서 네 변에 계속 접한 채로 한 바퀴를 완전히 돌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걸 돌리면서 밀어 넣으면 사각형이 파여 나옵니다. 물론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뢸로 삼각형의 꼭지점 각도는 120도인데 정사각형은 90도라서, 완벽한 정사각형 구멍을 만들진 못하고 꼭지점이 살짝 둥근 정사각형 구멍을 만들어냅니다.
정폭곡선은 드릴에만 사용되는 게 아닙니다. 영국의 20펜스와 50펜스 동전은 원이 아니라 일곱 변으로 된 정폭곡선입니다. 자판기에 넣어도 괜찮습니다. 자판기는 동전의 지름과 두께, 무게 따위를 재는데, 정폭곡선도 원처럼 어느 부분에서 재도 지름이 일정하니 자판기가 인식하는 데 문제가 없습니다. 캐나다의 1달러 동전도 같은 원리로 만든 11각형 형태 곡선입니다.

참고로 이 계열의 도형은 변의 개수가 홀수일 때만 존재합니다. 각 변이 마주보는 꼭짓점을 중심으로 휘어야 하는데, 변이 짝수면 마주볼 꼭짓점이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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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gnam
각끌비트 (Mortise Drill Bit) 구조: 가운데는 둥근 구멍을 뚫는 오거(Auger) 드릴 비트가 있고, 그 주변을 사각형 모양의 칼날(끌)이 감싸고 있는 형태입니다. 용도: 주로 목공 작업에서 네모난 홈(장부촉 구멍)을 만들 때 사용합니다. 작동 방식: 안쪽의 드릴이 회전하며 나무를 파내고, 바깥쪽의 사각형 틀이 모서리와 가장자리를 깎아 모서리가 각진 사각형 구멍을 완성합니다. 일반 드릴이 아닌 전용 각끌기(Mortiser)나 드릴 프레스 부착 장치와 함께 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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